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얘기하고 있다. 이는 자신이 실패자임을 인정하고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재능과 본성을 점검해 보고 이미 존재하는 자신의 가치를 폄하하지 말며 스스로의 재능을 믿으라는 의미이다.
작가는 '리더십'은 공동체 사회에서 모든 사람의 소명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보통 '리더'라고 하면 특별한 자질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무나 리더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함께 살아가야하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때론 누군가의 손을 끌어주는 입장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로부터 인도를 받는 입장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규모의 차이일 뿐 개개인 모두가 리더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한다(고 이해했다).
몇 개 모임의 리더로서 작가가 언급한 '리더가 갖기 쉬운 다섯 가지 그늘' 중 네가지가 머릿속에 남는다.
첫째, 자기 정체성과 존재 가치에 대한 불안이다.
자신의 정체성이 불안한 사람일수록 자신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정체성을 빼앗는 환경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일례로 불안한 교사일수록 학생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수동적으로 주입하려고 한다.
'정체성은 우리가 수행하는 역할이나 그 역할에 주어지는 타인에 대한 지배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님을 아는 것(p163)'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세상은 전쟁터이며 사람에게 적대적이라는 믿음이다.
'세상은 경쟁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대개는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p164).' 현실의 본질은 경쟁이 아니라 조화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셋째, 일에 대한 마지막 책임이 우리 인간의 몫이라는 믿음이다.
작가는 '인간'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개인'이라고 바꿔 말하고 싶다. 모든 일에 책임을 리더, 개인이 떠안는다면 누구도 리더를 하기는 어렵다. 리더는 구성원 개별의 능력을 인정하고 믿어야하며 몫을 나눌 수 있어야한다.
넷째, 두려움, 특히 인생의 혼돈에 대한 두려움이다.
'여기서 말하는 혼란이란 의견의 차이, 혁신, 도전과 변화를 의미한다(p168).' 익숙함의 틀을 깨고, 낯섦에 두려움을 갖지 말자. 그것이 성장의 힘이 될 것이다.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끊임없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 관계 안에서 개인은 '혼자'가 될 수 있는 권리를, 고독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 보호 받아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존중과 보호는 좋은 관계 안에서 더 잘 이루어진다.
이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본성과 존재 가치를 스스로, 그리고 스스로가 인정할 때에만 가능하다. 경쟁이 아닌 조화 안에서 개인이 존중되어지는 사회관계를 희망한다.
10년만에 다시 읽은 이 에세이로 요즘 복잡한 주변과 나 자신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종교적인 부분이 있으나 색채가 그리 강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효도 차원에서 주일마다 두 손을 모으는 내가 읽기에도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책 속 문장]
81.
내 인생에 일어나지 않은 일과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많은 것을 알려 주는 길잡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95.
그렇지 않은 척 가장하는 것, 지킬 수 없는 약속의 노트를 내미는 것은 나 자신의 원형을, 그리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의 원형을 훼손하는 것이다. 모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125.
누군가 나를 지켜봐 주누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다. 그것은 자신이 소멸되고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고 느끼는 이에게는 생명을 주는 일이다.
128-130.
"당신은 우울증을 당신을 망가뜨리려는 적의 손아귀로 보는 것 같군요. 그러지 말고 당신을 안전한 땅으로 내려서게 하려는 친구의 손길로 생각할 수 있겠어요?" (...) 우울증은 나를 안전한 땅, 한계와 재능, 약점과 강점, 어둠과 빛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는 나의 진실, 나의 본성의 땅 위로 내려서게 하는 친구의 손이었다.
138.
약점과 치부, 어둠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면 그런 것 때문에 내가 흔들리는 일이 줄어든다. 왜냐하면 그것들이 원하는 것은 내 자아의 일부로 알아달라는 것 뿐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