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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독인 讀書讀人 - 독서는 인간을 어떻게 단련시키는가
박홍규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나폴레옹은 루소,볼테르,몽테스키외,플라톤,키케로,타키투스,플루타코스,마키아벨리등을 비롯한 고전과 역사,지리,전술에 대한 책을 읽은 독서가.
히틀러는 낮은 학력으로 인한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매일 밤 책1권 이상을 읽는 독서광이었다. 생전에 뭔헨과 베를린의 저택과 산장에 서재를 두었는데 각 서재의 책들이 2만권 정도에 이른 방대한 양이었다. 군사,예술,점성술,대중소설,가톨릭 관련 책들이 주를 이루었다.마오쩌둥은 몽테스키외,애덤스미스,존스튜어트밀, 다윈의 책을 읽었고, 종의기원을 평생 애독했다.
독서가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지 의문이다. 전에 사회학자 엄기호의 책에서 근사한말을 발견하고 한동안 외우고 다녔다. 정확하지 않지만 대충 이렇다. ‘배우지 않는 자는 무지에 미신에 편견에 휘둘리기 쉽고, 지식이 있는자, 권력이 있는자에게 굴종당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배움은 자유이자 해방이다.’ 독서를 통해 진정 자유와 해방을 경험할 수 있는걸까. 독서를 통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교조화하고 색안경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실재하는지,무엇이 당위인지 알수 없는 것들에 대해, 기호대로 취해서 신념을 가지고 믿는것은 아닐까. 자신의 선천적 기질이나 가정과 학교의 교육과 사건 관계가 더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걸까. 많은 책을 읽고 지식으로 무장한들, 독재와 폭력에 눈감은 먹물들을 어찌 다 헤아리랴.
저자인 박홍규 교수는 로마인 이야기나 그리스신화, 대망 등이 쓰레기같은 책이고.삼국지와 수호지가 권모술수와 폭력을 부추긴다고 말한다. 진보학자의 연구실에서 이문열의 책을 보고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고 전한다. 박홍규의 이러한 주장은 지난친 독단이다.
폭력적이고 선동적인 소재들은 무조건 읽지 말라는 건가.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들마다 해석은 천차만별이다. 다양성과 비판적 독서를 권장하는 저자가 극단적인 독서결정론에 빠져있는것 같아 안타깝다. 결국 선별적 독서가 필요하고, 사상적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는 소리가 아닌가.
‘간디는 톨스토이,러스킨, 소로의 책과 바가바드기타 등의 인도고전을 읽었고,히틀러는 읽지 않았다. 히틀러가 영향을 받은 피히테,쇼펜하우어,니체 헨리포드 등의 책을 간디는 읽지 않았다.’ 국정교과서를 비판하고 다양한 책읽기를 주장하면서 볼책, 보지 말아야 할 책을 구분하는건 어불성설이다. 또한 공산주의 사회주의 책들을 읽어야만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알 수 있는 것처럼 유도하는 것을 보고, 평생을 독서하고 공부한 사람도 자유롭지 않고, 자신이 말하는 아나키즘을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거라 생각했다. 다만, 앎이 곧 함이 되는 독서와 현세태 비판은 공감한다.
책은 흔히 알고 있는 독재자,혁명가들의 독서편력을 소개한다. 체게바라는 티셔츠 외에는 몰랐던 인물. 그는 초등학교 3학년인 10세에 프랑스어로 조반니 보카치오와 보들레르를 읽기 시작해 간디와 네루, 니체와 프로이트 잭런던과 쥘베른, 카프카와 사르트르, 네루다와 아나톨 프랑스에 이르는 다방면의 독서에 심취했다고 한다.16세에 자본을 읽었고, 아내 일다가데아와의 사랑은 서로 책을 바꾸어 보는 것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일다가 빌려준 크로폿킨,마오쩌둥의 책에 빠져들었고, 토론했다고 한다. 게바라는 문학도 사랑해서 로르카,보르헤스,랭보,아폴리네르의 책도 읽었다고 한다. 지나치다. 용비어천가가 아닐까 의심이 들지만,독서하는 혁명가는 꽤 멋있지 않은가. 결정론이 지배하는 삶속에서, 끊임없는 자기재생산만이 남은 인생에서 독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자기혁명의 무기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