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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 - 새로운 몰락의 시작, 금융위기와 부채의 복수
마이클 루이스 지음, 김정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머니볼>의 원작자이기도 한 이 책의 저자 '마이클 루이스'의 이력을 보면, 프린스턴 대학에서 예술사를 전공한 후에 런던 경제대학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고, 졸업 후에는 미국의 투자은행 살로먼 브라더스에서 일하다가 89년에 <라이어스 포커>로 작가 데뷔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서로 다른 분야를 전공하는 것이 드물지 않지만, 예술사를 공부하던 사람이 경제학으로 전공을 바꾼 것은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궁금해진다. 경제학과 예술이라는 상이한 분야의 전문지식은 논픽션 작가인 그에게는 귀중한 재산일 것이다. 이런 호기심이나 도전의식이 이처럼 평범하지 않은 발상의 에세이를 쓰게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번 읽은 책은 그의 신간 <부메랑>이다. 현재의 유럽의 금융위기가 어떻게 일어나게 됐는지 그 원인을 쫓는 책이지만 일종의 기행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내용이다. 여기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몰락한 신흥부자들 즉, 아이슬란드, 그리스, 아일랜드이다. 그 외에 독일, 캘리포니아 주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기행이라고 말한 이유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아니라 저자가 실제로 이 지역들을 찾아가서 현지인들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보고 느낀 내용이 주가 되는 다큐 형식의 글인데다가,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을 각 국가 국민들의 고유의 기질과 연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문화인류학적인 시각에서의 평범하지 않은 접근법이다.
예를 들면, 아이슬랜드에서는 스테판 알프손 이라는 청년을 만나 인터뷰하는데, 스테판은 줄곧 어부로 살아왔지만 돌연 수년간 종사하던 고기잡이를 때려치우고 아무것도 모르던 외환 시장에 뛰어든다. 저자는 이런 돌출적인 행동에서 아이슬란드인들 만의 모험가 적인 기질을 느낀다는 식이다. 이들 나라들에서 일어난 일련의 이해할 수 없는 경제적 현상들을 특유의 민족성과 연결짓는 것이다.
내용보다는 규칙을 중시하다가 서브 프라임 론에 큰 타격을 입은 독일, 사회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고려하기 보다는 그 순간에 얻어낼 수 있는 최대한을 취하고자 하는 미국인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는 톨스토이의 말처럼, 이들 나라들은 저마다 각각의 이유로 금융위기를 자초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이유는 달라도 이들이 이제껏 역사에 유래없는 부채를 떠안고 있다는 사실에서 만큼은 동일하다.
"금융시장이 이를 알아차리는 순간 투자자의 의식이 바뀔 것이고 투자자의 의식이 바뀌면 이들 정부는 파산할 게 뻔하다."
"사람들은 선진국이 파산할 수 있다는 걸 믿지 않습니다. 평생 그런 사태를 목격한 적이 없기 때문이죠."
국채 이자율이 상승하면 재정은 한층 더 불안정해지고, 국가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이 시작될 수 밖에 없다는 예긴데, 이 예측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이책은 세계 금융계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넓이는 없지만, 각 나라들이 어쩌다가 금융 위기를 맞이하게 됐는지를 피부로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