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고 이렇게 여운이 남는 책을 오랜만에 읽은것 같다. 정말 좋다.

나는 칼라지의 그 멍한 표정을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그는 나를 못 본 척하지 않았다. 그를 못 본 척하는 내 모습을 못 본 척하고 있었다. 그는 나를 자유롭게 놓아주고 있었다. - P319
나는 심지어 내 환상 속의 파리에 넌덜머리가 났고, 내가 쌓은 장벽에, 내가 가면을 쓰고 있다는 생각에, 내 진짜 얼굴에 대한 갈망에, 내가 불화하는 것은 가면이 아니라 내 진짜 얼굴이라는 생각에 넌덜머리가 났으며, 사실은 내 진짜 얼굴이란 지금도 앞으로도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넌덜머리가 났다. 내가 어느 누구도, 그 무엇도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넌덜머리가 났다. - P332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하고 싶었던 것은 눈물의 작 별이었다는 끔찍한 사실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나는 그가 우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내가 울고 싶지도 않았다. 포옹도 싫었고, 야단스러운 약속도 싫었고, 슬픔을 과장하는 피상적인 말도, 비참한 기분도 싫었다. 깨끗하고 태연하게 작별하고 싶었다. 나는 완전히 구제불능으로 가식적인 인간이었다. - P372
그가 떠나고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내 안에서 옥신각신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나는 그를 발견하는 일이 결코 없기를 바라면서도 끝까지 그를 찾고 싶어했다. 매사추세츠 대로를 달리고 있거나 브래틀 거리에 주차된 그의 택시를 보면 더 이상 대면하고 싶지 않은 다양한 감정과 의문들이 내 마음속에서 되살아났다 - P381
우리가 차에 올랐을 때, 그가 나를 집까지 태워다주었을 때, 혹은 어느 날 밤늦게 브루클린에 사는 여자와 자고 싶어 안달이 난 나를 브루클린까지 태워 주었을 때, 나는 항상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언젠가는, 어쩌면 케임브리지를 떠나기 몇 주 전에라도 그의 택시를 부를 생각이었다. 그러나 나는 항상 그걸 잊었다. 그리고 그 택시는 사라졌다. 그리고 나도 사라졌다. - P382
자네가 날 찾아내서 정말 다행이야. 난 잘 지내, 딸이 둘 있지. 좋은 추억을 갖고 있고, 사랑해..
나도 당신을 사랑해요. - P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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