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아스와 멜리쟝드 20세기 프랑스 희곡선 12
모리스 마테를링크 지음, 유효숙 옮김 / 연극과인간 / 200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유를 알 수 없는 사랑, 거스를 수 없는 운명, 끝까지 알 수 없는 진실...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알고, 의지를 이루고자 발버둥치는 인간에게는
’신의 장난’  같은 이 절망적인 불가능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이 삶의 의미이며, 삶의 아름다움인지도 모른다.

의심과 증오로 괴로워하는 골로 앞에서 
모든 것을 잃고 모든 것을 잊은 멜리쟝드는
골로가 구하는 용서를 주고,
펠레아스를 사랑했냐는 질문에 그랬다고 답하고,
죄짓지 않았냐는 추궁에 죄짓지 않았다고 순수하게 답한다.
"내가 왜 진실을 말하지 않겠어요?"라는 그녀의 반문...
그녀의 투명함과 연약함은 ’아주 고요한 인간의 영혼’ 자체인 듯하다.

모든 것이 안개에 싸인 듯 불투명하고 아득한 시공간, 
침믁과 은유로 말해지는 감정들,
의지와 계획이란 ’인간의 것’들엔 아랑곳없이, 오직 신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삶의 톱니바퀴들,
그 맞물림이 빚어내는 비극...

그렇기에 더욱 ’인간의, 삶의 진실’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