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려라 달려, 개야! ㅣ 그림책 보물창고 53
필립 디 이스트먼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제목을 읽는 것만으로 신나지는 책이 도착했어요.
"달려라 달려, 개야!"
워낙 잘 뛰어다니는 개에게 뛰라고 채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디로 가는 걸까요?
그냥 뛰는 것도 아니고, 운전대를 잡고 날듯이 자동차를 타고 가는 개를 보니...
어딘가 대단한 곳으로 가나 봅니다.
호기심에 가득 차 책장을 여니,
오호...범상치 않은 이 그림책의 위용이 느껴집니다.
그냥 이야기책이 아닌걸요.
'큰 개. 작은 개. '
확실하게 비교되는 큰 개와 작은 개.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요?
그리고, 다음 장엔 오마나~~
정말 뛰거나, 갖가지 탈것을 이용해 한쪽 방향으로 달리는 개들.
큰 개들과 작은 개들.
검은 개들과 하얀 개들이
지면 가득 와르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장엔 영화 속 카메오 출연 장면처럼 나타나는 두 개.
"안녕!"하고 만나서
여자개의 "내 모자 마음에 드니?"하는 질문에
기대와는 달리 "아니."하고 지나치게 솔직한 대답을 하는 남자개.
이 장면은 3번이 반복됩니다.
점점더 독특한 모자를 쓰고 나와 기대에 찬 질문을 하는 여자개의 모습이 재미를 주네요.
첫장의 '큰, 작은'으로 시작된 반대말 놀이가
안과 밖, 위와 아래, 타고 내리다, 올라가고 내려가다, 일하고 놀다, 멈추고 달리다, 밤과 낮...
등 다양한 개념들로 확대되어 가지요.
이 모든 것들이 개성 넘치는 개들의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어
우리가 흔히 보던 '개념인지용 책' 같지 않아요.
개들의 세상 곳곳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죠.
그리고, 마지막...
개들은 차를 타고 다시 급하게 달려요.
왜, 무엇을 하러, 어디로 가는지 정말정말 궁금해지죠.
책 제목을 읽을 때부터 궁금했었는데, 60페이지가 다 되어가도록 답은 없으니 말이예요.
개들은 뜻밖에도 큰 나무로 가더니, 또 그 위로 올라가요.
그 나무 꼭대기에 뭐가 있길래....
아하!!
그 다양한 개들이 모두 모여 나무 꼭대기에서 파티를 하고 있어요.
모두들 신나게 놀고 있네요.
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개들의 파티장이 나무 꼭대기에 있을 줄이야....
태어난 지 50년이나 되었다는 그림책인데,
아직도 그 상상력은 생생하네요.
처음엔, "와, 두껍다...."하고 지레 겁도 먹었던 책인데
읽는 엄마도, 듣는 아이도 그저 신나서 읽게 되어요.
단순한 개념들을 자연스럽고 기발한 이야기로 녹여낸 작가의 재기발랄함이
참 아이스러워요.
그래서, 그 긴 시대의 아이들이 이 책을 좋아하는 것이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