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키의 문학에 대한 철학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확실히는 모르나 옛날에 시호다의 아가씨가 몸을 던졌을 때부터 있었습니다."
"모르긴 해도 상당히 오래전 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건 나리께만 드리는 말씀인데요, 시호다 댁에는 대대로 미치광이가 나옵니다." - P140
녹색의 가지 사이로 비치는 석양을 등지고 저물어가는 늦봄이 검푸른 바위를 채색하고 있는 가운데 선명하게 떠오른 여인의 얼굴은.....… 꽃 아래에서 나를 놀라게 하고, 환영으로 나를 놀라게 하고, 후리소데로 나를 놀라게 하고, 목욕탕에서 나를 놀라게 한 그 여인의 얼굴이다. - P143
세상에는 혼자만의 수수한 삶을 사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내세에 환생하면 아마 명자나무가 될 것이다. 나도 명자나무가 되고 싶다. - P166
갈색의 빛바랜 중절모 아래로 텁수룩한 수염의 산적이 이별을 아쉬워하며 고개를 내밀었다. 그때 나미 씨와 산적은 엉겁결에 마주보았다. 쇠바퀴는 덜커덕덜커덕 돌아간다. 산적의 얼굴은 곧바로 사라졌다. 나미 씨는 망연히 떠나는 기차를 바라본다. 그 망연함 속에는 신기하게도 지금껏 느껴본 적이 없는 ‘연민‘이 가득 떠 있다.
"그거예요! 그거! 그게 나오면 그림이 됩니다."
나는 나미 씨의 어깨를 두드리며 조그만 소리로 말했다. 내 가슴속의 화면은 바로 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진 것이다. - 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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