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을 당할 때마다 도랑에 빠진 기분이 든다면 어떻게 하루를 살아낼 수 있겠는가. 살다보면 필요한 곳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법을 터득하기 마련이었다 - P41

모두가 외면하고 묵인한다면 모두가 한패라는 뜻이었다. 만약 그가 외면하고 묵인한다면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공범이었다. 그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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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21년에는 하루키 소설을 다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예전 책부터 순서대로 보고 있다. 이책이 3번째 소설인데, 양을 쫓는 모험도 지금까지 3번째 읽는 중.(러시아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결국 그녀가 나에게서 찾던 것은 다정함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지금도 기분이 묘해지고 어쩌다 공중에 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벽에 손을 짚은 것처럼 슬퍼진다.

진짜 말하고 싶은건 제대로 말할수 없는 법인가봐 - P25

마치 태어났을 때도 혼자였고 계속 외톨이었으며, 앞으로도 외톨이일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 P42

우연성 같은 것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할수 있다. 이미 일어나 버린 일은 명확하게 일어나 버린 일이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은 아직 명확하게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 P77

그 이후로 나에게 거리란 없다. 내가 돌아올 수 있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마음속으로부터 안심이 되었다. 이제는 아무도 나를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제는 아무도 나를 찾지 않고 아무도 내가 찾길 원하지 않는다 - P134

어떤 러시아 작가가 "성격은 조금씩 변하지만 평범함이라는 것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라고 한 적이 있었다. 러시아인은 가끔 아주 재치있는 말을 한다. 겨울 동안에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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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1-11 0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루키가 이 책에서 언급한 작가 도끼옹~^^

새파랑 2021-11-11 08:07   좋아요 1 | URL
아 ㅋ 역시 그 작가가 그작가였군요 ^^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은 두번째다. 북플의 추천과 표지와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읽기 시작한 책. 멋진 문장이 너무 많다. 일상이 바쁘더라도 하루에 책 100p는 읽으려고 노력중이다.




나를 줄곧 떠나지 않는 갑갑함과 아릿함, 이 낯선 감정에 나는 망설이다가 슬픔이라는 아름답고도 묵직한 이름을 붙인다. - P11

모래폭포가 시간처럼 모습을 감추고 있다고, 그건 한가로운 생각이라고, 한가로운 생각을 하는 건 기분좋은 일이라고 느꼈다. - P14

상대를 기쁘게 하는 것 말고 우리가 대체 무엇을 추구해야 한단 말인가? - P15

삶에는 작동하지 않는 시간, 논리와 맥락이 닿지 않는 때, 일상적인 좋은 감정 같은 것들이 있음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 P33

나는 그것을 행운의 부적으로 삼기로 마음먹고 여름내내 지니고 다니기로 했다. 내가 다른 것들은 모두 잃어버리는데 어째서 그것만큼은 잃어버리지 않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지금 내 손안에 있는 조가바, 체온으로 데워진 그 분홍색 조가비는 나를 울고 싶게 만든다. - P42

넌 사랑을 너무 단순한 걸로 생각해. 사랑이란 하나하나 동떨어진 감각의 연속이 아니란다.

그건 다른거야. 지속적인 애정, 다정함, 그리움이 있지....지금 너로서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 P47

그 생활에는 생각할 자유, 잘못생각할 자유, 생각을 거의 하지 않을 자유, 스스로 내삶을 선택하고 나를 나 자신으로 선택할 자유가 있었다 - P80

해결책 같은 건 없어요. 이건 그저 한 사람이 누군가에게 열광하고 그 영향을 받아서 벌어진 일일 뿐이에요. 거기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 P109

내 불완전한 기억과 경박한 성향에 맞서 싸우는 대신 오히려 그것들에 의지해야 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의지할 것이 있다는 사실에 기쁘기는 커녕 그 존재조차 인정하고 싶지 않다 - P167

나는 어둠속에서 아주 나직하게 아주 오랫동안 그 이름을 부른다. 그러면 내 안에서 무엇인가가 솟아오른다. 나는 두 눈을감은 채 이름을 불러 그것을 맞으며 인사를 건넨다. 슬픔이여 안녕~★ - P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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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에는 서로 모순되는 두가지 감정이 있다. 물론 타인의 불행에 동정하지 않는 자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 그 사람이 그 불행을 어찌어찌 빠져나오게 되면 이번에는 이쪽에서 뭔가 부족한 듯한 심정이 된다. 조금 과장해 보자면, 다시 한 번 그 사람을 같은 불행에 빠뜨려 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든다. 그리하여 어느 틈엔가 소극적이기는 해도, 그 사람에 대해 일종의 적의를 품게 되는 것이다. - P16

인간은 간혹 충족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욕망을 위해 일생을 바쳐 버리기도 한다. 그것을 어리석다고 비웃는 자는 필경, 인생에 대한 방관자에 불과할 것이다. - P26

아무래도 이렇게 쉽사리 마죽을 실컷 먹는 꿈이 현실로 이루어져서야 지금까지 몇 년씩이나 참아 온 것이 너무나 부질없는 고생이 되어 버린다. - P41

"죽는 것이 기뻐요. 안됐다고 생각은 하면서도.....그래도 나는 기쁘다고요. 기뻐해서는 안되는 걸까요?"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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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전부터 읽어야지 생각했다가 읽었다. 짧은 분량이지만 인상깊은 문장은 여운을 길게 남긴다. 한번읽고 바로 다시 읽었다.
‘잊혀짐으로써 잊음으로써 망각하면서 나를 찾는 긴 여정‘

이리하여 방데의 춥고 증오에 찬 어느 날 밤, 교회 당국은 베트남에 복음을 전하러 떠난 프랑스 성직자들을 영원히 잊어버리게 되었다. - P90

버림 받았다는 느낌을 가눌 수 없었다. - P112

도미니크와 카트린은 자신들이 모든 이에게서 잊혔음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내면의 공허가 점점 더 넓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외롭고 지쳐 있었다. - P119

생각이 새어나가고 머릿속이 텅 비어 있었다. 그들은 망각을 택했었고 그 속에서 무한히 존재하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 P138

하나밖에 없는 십자가를 보자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곳에 그들이 와서 살았다는 사실 자체가 잘 믿어지지 않았다. 군종신부는 경계심을 느낀 나머지 그 십자가를 부러뜨렸다. 잊어버릴 필요가 있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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