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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파도 눈부신 태양 - 우울증? 이건 삶이 주는 새로운 기회야!
타냐 잘코프스키 지음, 이지혜 옮김 / 여운(주) / 2014년 4월
평점 :
사람의 몸처럼 복잡 미묘한 것이 세상에 또 있을까?
이 책은 저자가 상사를 잘 못 만나서 스트레스를 받은 결과 ‘우울증’이라는 질병에 사로 잡혀서 겪게 되는 심리적 불안과 내적인 고통을 진솔하게 기록한 임상일기와 같은 기록이다.
어떤 이는 ‘우울증’을 소리 없이 죽어 가는 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나는 제 아내가 몇 해 전에 갱년기와 함께 치룬 경험이 있어서 이 책의 내용이 남의 얘기 같지 않았다.
서양이나 우리나라나 우울증의 증세만큼은 동일한 것 같다.
우울증을 앓고 힘들어 하는 아내와 같이 함께 고통을 당하고 분담했던 기억이 새롭다.
롤러코스트처럼 수시로 변하는 감정과 정서의 기복은 옆에 있는 사람을 몹시 당황스럽게 하고 수시로 불편하게 만든다.
그러나 짜증을 낼 수도 없다. 그러나 그 증세와 기분을 잘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도와줄 줄을 모르고 당황하고 허둥대기 일수다. 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내면 서운해 하고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서 근 5년을 살얼음판을 걸어가는 기분으로 살았다.
이유 없이 슬퍼하고, 쓸쓸해하고, 그러면서도 혼자 있고 싶어 하고, 사람을 피하고 그 증세가 조석변개 널뛰기를 하니 집에서 은근히 눈치를 보는 버릇이 생기기도 하였다.
나는 출근하면 낮에는 직장에 나와야 하기 때문에 혼자 하루를 집에서 보내는 것이 걱정스러워 반려 동물을 사 줄까도 고려하였고, 아침저녁으로 우울한 기분을 업 시켜주기 위하여
집에서 새를 키우려고 새를 사러 나오기도 했다.
이 책의 주인공은 킴마라는 개를 키우게 되는 것이 이해가 된다.
결국 주인공은 처음에는 자기의 증상을 감추고 남 앞에서는 즐거운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가장하며 생활을 영위하면서 서서히 추락해 간다.
그러나 감추고 가장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고 결국 그녀는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음을 친구들에게 공개하고 협조를 구한다. 그리고 위로 받기를 자청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인터넷 등에서 같은 증상을 앓는 사람들과 카페 활동도 하면서 서서히 치유되어 간다.
이 책의 결론부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우울증을 긍정적으로 바라볼수록 나는 더 빠른 속도로 산의 정상에 가까워진다.
내 삶은 혼란의 도가니였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비로소 내 삶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며 자랑스러워하기 시작했다]
이런 자각이 들 때까지 저자가 거쳐야 했던 그리고 감당해야 했던 정신적 방황과 터널의 깊은 어둠을 우리는 헤아릴 수조차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