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드캥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고, 아무것도 알지 못 했다. 그는 수확이라는 열병에 걸려 있었다. 무르익은 이삭들이 떨어질 때마다 마음은 요동치고, 머리는 불타오르며, 심장은 벌떡거리고, 살이 털리는, 땅에 대한 열정 때문에 매년 앓게 되는 특별한 열병이었다. - P397
그는 급히 몸을 일으켰고, 인간의 씨는 그렇게 방향이 틀어지고 어긋나면서 영근 밀 속으로, 결코 거부하는 법 없이 모든 씨들에게 허리를 내주는 영원한 번식의 땅 위로 떨어졌다. - P308
암소가 더 빨리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녀가 암소를 따라 잡을 정도로 다시 산통이 오다니, 이런 고약한 불운이 어디 있나! 둘이 동시에 새끼를 낳을 운명을 피할 수 없으리라는 게 분명해 보였다. 그녀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고, 그녀와 남편 사이에 언쟁이 붙었다. 하여간, 제기랄! 도대체 왜 잡아당겨가지고? 다른 자루가 너와 무슨 상관이라고? 우선 자기 자루나 비웠어야지! 그녀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나머지 욕설로 답했다. 추잡한 놈! 개자식! 그가 그녀의 자루를 채우지 않았더라면, 그 자루 때문에 이렇게까지 힘들진 않았을 텐데! - P322
프랑수아즈가 침대 발치 어두운 구석에 놓인 매트 위에 꿇어앉자, 내내 아무 말이 없던 뷔토가 갑자기 뒤로 다가와 그녀를 쓰러뜨리려 했다. 뒤돌아본 그녀는 긴장한 그의 붉은 얼굴을 보고 바로 알아차렸다. 그 생각이 그를 다시 엄습했고, 그는 그녀를 갖겠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내 바로 옆에서, 마음이 전혀 동하지 않을 그런 일이 있고 난 다음인데도 그녀를 갑자기 원하는 것을 보면, 그 생각에 매우 강하게 사로잡혀 있는 게 분명했다. 그녀가 밀쳤고, 그가 넘어졌다. 숨소리만 거칠게 들리는 말없는 싸움이 시작되었다. - P332
그들 모두 그의 말에 귀기울이면서도, 분노하고 벌주는 하느님을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는 실리적인 사람들답게 마음속으로는 아무런 동요도 느끼지 않았다. 악마라는 생각이 벌써부터 우습게 들리는 판에, 바람, 우박, 천둥이 복수하는 주인의 손에 달렸다고 더이상 믿지 않는 판에, 두려워 떨고 납작 엎드려 용서를 구하는 일이 무슨 소용이 있담. 그건 분명히 한가한 시절 이야기지. 지금 제일 강한 이 나라의 공권력을 존경하는 게 더 낫지. -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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