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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나요, 내 인생
최갑수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은 당신 생에서 간절하게 돌아가고 싶은 하루를 가지고 있는지.
만약 가지고 있다면 당신은 지금까지 잘 살아온 것이다.

샛노란 은행잎이 반짝반짝 빛나는 가을 끝자락에서 이 책을 만났습니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계절에 갑자기 한 방 맞은 기분이기도 했지요,
제목만 보고도 울컥하다니 참말로 별일입니다. 
아마도 이젠 그래야 할 나이가 되었다는 뜻이었을까요? 
잘 살아가고 있노라고 잘 하고 있노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문득문득 
제자리 걸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니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불안한 상념에 젖을 때가 있었지요.



책장을 넘기면서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일기가 다시 쓰고 싶어졌습니다.
가끔 생각날때 끄적거려놓은 글을 다시 대할때면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왜그렇게 부끄러워지는지...
갈피갈피사이에 담긴 내 소중한 일상들이 오롯이 되살아나는 시간이기에
그 때 그 상황이 다시금 떠오르고 오랫동안 추억속으로 떠나게도 되지요.
혹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절로 미소가 찾아오지요.
난 어떤 사람일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샛노란 잎사귀들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다 한잎두잎 
지고, 밤새 불어댄 세찬 비바람에 모두 떨어져 도로를 노~랗게 덮은 길을
걷다보면 누구든 저절로 철학자가 되고 시인이 되고 작가가 되어버립니다. 



일상이 담긴 이야기들, 시,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그 시선을 따라 
내가 걸어온 길, 내가 기억하는 하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나의 꿈들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좋아하는 구절이 든 페이지를 하나 둘 접다보니 책은 어느새 두툼해져서
배불뚝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짙푸렀던 나뭇잎들을 하나둘 떨구고 맨 몸으로 차가운 겨울을 맞이하려는 
저 나무들처럼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봐야겠습니다.
정말 간절하게 돌아가고 싶은 하루는 내 삶의 어디 쯤일까요?
울고 웃으며 정신없이 달려온 시간들을 가만히 되짚어보며 나자신과 단둘이 
마주앉아 진지하게 냉정하게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싶어졌습니다. 
무작정 앞만보고 달리기보단 차분하게 주변경관도 즐기며 걷듯이...

사랑이 별 것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우리는 사랑 앞에만 서면 두근거리는지, 
여행이 고달프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배낭을 꾸리고 길을 나서는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에 기대 잠시 생각해 보았다.
’여행은 힘없고, 새로 시작하고 싶고 그럴 때, 멀리 떠나고 싶은 것.’ -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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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무정 1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큼이나 강렬한 눈빛을 지닌 사나이와 호랑이의 표지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겨울로 막 들어서는 스산한 계절에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과 함께.
우리도 이미 알고 있듯이 운명이란 거스를 수가 없나봅니다.
7년간 기다리고 기다렸던 복수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산과 그 마음을 잘 알고 있었
다는 듯이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산을 이끌고 주위를 맴도는 백호, 흰머리.
오로지 복수외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던 산에게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너무나도 
혹독하고도 아름다운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호랑이에 대해서는 아니 흰머리에 대해서는 속속들이 잘 알고 그 속내까지 읽어내는
산을 이해하는 사람은 고작 몇 명뿐이었지만 뼛속 깊은 곳까지 사무치게 시리고 아픈 
마음을 따뜻하게 만져주는 그들이 있어서 행복했을 것입니다.

맹수와 일대 일로 마주치면 둘 중 하나요. 죽든가 죽이든가. 밀림의 이치요. 어떤 
이는 무정하다 비난도 하지만, 정이 있고 없음의 문제가 아니요. 살고 죽음이 그 짧은 
순간에 결정되는 거니까. 죽은 자는 영원히 밀림 속에 머물고 산 자는 또 다른 대결을
향해 나아가는 법이오. - 1권 359



한 폭의 멋진 풍경화처럼 펼쳐진 개마고원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생존경쟁.
굵직굵직한 붓으로 획을 긋듯이 펼쳐지는 이야기.
섬세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조마조마하고 가슴떨리는 이야기.
설마설마하면서 아찔해서 눈을 질끈 감아야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춥고 팍팍한 겨울을 나야하는 개마고원 포수들의 삶을, 힘들고 서러운 시절을
살아가는 삶을 엿보며 정신없이  책에 푹~ 빠져 지냈던 시간이었지요.
서로가 서로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깊은 상처와 아픔, 고통을 주었지만,
또 그만큼 서로를 잘 이해하는 이는 세상에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우연이 또다른 우연으로 이어지듯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불러왔지요.
산이 그토록 복수를 꿈꾸며 잡고 싶어했던 흰머리에 대한 무한한 애증.
또 산만큼이나 그를 잘 알고 있는 흰머리 사이에 이어져 있어 끊을래야 절대 
끊을 수 없는 교감.
그리고 그들 사이에 서 있는 사랑스런 그녀, 주홍.

너무도 춥고 서러웠던 구한말,  개마고원의 밀림이 아닌 경성 거리에서, 인왕산
에서도 당당한 기상을 잃지 않고, 속울음을 울어야했던 우리들대신 시원하게 
큰소리로  세상을 향해 포효하던 산과 흰머리.
차가운 바람과 하얀 눈으로 덮인 광활한 개마고원에서 쫓고 쫓기며  펼쳐지는 
한 편의 멋진 영화를 감상한 기분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었습니다.
영물이라 불리었던 백두산 호랑이가  그 곳에 있었습니다.

퍼즐 조각 하나하나는겉보기엔 사소하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 같지만, 그것들을
소중히 다뤄 제자리에 끼워 모서리에 채우고 변을 메우고 중앙을 막으면 완벽한 
하나의 그림이나 사진이 되오.-2권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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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클럽 - 그들은 늘 마지막에 온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들도 모두 탐정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작가인양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를 예상하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주변에 어떤 일이 
생기면 저마다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면서 그 사람의 됨됨이나 사건의 앞 뒤 
상황을 맞춰보고 조목조목 이치를 따져가며 추측을 하고 각각 제 나름의 추리력을  
발휘하여 분분한 의견들을 나누고 있잖아요?

예전엔 탐정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무조건 명탐정 셜록 홈즈였습니다.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는 예리한 관찰력과 직관을 지닌 명탐정으로 변신의
귀재이기도 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추리 소설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바뀌어버렸네요.
일본 추리 소설계의 대명사로 불리는 히가시노 게이고.
우연히 읽은 책 한 권이 인연이 되어  그의 책을 계속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조용하고 신속한 사건해결은 물론 늘 그의 해박한 지식과 논리에 더 놀라며 
빠져들었던 것 같습니다.



탐정클럽은 그동안의 이야기와는 또 다른 묘미가 있었지요.
우선 가입된 클럽 회원들에게 의뢰 받은 일을 사무적으로 신속하고 조용히 처리하고, 
사건 해결이외에 불필요한 짓은 절대로 안 하는 게 그들의 신조라는 탐정과 여비서의 
정체를 그 누구도 모른다는군요. 
늘 사건이 완전히 해결 되었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탐정은 조용히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또다른 답을 가지고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지요. 
사건이 벌어지고 해결되는 과정에 집중하여 내 나름대로 사건을 풀어보려고 애를 
쓰며 푹~빠져들었다가는 드디어 해결이 되었구나하고 한숨을 돌리려는 찰라에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늘 반전을 가지고 등장하는 탐정이 이번엔 또 어떤 사실을 
알려줄까 궁금증을 안고  기다리기도 하였습니다.

감히 상상조차 해보지 못했던...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범인을 맞추거나 사건을 해결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단서나 작은 어떤 실마리를 시작으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는 늘 긴장되고 흥미롭지요.
집중력, 세심하고 예리한 관찰력과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탐정 이야기는 그래서 
오래토록 사랑받을 수 밖에 없을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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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성의 소리영어 (교재 + 오디오 CD 2장) - 진짜 소리가 들리는 순간 말문이 터진다
윤재성 지음 / 비욘드올(BEYOND ALL)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책표지를 보고 섣부른 판단하는 버릇으로 진주를 알아보지 못할때가 많지요.
이 책 역시 나에게 오지 않았다면 아마 그냥 지나치고 말았을터.
읽다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수긍이 갑니다.
그동안 이렇게 하면 쉽다 혹은 저렇게 하면 효과가 있다 등등의 많고 많은 책들과 
이론들이 있었지만 그것들을 쫓아다니다보니 늘 제자리 걸음이었던게지요.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마치 제가 원하던 방법을 알고나 있었다는 듯,  꿰뚫어보고 
있었다는듯이 풀어나가고 있는 내용과 방식이 공감이 가는 한편 이렇게 하면 정말 잘 
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전해져오더라구요.



제가 일하는 곳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외국인이 방문을 한답니다.
물론 절 만나기 위한 방문은 아니지만요.
처음...그 당황스러웠던 순간을 기억하고 있지요.
나와 상관없는 분야라 눈인사정도만 생각했었는데...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다가오는 압박감이란....
한편으론 부끄럽고 또 한편으론 억울합니다.
죽을만큼 열심히 했냐고 묻는다면 역시 할말은 없지만, 나름 노력을 했건만
외국인들과 마주치면 왜 이렇게도 늘 허둥대야하는건지 말이지요.
게다가 제꿈은 거창하게도 외국인들에게 우리 고장, 우리 문화를  안내하고 설명하는 
가이드랍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길은 믿고 열심히 따라해보는 것이지요.
하루 하루일정을 따라 직접 지도를 받고 있는 것처럼 노력해 볼 참입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성과가 있었으면 하는 큰 기대는 이제 접기로 했습니다.
낙숫물이 바윗돌을 뚫는다는 옛말처럼 차근차근 믿고 따르는 길이 어쩌면 빠른 
지름길이 될수도 있지않을까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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