수달이 궁금하니? 자연그림책 보물창고 6
샌디 랜스포드 지음, 버트 키친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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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수달이 궁금하니?"라고 책 제목을 읽는 순간
아이들의 "예~"라는 낭랑한 대답이 따라 들려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죠.
책 표지의 자상하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아기들을 내려다보는 엄마수달과 
엄마에게 꼭 붙어 있는 새끼수달들의 모습 때문일까요?
마음은 벌써 뭉클해져서 책을 펼치게 됩니다.
첫번째 장에는 
마치 인사라도 하려는 듯 물 위로 빼곰히 내밀고 있는 수달이 동그란 눈을 하고 있어요.
먹이를 잡으러 나온 암컷 수달...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귀와 콧구멍을 막고 물 속으로 뛰어든다니...
그림책에서나 동화에서 수달을 많이 모았지만, 엄마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네요.
입수하는 과정이 사람이랑 똑같은 것 같아 친근감이 더해집니다.
30초 정도 지나면 숨을 쉬기 위해 물 밖으로 머리를 쓱 내민다는 것도...
이렇게 꽤 자세하게 수달의 사냥과 생활, 짝짓기, 9주 동안의 임신과 육아(^^:)가
세밀화로 그려진 섬세한 그림들과 함께 담겨 있어요.
일생의 대부분을 혼자 지내는 수달...
그러나, 새끼수달들을 키우고 잠수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독립시키는 1년간,
암컷 수달은 아이들을 더할 수 없는 사랑으로 보살핍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 수달들의 '혼자 살아감'은 순환되지요...

어릴 때 읽었던 '시튼 동물기'가 생각났습니다.
평생을 가도 실제로 만나지 못할 동물들의 삶을 옆에서 바로 보듯 그려주며
우리의 삶 또한 확장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는데......
'그림으로 완성시킨 동물기'라고나 할까요?

책을 덮고, 다시 제목을 읽어봅니다.
"수달이 궁금하니?"
"네!!! 아까보다 더, 훨씬 더 궁금해요!! 알고 싶은 게 더 많아졌어요!"

엄마인 저까지 이런데, 아이들은 오죽할까요?

이런 책이 정말 필요한 책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식'으로 끝나는 책이 아니라, 더 큰 '지혜' 가 시작되게 하는 책.
지식은 어디에나 얻을 수 있지만, '호기심'과 '관심'이란 건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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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도 꼬까신 아기 그림책 7
최숙희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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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나도>의 아이는 꼭 우리 아이 같습니다.
제가 우리 나라에서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 최숙희 선생님의 작품다워요~ 
첫눈에 친근감이 밀려듭니다.

"나도, 나도!"하며
얼룩말을 따라, 종달새를 따라, 판다, 개구리를 따라, 토끼와 고양이를 따라
달리고, 노래하고, 구르고, 폴짝 뛰고, 먹고 세수하던 아이가
"이제는 내가, 내가! 나처럼 할 수 있어?"하고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의아해 하는 동물들의 모습과, 
그들과 마주서서 허리에 주먹 쥔 두 손을 턱하니 올리고 선 모습이 꽤나 당차 보입니다.
'도대체, 뭘 한다는 걸까?'하는 궁금증이 샘솟아요.
할 수 있는 건 다 했는데...
이 조그만 아이가 이 동물들보다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하구요.

어머나!
아이는 엄마에게 살짝 뽀뽀를 합니다.
저에겐 정말 놀라운 반전이었죠~
그리고, 동물들이 저마다 "나도, 나도!"를 위치며 엄마들에게 달려가 뽀뽀를 하고 
엄마들은 모두 행복한 표정이 됩니다.
당연히, 저희 딸도 "나도, 나도!" 하며 저에게 뽀뽀를 했죠.
저 역시 행복해졌구요~ ^^

책의 첫 간지엔 커다란 그림책 속의 동물들을 유심히 내려다보는 아이의 모습이,
마지막 장엔 동물들과 함께 하늘을 날아가는 꿈을 꾸는 아이의 웃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그림 한 장에서도 이렇게 많은 것을 배우고 상상하는 아이들...
엄마에겐, 사랑스런 꿈덩어리인 '아이'라는 존재를 다시 한번 실감케 하는 책,
아이에겐 "나도, 나도!"하며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고, 
나아가 "내가, 내가!"하며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가도록 자신감을 심어주는 책이에요. 
거기다, 한 장 한 장 그림들이 너무 사랑스럽고요~  
자연스럽게 운율이 생기면서도 짤막한 문장들이 읽는 재미도 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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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아스와 멜리쟝드 20세기 프랑스 희곡선 12
모리스 마테를링크 지음, 유효숙 옮김 / 연극과인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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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알 수 없는 사랑, 거스를 수 없는 운명, 끝까지 알 수 없는 진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알고, 의지를 이루고자 발버둥치는 인간에게는
’신의 장난’  같은 이 절망적인 불가능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삶의 의미이며, 삶의 아름다움인지도 모른다.

의심과 증오로 괴로워하는 골로 앞에서 
모든 것을 잃고 모든 것을 잊은 멜리쟝드는
골로가 구하는 용서를 주고,
펠레아스를 사랑했냐는 질문에 그랬다고 답하고,
죄짓지 않았냐는 추궁에 죄짓지 않았다고 순수하게 답한다.
"내가 왜 진실을 말하지 않겠어요?"라는 그녀의 반문...
그녀의 투명함과 연약함은 ’아주 고요한 인간의 영혼’ 자체인 듯하다.

모든 것이 안개에 싸인 듯 불투명하고 아득한 시공간, 
침믁과 은유로 말해지는 감정들,
의지와 계획이란 ’인간의 것’들엔 아랑곳없이, 오직 신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삶의 톱니바퀴들,
그 맞물림이 빚어내는 비극...

그렇기에 더욱 ’인간의, 삶의 진실’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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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 -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하마오 미노루 지음, 이민영 옮김 / 비즈니스세상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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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긍정적 사고를 키우는 아이를 칭찬하는 법 꾸짖는 법>

제목을 보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이제 4살 된 딸아이 하나를 키우는 초보엄마이지만,

아기 때부터 시작된, 아주 오래된 혼란이었거든요.

 

태어나고 3일째 첫번째 젖을 먹일 때부터 시작된,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규칙과 질서를 아는 아이를 키우는 것과

아이가 원할 땐 무조건적인 사랑과 헌신을 주어 세상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부여해 주는 것...

제 육아는 늘 그 두 가지 사이에서의 방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제목 자체가 저의 이런 고민에 대한 정답을 담고 있었던 셈이죠.

몇 권 읽은 다음엔 뻔하거나, 너무 특수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거나 했던 육아서적들과 달리

찬찬히 읽으면서 마음에 들어오는 말들을 되새겨보게 하는 책이었어요.

'지침서'가 아닌, '육아에 대한 에세이'란 느낌이 드는,

경험과 아이에 대한 사랑이 담뿍 담긴 추억들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충고들이기에

제 마음엔 거부감 없이 더 와닿는 것 같아요. 

 

부모의 행동을 따라 하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혼을 낼 수 있는 부모,

때로는 아이가 싫어하는 부모가 될 수 있냐는 질문에

한참 할 말을 잃고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 때의 순수한 마음으로 자녀를 바라보라.'는 첫글은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노란 벽돌길처럼, 아주 분명하고도 단순한 길을 제시해 줍니다.

그 길의 끝엔 분명히, 행복한 부모와 아이가 되는 마법이 있는 거겠죠.

아이보다 부모가 먼저

끊임없이 글을 쓰고, 글을 읽고, 아름다운 글들을 마음에 담으며 마음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하는 것의 중요성. 

단순한 공부가 아니라 '교육 - 아이 안의 재능을 이끌어내는 것'에 대한 부모의 의무.

아이에게 마음을 기울이는 것이 모든 문제에 첫째 가는 해답이 된다는 것.

 

소중한 가르침,

이 글을 읽는 부모들까지 사랑스런 '한 아이'로 보시고 쓰신 듯한 그 따스함에

거듭 고개 끄덕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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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에서 나비까지 자연그림책 보물창고 5
조앤 라이더 글, 린 체리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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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을 보고선 그다지 감흥이 없었습니다.
제목도 너무나 무미건조하게 <애벌레에서 나비까지>... 다큐멘터리 제목 같았죠.
흔히 보는 자연관찰류의 책이겠거니 했어요.

첫장을 넘기자 머리를 맞대고 풀숲 속을 들여다보는 소년과 소녀가 나타났죠.
"여기에 무언가 자라고 있단다. "라는 첫문장과 함께 책을 읽는 아이 또한
책 속의 아이들과 함께 얼굴을 책 속에 파묻고 이 풀밭에 뭐가 있는 건지 열심히 찾아보게 되었죠.
아이들의 진지한 표정과 경이로움에 가득찬 눈빛을 보면 분명히 뭔가 있는 것 같은데, 엄마 눈에도 아무것도 보이진 않았죠.
이 궁금증은 다음 장에 가서 풀립니다.
아이들의 눈을 통해 보는 듯이 이제야 눈에 보이는 작은 알들...

"상상해 보렴. 네가 점점 커지면서 점점 짙은 색으로 변하는 조그만 알 속에 들어 있는 자그만 생물이라고."
이제 책을 읽는 아이는 알 속의 작은 생명체가 됩니다.

"상상해 보렴. "
마법의 주문이라도 되는듯, 이 속삭이듯이 짧고 다정한 문장은 
아이를 껍질을 뚫고 환한 빛 속으로 기어 나와, 산들바람에도 흔들리는 세상을 사는 애벌레로 변화시킵니다. 

초록 줄기를 따라 끊임없이 나아가고, 높이 더 높이 기어오르며 꽃들을 갉아먹고, 낡고 주름진 껍질을 벗어던지고......
이 모든 본능은 오직 하나, 더 성장하기 위한 과정을 위한 것이죠.
또한번의 탈피로 번데기가 되고, 작은 갈색 가지처럼 몸을 숨긴 채 서서히 변화해
마침내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순간,
세상 역시 훌쩍 커집니다.
내 무릎에 앉아 나비가 되었다가 책 속의 나비에게 "안녕, 안녕."이라고 손을 흔드는 아이.
이 아이가 날아갈 순간이, 이 아이를 보내주어야 할 아직은 아득히 먼 그 순간이 불현듯 다가와,
엄마는 살짝 코끝이 찡해집니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까지 그 자그만 생물을 돌본 것은 오직 자연이었죠.
그 작고 보드랍고 기다란 몸, 잎을 꼭 잡을 수 있는 두 줄의 발, 무서워 보이는 주황색 뿔,  단순한 삶의 방식..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생명을 지탱하고 완전히 다른 존재로 재창조합니다.

무엇이든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간, 만물의 영장이라고 가칭하는 인간.......
하지만, 우리 인간도 이 애벌레와 다를 것 없는 존재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더 못한 존재가 아닐까......
가장 근본인 자연을 거스르고, 짓밟으며, 스스로를 외면하고 욕심에만 끌려다니기에
우리는 평생 자신 안에 '나비'를 가두고 살아가게 되는 것 아닐까요?
 
오랜 시간, 지나쳐가며 보고 어렴풋이 알고 있던 한 생명을 들여다보게 된 탓인지
"상상해 보렴. "이라는 그 나즈막한 주문에 저 또한 걸려버린 것인지
한없이 가벼운 날개를 얻은 나비처럼 제 생각이 하늘을 떠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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