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가 전부인 동네에서 하키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일까? 사람들은 그런 사람이 있기나 한지 알고 있을까? 하지만 그들도 이제는 조금씩 알아간다. 하키를 하지 않는 인생도 존재한다는 것을. 하키를 잘하지 못해도, 하키가 아니여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마야와 아나' 대 세상 전부
'베어타운' 대 나머지 전부
'우리' 대 당신들
하지만 언제라도 그들은 '우리와 당신들'이 될 것이다.
베어타운 하늘에 눈부신 태양은 변함없이 떠오를 것이다. 사람들은 언제나처럼 하키 경기장에서는 미친듯이 소리를 지를테고, 자신의 이익에 맞춰 서로 으르렁댈 것이다. 그러다가 누군가 아프고 위험에 처하면 팔을 걷어 부치고 달려갈 것이며, 함께 지붕을 고치고 같이 먹을 샐러드를 만들 것이다. 그게 베어타운이다.
나는 다시 궁금해진다.
마야와 아나, 벤야민의 미래가.
일부 독자들은 '베어타운'이 작가의 이전 작품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읽기에는 '베어타운'도, 이번 작품도 다르지 않다. 무심한 듯, 별거 아니라는 듯 쑥스럽게 내미는 손의 온기같은 따스함은 결을 같이 한다.
작가는 극한 상황에서도 손을 놓지 않는다.
그래서, 좋다!
[책 속 문장]
31.
레오는 사람들은 항상 복잡한 진실보다 단순한 거짓을 선택하게 되어있다는 사일을 깨달았다. 거짓에는 비교를 불허하는 장점이 있다. 진실은 벗어날 수 없는 반면 거짓은 쉽게 믿을 수만 있으면 된다.
50.
그 바보들은 베어스타운 아이스하키단이 없어진 이유가 케빈 때문이 아니라 '그 추문'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그들이 보기에 케빈이 누군가를 성폭행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마야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그녀가 없었다면 그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해 여름에 폭력 사태가 베어타운을 강타했다고 얘기하겠지만 그건 거짓이 될 것이다. 폭력의 조짐은 그전부터 있었다. 사람들은 서로에게 좌우되는 삶을 살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서로 용서가 되지 않는다.
125.
산다는 건 우라지고 우라지고 또 우라지게 힘든 거라 가끔은 거의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아무리 원래 그런 거라지만 말이다.
184.
경기는 간단할지 몰라도 사람들은 절대 간단하지가 않다.
207.
그날 밤 침대에 누운 여자는 세 명이다. 세 명뿐이다.
(좋의 엄마, 좋은 아내, 좋은 직원 뿐, 미라 자신은 없다.)
256.
꼭 존경을 받지 않아도 돼. 그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아니야.?
310.
남자들은 평생 어둠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 그건 그들의 인생에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남자들이 어둠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귀신과 괴물 때문이지만 여자들이 어둠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남자들 때문이다.
373.
불안. 그것은 우리를 소유하지만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414.
다들 이건 한 사람에게 벌어진 일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건 거짓말이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런 일은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럴 리 없다. 속으로는 우리도 진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잘못이라는 것을. 우리의 잘못이라는 것을.
521.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둘러싼 문제가 복잡해지는 이유도 우리가 대부분 좋은 사람인 동시에 나쁜 사람일 수 있기 때문이다.
565.
"나를 위한답시고 싸울 필요 없어! 나를 위한답시고 뭘 하려고 들 필요도 없어! 그냥 나를 믿어주기만 하면 돼. 나를 어디 데려다놓으려고 하지 말고 나 혼자 갈 수 있게 뒤에서 도와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