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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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티푸스를 앓은 뒤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던 하틀리는 레일턴 부인의 소개로 시골에 거주 중인 브림프턴 부인의 하녀로 들어간다. 신경에 예민하고 침울한 브림프턴 부인은 두 아이를 모두 잃었고, 남편은 집을 비울 때가 많다. 레일턴 부인은 집주인이 집에 있는 날에는 가능하면 그의 앞에 나타나지 않는게 좋다는 말을 남긴다. 


도착한 집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고, 부림프턴 부인을 비롯해 사람들은 좋아 보였다. 그런데 이 집, 어딘가 이상하다. 하녀의 종을 두고 구태여 하녀를 부르기 위해 다른 하녀를 부르는 것 하며, 가정부도 간호사도 없다는데 하틀리가 복도에서 마주친 그 여성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다. 


겨울 어느날, 한번도 울린 적이 없었던 하틀리 방의 종이 울리고 어수선한 사건이 지나간 다음날 아침, 재봉틀에서 발견한 사진 한 장을 보고 경악하는 하틀리. 



'뭔가 있어' 하면서 읽고 있는데(아마 대부분의 독자들이 브림프턴 부인에 대해 미심쩍어 할 것이다), 예상을 깨는 진실. 에마 잭슨, 그녀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진정으로 독자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다른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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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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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슈비 부부가 신혼 여행에서 돌아온 날, 남편 앞으로 온 회색 편지가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이후 이 수수께끼같은 편지가 도착한 날이면 남편 케네스는 충격을 받은 것처럼 이곳이 아닌 어느 다른 먼곳을 바라보는 듯한 무관심한 눈빛을 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사별한 전 부인 엘시를 끔찍이도 사랑했다던 케네스에 대해 한치의 의심도 없지만, 샬렷은 봉투에 쓰여진 여성의 필체가 누구의 편지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고,그 편지에 대해 일언반구가 없는 것 때문에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낀다. 샬럿은 그 편지를 보낸 이가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부탁하지만, 샬럿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업무적인 관계라고만 할 뿐 고집스럽게 알려주지 않는다. 


단둘이 여행을 떠나자는 샬럿의 제안에 '편지로부터 도망가자는' 묘한 말을 하며 마지못해 승낙하는 케네스는 여행 전날, 사무실에서 나간 후 하루가 다 지나가도록 아무와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집에도, 사무실에도, 시어머니댁에도 아무런 연락없이 돌아오지 않는 케네스. 도대체 케네스는 어디에 있는 걸까? 



이 소설의 힌트는 제목에 있다. 독자의 상상대로 케네스는 그곳에, 그 사람과 함께 있는 걸까? 그렇다면 시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하자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케네스가 샬럿에게 진실을 얘기하고, 샬럿이 진작에 편지를 뜯어보았다면 사실을, 그리고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였을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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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의 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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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희곡마다 거듭해서 퇴짜 맞은 휴버트 그래니스. 제작자로 나서 막대한 돈을 쓰면서 까지 올린 희곡을 무대에 올렸지만 일주일도 못 채우고 막을 내렸고, 10년 동안 공을 들여 쓴 그의 무운시 형식의 작품을 받아주는 극단은 없다. 


절망적이고 무기력한 삶을 끝내고 싶은 그래니스는 차마 스스로 방아쇠를 당기지 못해 사형을 기대하며 젊은 시절 저지른 살인죄를 지인들에게 고백하기에 이르지만, 그들은 과로와 지나친 흡연 탓이라고 말하며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보라고 권유한다.


그래니스는 간절하게 남의 손에 죽고 싶다. 그의 살인은 사실일까, 아니면 신경쇠약에서 온 망상일까? 그리고 왜 자신의 범죄 사실이 알려지기를 바라는 걸까? 




읽기에, 그래니스는 극도로 이기적이고 비겁한 사람이다. 열성은 있으나 성찰은 없고, 오십이 되도록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본 적이 없다. 물론 현실에 떠밀려 어쩔 수 없었던 가정 형편이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본인한테 일어난 모든 결과의 원인을 자신에게 두지 않는다. 이러하니 더 이상 핑계를 댈 구실이 사라지면 그가 향할 수 있는 곳이 어디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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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 1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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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1부 로마의 일인자, 2부 풀잎관의 내용을 연대기 순으로 정리해 실었다. 3부는 술라의 두 번째 로마 진군 직전부터 시작한다.    


3부부터는 슬슬 세대 교체가 시작되고 있다. 종신(법적으로는 불특정 기간이라고 하지만) 독재관에 올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술라를 중심으로 젊은 폼페이우스와 카이사르가 본격적으로 무대에 등장한다.  









독재관에 오른 술라의 행보는 가히 신적인 존재에 맞먹었다. 대중 앞에서 자신의 의견에 반론한 이를 곧바로 처형하고 공개된 공권박탈자는 아무나 죽여도 상관없으며, 공권박탈자 가족에게 연좌제를, 공권박탈자를 돕는 사람은 동급으로 처형당했다. 그야말로 술라의 독재관 시대가 막을 열었고, 로마가 술라의 장난감이 된 것이다.



폼페이우스는 술라에게 중요한 것은 오직 '존엄' 뿐이라고 말한다. 유일하게 죽음을 넘어선 승리, 사람의 물리적 존재의 멸실에 대한 승리가 존엄이라고 정의한다면 폼페이우스의 생각이 옳을지도 모른다. 결국 술라는 자신이 목적으로 하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절대적 승리를 위해 싸우고 있었고, 마침내 긴 기다림 끝에 쟁취했다. 그런데 과연 그의 행위는 '존엄'할까.



전우이자 스승이었던 마리우스와 대척하고, 조카와 다름없는(실제로 한때 처조카였던) 마리우스 2세의 목을 자르고, 누이같은 율리아에게 아물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아들을 잃었고, 몸도 정신도 망가지고 황폐해졌다. 폼페니우스의 말대로라면 죽어서야 남겨질 존엄을 얻는 대가는 가혹하다.  



스스로를 '마그누스'라고 칭할 만큼 자신만만한 폼페이우스는 조직을 구성하고 계획하며 효율적으로 신속하게 실행하면서도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않는 재능과 함께 날카로운 명민함으로 현실을 냉철하게 판단하는 감각까지 타고났다. 그는 자신의 몽상을 서두르지 않고 하나하나 실제의 삶에서 성취해나가는 사람이다. 여기에다 몸을 굽힐 줄 아는 현명함까지 갖추어 술라의 휘하에서 조금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3부 1권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사건이 아닌 '인물'이었다. 술라, 폼페이우스, 카이사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개인적으로 눈에 들어온 인물은 마리우스 2세와 아우렐리아였다.  


마리우스 2세. 어린시절부터 절대 권력자의 외아들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그래서 자만심은 있으나 무엇이 되고자하는 욕망은 없었던 사람. '마리우스'라는 이름에 얹혀 스스로를 아버지와 동일시했던 오만과 착각의 대가는 처절했다. 아버지를 존경했고 순종했으나, 아버지로부터 배워야할 것들을 간과한 것이 잘못일 것이다. 마리우스 2세가 아버지로 물려받은 것은 금전적 풍요와 자존심 뿐이었고, 정작 마리우스에게 배워야할 것을 흡수한 사람은 마리우스가 그토록 경계했던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였다.


율리아의 자상함과 다정함은 없지만 필요할 때마다 아들의 장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아우렐리아. 카이사르 역시 자신의 어머니가 어떤 능력을 갖춘 사람인지 충분히 인지했기에 고비의 순간마다 어머니의 충고를 받아들였을 것이다. 아우렐리아가 술라를 사랑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녀는 지켜야할 것들을 지켜냈다. 술라와 아우렐리아의 회한에 가까운 감상이 우정인지 사랑인지 알 길은 없으나, 분명한 건 두 사람은 서로 닮았다.



​술라가 전쟁을 비롯한 여러 상황에 당면했을 때 그가 생각하는 것은 '사람'이다. 무언가를 판단하고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아군이든 적이든 혹은 불시에 적이 될 수 있는 동지든 사람을 먼저 읽는 모습은 그가 그저 마리우스를 잇는 전쟁 천재이기만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간의 욕망은 참으로 잔인하다. 율리아를 생각해서라도 자결한 마리우스 2세의 머리를, 굳이 창 끝에 꽂기까지 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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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 1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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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스 2세와 보좌진은 봄이 되자 로마를 떠나 라미쿰 가도의 외곽에 있는 야영지로 이동했다. 군사적 경험이 전혀 없는 마리우스2세에게 충고를 해주는 자는 아무도 없었고, 조언은 커녕 전투가 불리해지면 도망칠 궁리부터 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술라의 군대가 다가온다는 소식에 공포에 질린 마리우스 2세는 곧바로 후퇴 명령을 내리고, 후퇴 직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탈영병이 속출했으며, 술라의 병사들은 그들을 가차없이 학살했다. 더구나 프라이네스테로 다시 후퇴하는 동안 마리우스 2세는 주축군을 거의 다 잃었고, 선임 보좌관마저 달아났으며, 로마 이남을 다 잃었다. 



젊은 지휘관은 로마에 서신을 보내 로마 이남을 모두 잃고 프라이네스테에 피신해 있는 사실을 알림과 동시에 현재 로마에서 술라를 지지하는 자들을 모두 제거하라고 이른다. 이는 곧바로 실행되어 마리우스 아들에 의해 또다시 포룸 로마눔에 사람들의 머리가 걸린다. 로마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다.  




'靑出於藍而靑於藍' 
역사적으로 돌이켜봤을 때 이 말이 부자관계에 있어서는 흔치 않은 것 같다. 마리우스 2세. 그야말로 어린시절부터 절대 권력자의 외아들로 태어나 부족함 없이, 그래서 자만심은 있으나 무엇이 되고자하는 욕망은 없었던 사람. '마리우스'라는 이름에 얹혀 스스로를 아버지와 동일시했던 오만과 착각의 대가는 처절했다. 아버지를 존경했고 순종했으나, 아버지로부터 배워야할 것들을 간과한 것이 잘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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