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 스위니
브라이언 프리엘 지음 / 월인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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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먹먹해지는 책이다. 

희곡이지만, 

일인극이기에 희곡 같은 느낌은 잘 들지 않는다. 

일인칭의 소설 같은 느낌.  

보이지 않지만, 다른 것을...깊은 것을 보는 여인 몰리 스위니.  

그녀는 생후 10개월 때 시력을 잃었기에 

그녀의 기억에 보이는 세상이란 없다. 

그러나, 그녀만의 세상은 빛으로 가득 차 있다. 

그녀만의 해법으로 그녀 안에 존재하는 세상...

물 속에서 느끼는 그녀의 자유는 나의 탄성을 자아낼 만큼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모두가 열망했던 개안 수술은 성공하지만,  

그녀가 보게 된 세상은 그녀에게 행복을 주지 않는다.

 

이 시점에서 그녀의 진짜 삶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우리가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인식하는 세상은 어떤 것일까? 

 

다시 한번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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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트로트 가수 동심원 6
유은경 지음, 안예리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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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시인 '윙크'를 보고 너무 반가웠어요.
제가 살아오면서 새로이 알게 된 것들 중, 가장 충격적이고도 감동적이었던 사실을 담고 있었거든요.
처음 알게 된 그 때가 초등학교 때였는지 중학교때였는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금 우리가 보는 별빛이 30년, 100년, 몇백 년 전 것일 수도 있다는 그 사실을요.
하지만, 아직도 낯설고도 따뜻한 그 감동에도 불구하고, 이 시인 같은 생각은 해 보질 못했어요.

'나도 윙크를 한다.
 25년 뒤 저 별도 받아볼 거야,
 우주로 날아간 내 눈빛. '

나도 저 별에게 무언가 인사를 보내야겠다는 생각이요.
시를 읽으며 '아차!' 했죠.
빨리 베란다로 나가 밤하늘 별들에게 나도 윙크를 해 주어야 할 것 같아졌어요.

밥보다도 책을 좋아하는 저에게 작가들은 하나 같이 존경스러운 존재들이지만,
요즈음 동시집들을 읽게 되면서 동시를 쓰는 시인들에 대해선 최고의 '경이'를 느끼게 되었어요.
세상의 원리와 시간을 거스르는 존재들 같아서요.

이 시집으로 처음 만난 유은경 시인은 
길 가다 말고 길가에 주저앉아 개미들, 지렁이들을 한참 들여다보며 말을 걸어보고,
그 작은 친구들의 행로에 걸림돌이 있으면 조심스레 그걸 치워주는 마음씨 착한 아이 같아요. 
매일매일 쏟아지는 햇살과 바람, 향기들을 가슴 속 깊이 받아들이며 고마워 하는,
눈은 반짝반짝, 볼은 발그레한 아이 같아요.

그리고, 읽고 있는 동안
저 또한 그런 아이가 되어가는 것 같아 행복해져요.
세상과 자연의 모든 꿈을 함께 꾸는 그 동심의 시간을 다시 돌려주네요.
저희 아이의 마음에도 심어 주고 싶은 '착한 아이의 마음'이 가득 넘쳐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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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루엔자 (양장)
올리버 제임스 지음, 윤정숙 옮김 / 알마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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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새로 짓고 있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던 적이 있다.

'서울도 아닌 이 땅에서도, 저 고층 건물들에 들어가 있는 집 한 채 한 채가

 시가 10억에 육박하는 가치들을 지녔는데,

 그 엄청난 부를 깔고 사는 사람들이 저렇게도 많은데......

 왜 모두들 힘들어만 하는 걸까?'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우리 중 대부분이 먹고 살기 힘든 것도 아니며, 정말 '가난'하지는 않다는 것을.

하지만, 우리는 모두 '부족'하다.

너무 부족하다.

그리고, 부족한 것들은 어떻게 해도 채워지지 않는다.

 

영혼의 거식증.......

욕망이 이끄는 대로, 아니 그 욕망을 넘어서서 

허기진 사람처럼 마구 집어삼키다가,

그 순간만 지나면 모든 것을 게워낸다.

그리고, 또다시 되풀이한다...

이것이 현대의 가장 무서운 병, '어플루엔자'다.

그리고, 이 병은 이것이 병이라는 인식도 불가능할 만큼 만연해 있고

온세계의 공기가 이 바이러스로 채워져 있기에

치유가 어쩌면 거의 불가능하게도 보여진다.

 

자신이 누구인가가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소유했는가,

다시 말해 존재보다는 소유로 서로를 구분하는 사람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상류층, 기업과 국가를 경영하는 사람들 중 많은 수는

최고 수준의 교육을 많은 사람들이지만

종종 삶의 가장 중요한 면인 내적이고 정서적인 실존에는 완전히 무지하다.

그들은 단지 이 자본주의 세상에서 최고의 가치를 가진 '시장형 인간'으로

자기 자신조차 하나의 상품으로 가치화하기 때문에

아름다움, 자유, 평등, 내적 조화와 인간적 친밀감엔 가치를 두지 않는다.

사회적인 인정, 위안, 짜릿한 삶을 좇는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내가 이렇듯 대단한 사람이다'는 선전이며,

그 매개체는 자신을 치장한, 자신의 소유물인 것이다.

 

더 무서운 것은, 보통 사람들이 거기에 환멸과 동시에 느끼는 동경이다.

우리는 부자들을 '부도덕'하다고 욕하지만,

한번이라도 그런 '부도덕'에 동참하고 누리고픈 욕망에 사로잡힌다.

권력과 부에 대한 무절제하고 덧없는 갈망......

그것이 결코 행복이 아님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 과대포장에 속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이 무서운 바이러스에 대한 8가지 백신을 제시한다.

그야말로, 행복한 삶을 위한 백신인 셈이다.

첫번째는 자신의 실체와 선택에 대해 긍정하라는 것,

두번째는 바이러스 동기를 내적 동기로 바꾸라는 것,

세번째는 '아이들처럼' 아름다워지라는 것,

네번째, 광고가 권하는 것이 아닌, 진정 필요한 것을 소비하라는 것,

다섯째, 어른 마음이 아니라 아이들의 '필요'에 맞춘 양육을 하라는 것,

여섯째, 진정한 가치와 관심을 갖고 자녀들을 교육하라는 것,

일곱째, 어머니로서 느낄 수 있는 내적인 즐거움을 인지하고 즐기라는 것,

여덟번째, 진정성, 생동감, 놀이성을 찾아서 '진짜 삶'을 살라는 것.

 

3년간 18개국을 여행하고 240명의 사람들과 인터뷰한 노력의 산물인 이 책은

실제적이고 다양한 인물들과 사례들로

자칫 딱딱하고 심각할 수 있는 주제를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우리 안에 숨어 있는 '어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몰아내고

삶의 본질을 직시하고 행복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예방책'이자 '치료약'으로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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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이 들려주는 애국 - 불꽃처럼 살다 간 영웅
배정진 지음 / 세상모든책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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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의사......

이름은 귀에 익지만, 저도 가물가물...

정확히 어떻게 독립운동을 했던 독립운동가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함께 이 책을 펼쳤습니다.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00주년 기념 도서'라는 문구가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도 합니다.

'벌써 100년이나 되었는가?'하는 동시에, '아직도 100년 밖에 안 되었나?'하는 마음이 공존합니다.

우리나라 역사의 가장 어둡고도 처절했던 날들을 살았던 조상들.

야욕에 불타 한 나라의 임금과 인권을 무참히 짓밟는 일본인들이나,

나라의 어려움은 아랑곳없이 자신의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자기 뱃속 채우기에 급급한 탐관오리들,

나라를 지켜야 할 위치에서 오히려 임금을 위협해 나라를 팔아넘기는 친일파들......

오히려, 그 속에서 나라를 지켜낸 것은 오랜 세월 무시당하고 멸시받았던 민중들입니다.

그리고, 여기 또 한 사람...

세력다툼의 여파로 산골 깊이 도망쳐야 했던 양반 가문의 철부지 아들 안중근 의사가 있습니다.

그의 독립운동 여정을 따라가 보면 그야말로 겁없는 아이 같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겁 없이 오직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렇게 용감하고 당당하였을까요?

처형을 앞둔 마지막 순간까지 '동양평화'를 이야기한 그에게선 정말 한 순간 망설임도 없는 불꽃의 찬란함이 떠오릅니다.

 

대한독립의 함성을 듣고 눈을 감으셨다면 얼마나 기쁨을 느끼셨을 터인데...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러나, 한편......

아직도 독도를 우리 땅으로 지켜내지 못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공식적인 참회도 받아내지 못하고

친일파의 후손들이 떵떵거리며 죄책감도 없이 부귀영화를 누리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이 시대야말로 안중근의사 같은 영웅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어린이들의 마음에 그와 같은 불꽃 하나 심어지기를.......

그래서, 우리가 진정 하나되고 정의로운 나라가 되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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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태극기 보물창고 북스쿨 3
강정님 지음, 양상용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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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되기 두 해 전부터 광복의 날까지를 어린 소녀의 눈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독립운동을 하던 작은아버지가 숨어 있던 방 달력의 일장기 위에 그려놓은 태극 때문에
작은 아버지에 할아버지까지 붙잡혀 가서 수감되고 집안이 발칵 뒤집어진 마당에
아랫동생 덕이는 언니를 끌어내어
"말해 줘, 말해 줘, 태극이 뭣이여? 태극이 어떻고 생겼어, 응? "하며
두 팔을 붙들고 흔들며 간절히 묻는다.
동생과 똑같이 태극이 뭔지도 모르던,  주위에 물어볼 수도 없었던 소녀는
동생의 눈 속에서 자신과 같은 슬픔을 발견하고 동생만이 아닌, 자신만을 위해서도
무슨 말이든 들려주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태극은 무지무지 무섭게 생겼어."
이렇게 시작된 '태극' 이야기는 두 아이의 주고받는 말 속에, 바램 속에
무엇보다 무섭고, 어떻게 해도 잡을 수 없고, 일본 사람만 잡아먹는 존재가 된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광복이 되어 실제로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게 되는 날까지
그렇게 보고 싶고 알고 싶은 갈망 속에서......

어찌 보면 이제 막 반 세기가 지났을 뿐인 역사인데,
우리는 너무도 쉽게 잊은 것 같다.
그리고, 세대가 변해갈수록 더 그 속도엔 가속도가 붙는다.
슬픈 역사 속에, 잃어버린 자유 속에 그렇게도 애타게 그리웠던 태극기는
이제 관공서나 학교 깃대에 아무도 눈여겨 보는 사람 없이 혼자 흔들리는 '상징'일 뿐이다.
우리 마음 속에 태극기는 이미 희미해진 지 오래다.
이 책을 통해, 시간을 거슬러 그 날들을 잠깐 살았을 뿐이지만
소녀와 함께 본 태극기는 내 마음을 불타게 하는 듯했다.

이 책을 읽는 우리 아이들의 마음 속에 다시 태극기가 휘날리길...
그렇게 사랑하는 나라 속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음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깨닫게 되었으면 하고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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