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책문, 새로운 국가를 묻다 - 개혁군주 정조의 78가지 질문
정조 지음, 신창호 옮김 / 판미동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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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관한 계책을 묻고 그에 대한 답을 적게 하는 시험, 책문(策問)을 출어놓은 책이다.

 

지도자는 무엇이며, 백성을 향한 어떤 애민심을 가져야 하는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얼마만큼 고심을 해야 하는가,

그래서 국가 최고지도자는 어떠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정조는 정치,사회, 문화, 수학, 과학, 복지, 인사, 지리, 운송, 예술에 이르기까지 놓치는 것이

없었다.


신뢰와 소통, 공정성과 균형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왕,

정치가 늘 봄날같아 백성에게 좋은 날만 있기를 바랬던 왕,

사회 전반에 조화를 중시했던 왕.

사치를 멀리하고 차별을 경계했던 왕.

끊임없는 독서와 함께 신하들을 독려했던 왕.

어디서 이러한 최고지도자를 만날 수 있을까.


1. 올바른 정치를 향한 소망

p27

어째서 민심은 나날이 갈라지고 시론은 더욱 괴리되고 있는가? 동서남북으로 제각기 학파를 서우고 이쪽과 저쪽, 자신의 편과 남의 편으로 갈라 사사로이 비교하고 있는가? 이렇게 논의하는 모습을 살펴보면 시시비비를 가릴 만한 공평함을 잃었다. 그들이 실천하는 일을 어찌 정정당당한 도리에 근거하여 증명할 수 있겠는가? 이런 작태를 멈추지 않는다면 앞으로 나라가 나라답지 못하고 사람이 사람답지 못하리라. 이런 상황에서 세상의 중심에 서서 백성을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그것은 뒷걸음질 치면서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p31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믿지 않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믿지 않는데, 이것은 서로 이끌어주지 못해 그러한가? 아니면 세상에 서로 신뢰하는 분위기가 떨어져서 그러한가? 위로는 최고지도자인 군주로부터 아래로는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하면 믿음이 마음 한가운데서 우러나와 서로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인심은 날로 두텁게 되고 정치가 바르게 되어 빛나는 문명사회를 만들 수 있겠는가? 여러 학자 관료들은 혼신의 힘을 닿여 제가기 대책을 고민하여 저술해 주시라.

p48

그간 당파끼리 일삼던 분쟁으로 묵은 폐단은 점점 나타나고 있다. 그들을 면전에 불러 명령하고 귀에 대고 당부했지만, 내 말을 듣고도 꿈쩍 하지 않고 나를 멀리 한다. 틈만 나면 남을 속이고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일을 도모하느라 국가를 위해 일할 겨를이 없다, 농단으로 이익을 꾀하면서 자신이 저지른 일도 남이 그렇게 했다고 팽계를 댄다. 상황이 이러하니 누가 국가를 위한 헌신을 본받으며, 누가 기꺼이 나라의 일을 맡겠는가! (...) 아! 붕당이 혁파되어야 국가의 명백이 손상되지 않으리라. 황국이 건립되면 왕도가 창성하리라. 나의 부족함은 그대들이 보고 들은 것이니, 앞으로 어떻게 나를 지도할 것인가? 붕당을 해소할 방법을 제시해 보라. 그리고 조심스럽다고만 하지 말고 진정으로 분명하게 나를 꺠우쳐 보라.

p58

누가 이 혼미한 시대의 나침밤이 외겠는가? 누가 담을 등지고 나아가기를 청하겠는가? 마음을 펼치기 전에 자신을 함양하여 바르게 하는 방법을 굳게 지킬 수 있겠는가? 밤낮으로 조심하고, 드러냄과 은미함을 한결같이 하여 마음을 태연하게 가질 수 있겠는가? 그리하여 자신을 완성하는 동시에 다른 모든 사물도 완성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겠는가? 그런 '경'에 관한 공부를 효과적으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p65

어떻게 하면, 사람의 다섯가지 성품 가운데 지혜를 회복할 수 있겠는가? 나라의 어리석은 사람을 깨우쳐, 옳고 그름의 분별을 물에 비추어 보듯 공평하게 하고, 사물과 이치에 통달함을 하늘과 땅처럼 높고 넓게 하여, 잔꾀나 꼼수를 영원히 축출하고 함께 올바른 길로 갈 수있겠는가? 그대들은 반드시 지혜에 관한 뛰어난 생각이 있을 것이니 각자 저술하라.

 

정조는 단합된 정치를 소망했다. 지혜와 현명함을 모아 백성들을 보살피기를 희망했다. 붕당으로 시장경제가 무너지고 서민들은

살기 힘들었으며, 권력에 기대어 아부하는 자들이 넘쳤다. 이를 알고 있던 왕은 끊임없이 그들을 설득하고 고민했다.

비록 정조 사후 정치는 퇴보했지만, 그를 부족한 리더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2. 지도자의 열정과 그에 걸맞은 인재등용

p101

강직한 인재를 구하고 싶은데, 누가 새벽의 기운을 받아 안은 봉황인가?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대책을 의뢰하고 싶은데, 누가 산속에 있는호랑이인가? 하루 빨리 나라의 기강을 세워야 하는데, 나를 도와 정치를 쇄신하고 개혁할 사람은 누구인가? 공정한 법집행을 신중히 해야 하는데, 누가 나를 정치적으로 도와줄 수 있겠는가? (...) 어떻게 하면 사람을 보고 인격을 판별하는 정밀한 기술이 있어, 선대의 왕들이 사람을 알고 인재를 등용하는 방법을 오늘날 다시 재현할 수 있겠는가?

p119

어찌 인재를 등용하는 기준을 문벌에 제한할 수 있겠는가?

p120

이 좁은 땅에서 또 서얼을 제거한다면 온 나라 인재의 절반을 이미 상실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나머지 가운데 또 향곡을 제거한다면 인재 중 4분의 1만 남는다. 여기에서 또 권문세가나 문벌이 이편저편으로 나눈다면 한 인재를 모조리 등용할 수 없고, 등용하는 인재도 반드시 현명하다고 할 수 없다. (...) 재능을 지녔는데도 문벌과 지역에 가로막히고, 시대에 차별을 받는 저들이 모두 곤구하게 늙어 간다면, 이 또한 천지의 재앙과 마찬가지다.

p135

내가 백성을 사랑하려는 정책에 힘쓰고 싶으나, 모두들 다른 사람의 닭을 훔쳐 먹으며서 아직은 기다리라는 식이다. (...) 지금 내가 최고지도자 자리에 있을 떄, 한번 최고의 정치에 부흥하고 싶다. 그 방법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p150

세상을 격려하고 사회 분위기를 바로잡는 데는 언론보다 좋은 것이 없다. 언론은 의사소통의 마당이다. 하지만 끼리끼리 패거리를 지으며 당파를 맺고 싸우는 것은 당파마다 결의한 자신들의 견해에 가려졌기 때문이고, 구차스럽게 이런 저런 핑계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온갖 생각을 만들어 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하여 가타부타 하지 않는 것을 "사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다."고 하고, 사람을 따라 부화뇌동하지 않는 것을 "일을 안다."고 한다. 그런데 모두들 묵묵히 있는데 혼자 말을 하면 "일을 만든다."고 하고, 모두들 옳다고 하는데 혼자 그르다고 하면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계급 사회에 의한 서얼들의 차별, 붕당 정치 등 정조는 고른 인재 등용에 애를 먹었을 것이다. 정조 시대에 서얼들이 벼슬길에 나갈 수 있었으나

그것도 한시적일 뿐, 정조의 욕구에는 턱없이 부족했을 것이다. 얼마나 현명하고 어진 이들을 찾고 싶었겠는가. 왕보다 권문세가의 권력이

강했던 세상에서 정조는 일할 사람조차 얻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3. 문예부흥으로 빛나는 문명국가 건설

p194

학자들이 열심히 공부하도록 할 방안은 없는가? 모두가 학문에 마음을 쏟아 성실히 임학고, 그렇된 학설을 물리치고 올바른 학설을 옹호하며, 집안에 있을 때눈 덕망을 성숙시키고, 세상에 나오면 군주를 높이고 백성을 보호하며 세상을 구제할 수 있도록 격려할 방안은 없는가?


 

4. 정치 치침서를 통한 리더십 함양

p310

나는 세상의 도리가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민망히 여긴다.사람의 마음이 거칠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 그런 논의가 일시적으로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듣는데 그친다면, 한낱 형식적인 도구일 뿐이니 좋은 정책을 확장하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염려된다. 지금 진정으로 내가 이말을 하게 된 뜻을 알아 평소 정책으로 펼 수 있으면 좋겠다. 글을 읽고 나서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비판을 모면할 수  있었으면 고맙겠다. 맹자가 말한 것처럼 편안한 집에 거처하고 올바른 길을 행하는 계기가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조는 진정한 최고지도자가 되기를 열망했다. 현명하고 올바른 신하들이 자신을 잘 보필해 주기를 바랐다. 그래서 고른 인재등용을 열망했고,

붕당을 혁파하고, 개혁을 하고자 했다. 정조가 열망했던 바들이 성공의 여부를 떠나서 고뇌하는 리더에게 우리는 비난을 쏟을 수 없다.


 

5.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노력

p333

국가가 백성을 구휼하는 정책을 주진이라 한다. 주진은 특히, 홍수나 가뭄과 같은 재해로 굶주리는 백성이나 가난한 사람, 소외된 사람 등 사회적 약자를 구휼하는 일이다. 이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다.

p406.

차라리 국가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조운선의 계책을 무작정 따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조운의 일로 백성이나 나라에서 곤란을 겪고 있으니, 어찌

작은 일이겠는가! 국가에서 차마 좌시하고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 어찌 백성을 구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학자 관료들이여! 그대들은 옛날과 지금의 여러 제도에 달통하고 있지 않은가! 조운 제도의 근원을 탐구하여 국가나 백성 모두가 편리하고 해묵은 폐단을 제가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보시라.

p414

잘못된 정치가 있다면 무엇을 고쳐야 하는가? 백성에게 이로운 일이 되게 하려면 어떤 부분을 일으켜야 하는가? 백성이 하고 싶어 하는 것 가운데  반드시 따라 주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백성이 곤경에 처한 가운데 반드시 풀어 주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런 문제에 대해 여러 학자 관리들에게 책문을 내어 자문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먼 바다의 어란이나 해사의 실정을, 뜰에도 나가지 않고 손바닥을 가리키듯 알아볼 수 있겠는가?

p435

재화가 땅에 버려지지 않게 하되 관청의 창고는 채워지지 않게 하고, 재능은 실질보다 현란하지 않게 하되 인재가 재야에 버려지지 않게 해야 한다. 백성들에게 교육을 알게 하고, 금수에 가깝지 않게 하여 풍속을 돈후하게 해야 한다. 법규는 엄중하게 해서 백성들에게 넘지 못할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하여 죄를 범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어찌해야 하겠는가?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기 전이였던 정조 시대. 새로운 문물이 끊임없이 들어오면서 경제 활동도 변화가 생긴다. 이 변화를 빠르게 읽고, 기본인 농업을 지켜 민생을 안정시키고자 했던 왕. 그의 고민이 보였다.


 

정조가 하고자 했던 바와 더불어 도가 사상 유행, 금난전권의 폐지, 북학파 등 직접적으로

언급된 바는 없지만, 정조가 그것에 관련 된 배경들을 유추하며 읽을 수 있었다.


독서는 나를 들여다보는 과정이다.

자신과 주변을 끊임없이 돌아봐야 하는게 삶이다.

그런 선상에서 본다면 정조는 일분일초를 아낌없이 삶을 영위한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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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것들에 대하여 - 어느 수집광의 집요한 자기 관찰기
윌리엄 데이비스 킹 지음, 김갑연 옮김 / 책세상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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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나로서는 조금 난감했다.

          수집이라니... 수집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나는 첫 책장을 넘길때부터 문장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래서 안되겠다싶어 읽는 관점을 바꾸어 보기로 했다.

표지 뒤쪽에 나오는 문장들....

'나는 왜 모으는가.

 나는 왜 다른 사람들이 미련 없이 내버리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가.

 무언가를 모으고, 쌓아두고, 기억하려는 충동에 대해 사유하다.'

 

수집을 하는 행위를 넘어 저자가 수집을 하게 된 동기, 수집에 집착하는 원인 등에

관심을 두고 책을 읽기로 했다.

이 작가의 수집이 독특한 이유는 수집가로서 관심을 갖기에는 평범 이하의 물건들만

주로 수집한다는 점이다. 대체로 남들은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물건에만.

돈을 주고 사지도 않는다. 뒤지거나 줍거나. 왜일까?

이 책은 수집에 대한 얘기가 아닌 수집을 통해 드러난 저자의 심리에 대한 책이 아닐까 싶다.

 

저자의 가정환경은 아주 일반적인 선에서 조금 벗어나 있다.

장애가 있는 누나, 누나에게 맞춰져 있는 가족들의 관심,

그로인해 자신에게 쏠린 부모의 기대. 그에 따라 알아서 커줘야 하는 다른 형제들.

아이들이 성장해감에 따라 조금씩 지쳐가는 부모님을 지켜보는 아들들.

 

p123

아직 십대였던 나는 젊은 햄릿의 역할을 수행했고, 아버지 또는 아벚의 다양한 형상들과

겨루고 버둥거리면서 정체성을 수립하려 몸무림치고 있었다. (...) 나는 긴장하고 얽매인

사람이 되었다. (...) 살면서 행동 불안도 겪었는데, 그 불안장애가 예술에서는 마술처럼

사라졌다. 처음에는 연극 무대에서, 나중에는 글, 음악, 섹스, 수집에서 물안감이 사라졌다.

나는 그런 것들에서 유창해졌다. 거기서 내 똥을 이해했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수집가들이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 응답하는 보상적 대상물에 집착한다는

사실을 나눈 알고 있다, 지금껏 인간이라는 대상이 불안정한 존재라고 증명되었다면 물질적,

대상물이 그것을 대신할 수도 있을 터. 수집가들은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사랑의 껍질 안에서

메아리치게 하고, 그 껍질은 배아적 자아를 에워싼다. (...)

수집은, 그리고 특히 수집의 능동적 구성요소로서 반복되는 소유의 행위는 적대적인 세상에서

보상의 형식으로, 또 생존의 수단으로 기능한다.

 

이 구절만으로 수집이 저자에게 청소년 시절부터 어떤 의미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 p134~135를 읽어보면 수집은 자신에게 결여된 부분을 자신만의 물건들에게서

의미를 찾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또한 p168을 읽다보면 유년시절 충분한 애정을 받지 못한 것 또한 수집의 형태로 나타난게 아닐까...

저자에게 수집은 '따뜻한 포옹'과 같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게 아닐까...

저자는 스스로 정신과 치료를 받을 만큼 자신에 대해서 잘 인지하고 있다.

중년이 지난 저자에게 수집은 과연 애정결핍과 애착에 대한 표출이기만 할까?

 

p200 이후부터는 수집은 작가에게 개인의 역사다.

생활 속의 소소한 것들을 수집함으로써 자신의 기호와 선호도를 기록의 형태로 남긴다.

이는 한 개인의 역사라고 할만하다.

그는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수집하지 않는다.

 

p256

내가 능동적으로 돈을 써서 물건을 수집한다면, 나는 전톡적 의미의 수집가일 것이므로

근심거리를 떠안게 될텐데, 나는 그런 수집가가 되고 싶지 않다. (중략)

나는 수집 취미가 혹여 내 인간관계를 방해했을 가능성도 마음 한구석에 담아두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수집이 내 인간간계들을 향상 시켰을지도 모를 일이다.

수집은 내가 항상 하고 있는 일로, 내 취향을 따른다거나 나 스스로를 조향해 사회적

관습이라는 덤불숲을 통과한다거나 둥지를 구하고 유지한다거나 하는 일과 다를 바 없다.

 

p265

내 스크랩북들은 20세기 후반을 관통하는 동안 나와 결부되었던 모든 것을 답고 있다.

내가 지나온 항적은 의심할 바 없이 당신의 항적과 여러 번 교차할 것이다.

 

수집은 저자 자신의 역사이며 '버려졌다가 선택되어 다시 간수되는 것들'에 자신을

투사시킨건 아닌지 묻고 싶다.

 

저자는 책을 마무리 하면서 자신의 성장에 대해 쓰고 있다.

 

내가 자 자신을 좋아하는 쪽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이 책은 어떤 의미 있는 것, 어떤 의미 있는 사람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외롭고 불안했던 자신을 오닐 속으로, 연극 속으로, 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백색 소음 속음로 숨어들었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말한다.

 

p358

내 삶의 이야기, 또는 이야기들, 우리는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모든 사람은 수집가다. 경험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이야기들은 기억 속에서 더미를 이룬다.

새로운 관계의 시작은 이 점을 본명히 해준다.

 

이제 작가는 수집이 집착이 아닌 역사의 기록으로 사용할 것이다.

우리도 내 삶의 어느 한 부분들을 기록으로 남겨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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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꽃피우기 위해 애를 쓴다
정목 지음 / 꿈꾸는서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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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꽃피우기 위해 애를 쓴다>
- 정목 스님


오랜만에 읽는 위로 산문집

가끔은 살다보면 나만 억울한거 같고,
나만 힘들게 걸어가는 거 같고,
나만 손해보는 듯한 기분.

그럴 때마다 위로 한마디씩 건네주는 말들.
하지만 내 마음은...

'누가 몰라서 못하나? 살다보면 그렇지...'

맞는 말이다.
알면서도 쉽지 않은 마음가짐, 행동가짐.
그러니 가끔 머릿속에 넣어주자.
이미 내가 알고 있는 사실들을.


43.
상대방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자신의 기준으로
그 사람을 재어보고 판단하는 습관을 끊어버릴 때
비로소 상대의 내면 속에 웅크린 채 떨고 있는
외로운 영혼을 알아볼 수 있게 됩니다.

46.
내가 두렵듯이 남을 두렵게 하지 말라. / 붓다

52.
달콤한 칭찬과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끌려가지도 말고,
헐뜯거나 비방하는 말이 거슬린다며 거기에 묶일
이유도 없습니다. 순간적이고 즉흥적인 기분에 자신을
자주 내맡기면 쉽게 화가 일어나고 자주 슬픔에
빠지게 됩니다.

90.
자신에게 너그러워지지 않으면 남의 말이 귀에 들어
오지 않아요. 내 마음의 평수가 너무나 협소해서
누구의 말도 들어올 여백이 없는 겁니다.

95.
'하지만...'이라는 군더더기 변명없이 간결하면 본성은
서로 통합니다.

126.
진리는 책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 있습니다.

164.
삶이 즐거울 때 비로소 죽음도 즐겁습니다.

221.
인간의 가장 큰 불행은 가난과 질병이 아니라 아무도
자기를 필요로 하지 않아 버림받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함께 바라보는 것.
/ '인간의 대지' 에서, 생 텍쥐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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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음을 마주할 것인가 -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임종학 강의
모니카 렌츠 지음, 전진만 옮김 / 책세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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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임종학 강의> 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읽었던 죽음에 대한 책들은 주로 죽음을 앞둔 당사자들의 이야기다.
죽음을 어떤 마음으로 맞이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평온한 죽음에 대면할 수 있는지,
아니면 죽음에 이르기 전 어떻게 하면 의미있게 삶을 마감할 것인지 등등...

하지만 이 책은 임종 직전 인 사람들과 임종을 지켜보는, 그리고 임종을 도와주는 제3들을에

대한 글들이다.

임종 직전인 이들은 어떠한 심리적 상태이며 어떤 경험을 하는지, 그걸 지켜보아야 하는

가족, 치료사, 간병인들은 죽음을 앞둔 이들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에 대해

구제적이고 현실적인 것들을 말하고 있다.


책은 모두 7개의 큰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일어나는 일들

2장  죽음의 문턱을 건너다

3장  존재를 뒤흔드는 불안의 경험

4장  죽어가는 사람은 듣고 있다

5장  죽어가는 자의 언어

6장  무엇이 죽음으 가로막고 인도하는가

7장  존엄한 죽음과 그에 동반한 문제들


구분되어져 있는 구성을 보면 짐작 할 수 있듯이 죽음 당사자가 겪는 경험, 불안 등을 공감하고

가족(간병인), 치료사들이 그들이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해 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논하고 있다.


p22

이 책은 가령 어느 정도까지 의학적 치료를 해야 하는지, 어디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임종을 준비해야 하는지 등 실제로 죽음의 문제을에 직면했을 때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 '죽음을 자기 스스로 결정한다'는 주장에 맞서 논란거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스스로 죽음을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좀더 현실적인 내용이라고 생각되어진다.


p120

환자는 간병인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병인은 어차피 자신이 해야할 일이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환자가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환자를 돌봐야 한다.

; 우리는 환자의 입장이 되기가 쉽지 않다. 죽음을 직면하는 이들의 두려움, 고통 등을 막연하게

  유추할 뿐 온전히 공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환자는 간병인으로부터 이해받기를 원하다.

  내가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알아주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둘 중 누가 누구를 이해하고 보듬어야 할까. 그래서 간병인 혹은 가족은 환자가

  이해받기를 바란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되뇌일 필요가 있다.


p179

자아는 즐 '조금만 더'와 '아직 아님'을 고집한다. 조금만 더 살면 모든 것이 잘 돌아갈 것 같고, 조금만 더 살면 모든 것이 좋아질 것 같다. 그래서 죽음을 인정하려다가도 죽음과 맞서는 길로

빠져버리곤 한다.


p194

임종 자리에서 성숙은 마지막 성숙일 뿐만 아니라 의미를 발견하고 인생을 정리하는 성숙이다. (중략)

마지막 성수은 그들이 많이 느끼고 싶어 하고 많이 울고 싶어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눈물이 마르고 위로를 받고 피곤함을 느낄 때까지 소리 없이 고통을 이겨내고 마지막 성숙에

도달한다.


p211

임종 준비란 주겅가는 사람의 내젹 요구를 들어주고 그 이후에 그가 편안히 숨을 거둘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임종에 관해 좀더 현실적으로 읽은 책이였다.

보통 사람에게는 두려운 죽음.

이 죽음의 문을 통과하는 이들이 어떠한 경험을 하고, 어떤한 심리적. 육체적 고통을 겪게 되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임종을 맞이하는 가족으로서 어떠한 마음가짐과 현실적인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무엇을 인내하고 이해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현재, 죽음의 기로에 서 있는 가족이 있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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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히말라야 씨
스티븐 얼터 지음, 허형은 옮김 / 책세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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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산악인 극한의 고통과 인내, 용기를
넘어서는 히말라야 등정을 다룬 내용이 아니다.
히말라야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과
각자 자신만의 목적을 가지고 히말라야를 찾는
사람들, 그리고 산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을
말하는 책이다. 히말라야 '등정'보다는 '트레킹'에
가깝고, 산악인 보다는 순례자들이라는 명칭이
더 어울린다.

저자는 자택에서 괴한에게 피습을 당한다.
저자의 부부는 괴한에게 신체 곳곳을 난도질
당했으며,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는다.
그 일을 계기로 저자는 정서적 치유를 위해 히말
라야를 오른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대면하고,

우리가 볼 수 없는 신의 존재를 사유하며 히말라야에서 궁핍하지만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을 만난다. 히말라야를 터전으로 작은 빵 한조각에

감사해하는 사람들, 중국에 점령 당한 티베트인들... 저자는 산과 사람들을

만나고 난관을 감당하며 고통스런 트라우마를 치유해나간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히말라야 곳곳의
아름다운 풍광이었다. 쐐기풀 조차도 놓치지 않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섬세하게 전달 받을 수 있어
즐거웠다.

기쁜 마음으로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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