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정원 1
케이트 모튼 지음, 정윤희 옮김 / 지니북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호주의 여류 작가 '케이트 모튼 Kate Morton' 작.

천페이지에 육박하는 볼륨과 복잡한 시대 구성. 버넷의 <비밀의 화원>을 생각나게 하는 제목이 언뜻 판타지한 인상을 주지만, 일본의 2012년판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해외편 순위에도 랭크되어 있을만큼 의외로 내용물은 순수한 미스터리 터치의 연대기. 표지 안쪽의 블랙 허스트 사유지 지도(1913년 당시)가 기대를 부풀린다.

 

저자는 1976 년생으로 한때는 여배우가 목표였다고 한다. 차밍한 외모와 브론테 자매의 작품을 캐주얼한 감각으로 어레인지 한듯한 소설의 분위기가 잘 어울린다.

고딕 로맨스에 필수인 귀족의 저택이라든지, 음습하고 비밀스런 친척들, 오랫동안 방치된 정원, 살인마 잭이 암약 했을 무렵의 런던, 병약한 소녀, 황량한 영국 남서부 콘월의 풍경, 그런 재료들을 전부 한데 모아서 솜씨있게 버무려 놓았다는 느낌.

 

이야기의 발단은 1913년 말의 런던. 출항 직전의 여객선 갑판 위에 놓인 나무통 사이에 한 어린 소녀가 숨어있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배는 소녀를 실은 채로 항해를 시작해 호주에 도착하고 모든 승객이 떠나간 배 안에 소녀는 홀로 남겨진다. 작고 하얀 가죽 트렁크와 함께.

대략 100년에 걸쳐 3개의 이야기가 병행해서 전개되는 구조. 호주의 양부모의 손에서 자란 신원 불명의 소녀 넬의 이야기와 그 손녀 카산드라의 이야기, 그리고 19 세기말에서 20 세기 초에 걸쳐, 영국의 블랙 허스트 저택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대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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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워크 엠파이어 - 어느 휴양도시의 역사를 통해 본 자본주의의 빛과 그림자
넬슨 존슨 지음, 이은정 옮김 / 황소자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미국의 암흑사를 날카롭게 폭로해 온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드라마 첫 도전작 <보드워크 엠파이어>는 확실히 영화를 뛰어넘는 TV드라마였다. 1920년대의 금주법 시대를 무대로, 술, 갬블, 여자, 정치가나 권력자들의 권모술수가 소용돌이치는 무법의 일대 환락가 '애틀랜틱 시티'를 좌지우지한, 사상 최강의 협잡꾼 '이녹 너키 존슨'의 반생을 모델로 한 화려하고 장렬한 스토리가 인상적인 대하 다크 로망.

 

시즌 2까지 방영된 드라마 <보드워크 엠파이어>를 시청하면서 이 스케일 큰 대하드라마를 시대적 배경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없이 소화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아쉬움이었는데, 그 원작이 되는 논픽션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기분좋은 전율에 휩싸였다. 인터넷 검색으로 배경지식을 조각조각 습득해가며 버겁게 진도를 맞춰나가던 나같은 무지한 시청자에게는 크나큰 은총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1920년대 전미에서 시행된 금주법을 둘러싸고 대담 무쌍한 수법으로 세력을 확대한 거물 '이녹 너키 존스'는 드라마에서 '너키 톰슨'으로 그려지고 있다. 당시에 환락의 제국으로까지 불린 애틀랜틱 시티에서 전설의 회계담당자로 이름을 떨치면서 뇌물이나 밀조, 밀거래 등의 온갖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사리사욕을 채운 너키는, 두개의 가면이라는 별명답게 그 속을 좀처럼 헤아릴수 없는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다. 그런 너키의 부하인 야심가 지미, 젊은 알 카포네나 루치아노 등 갱들의 이해관계가 얽혀서 사태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여기에 금주단속국은 너키와 그 아성인 아틀랜틱 시티를 감시하기 시작하고.

 

다채로운 멤버들이 속속 모여든 이 제국이 격동의 시대 속에서 어떤 운명을 맞이해 가는가를 지켜보는 게 드라마의 묘미라면, 원작에서는 그 범위가 크게 확장된다. 19세기 초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 드라마에서는 그려지지 않는 휴양도시 애틀랜틱 시티의 탄생배경부터 향락의 도시로 변모해 가는 과정, 그리고 그 몰락에 이르기까지 당시의 사회상과 실존인물들의 일화가 사진자료와 함께 자세하게 묘사되고 있다.

 

역사의 한 귀퉁이를 들여다 본다는 의의 이전에,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나 다름없던 외딴 섬에 어떻게 한 도시가 탄생하고 성장했는지, 권력자들의 이해관계로부터 출발한 한 도시의 흥망성쇠가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쳐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는 게 더 큰 수확. 상류층과 흑인 해방노예들의 극과 극의 생활상, 종교적 인종적 갈등까지 포함해서 미국이라는 세계최고의 국가가 거쳐 온 혼돈과 갈등의 시대의 참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은 드라마를 뛰어넘는 논픽션만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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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후는 미스터리와 함께 코이가쿠보가쿠엔 탐정부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로 일본 서점대상을 수상한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새로운 시리즈. 

'키리가미네 료'라는 고교생 탐정이 주인공인 미스터리 단편집입니다. 일단 할 일을 다 끝내고 나서 그 후에 미스터리를 즐기자는 패턴의 제목이 일상의 미스터리를 그리는 이 작가의 작풍과 묘하게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숙제 다했으면 놀러가자! 라는 착실한 느낌이랄까요.

 

주인공인 키리가미네 료는 코이가쿠보가쿠엔 고등학교에 다니는 2학년 학생이며 탐정부의 부부장입니다.(표지에 그려진 인물 중 한명입니다.) 본인의 말에 의하면 탐정부란 탐정소설 연구회 같은 시시한 동아리가 아니라 진지하게 탐정활동을 하겠다고 찾아온 탐정들의 모임이라고 하는데, 아직 키리가미네 료는 명탐정을 동경하지만 거기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탐정 지망생에 가깝습니다. 모든 사건을 궤뚫어보는 명탐정은 따로 있고 료는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이끌어 가는 왓슨 역을 수행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람이 연달아 죽어 나가는 일촉즉발의 생계형 추리가 아니라, 학교나 동네에서 료가 마주치는 다양한 사건들을 추리해 가는 가벼운 터치의 유머 미스터리 입니다. 유머 미스터리라고 해서 배꼽을 잡고 데굴데굴 구르게 만드는 본격 코미디는 아닙니다. 엄마미소 비슷한 표정을 짓게 만드는 친근하고 귀여운 에피소드 쪽에 더 가깝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본격 미스터리 탑 10에 선정된 작품인만큼 그 트릭의 완성도는 높습니다. 중인환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건물안에서 사라진 범인의 정체라던가 파파라치를 피해서 여배우의 집을 몰래 빠져나온 남자 배우의 속임수 같은 것은, 료가 그렇듯이 누구라도 혼자 힘으로 처음부터 진상을 간파해내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우리가 그 진위를 알지 못하는 수수께끼를 무궁무진하게 발견할 수 있지요. 가끔은 살인사건이 아닌 곳에다 탐정본능을 해소해도 좋을 듯 합니다.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 카프의 팬이거나(과연 있을까 모르겠네요), 머리에 쥐나지 않고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펼쳐들 수 있는 본격추리물을 찾는다면 제격인 연작 단편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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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뫼비우스 서재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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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명작은 언젠가는 진가를 인정받게 되기 마련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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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세컨즈 2 - 생과 사를 결정짓는 마지막 3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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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 스릴러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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