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은 좋다.


말쑥함, 우아함. 소년의 미학은 이것뿐이었습니다. 아니 삶 그 자체이며 인생의 목적이 오로지 이것뿐이었습니다. - P13

나는 남을 대할 때, 모든 것을 숨기거나 모든 것을 털어놓거나, 둘 중 하나였다. 우리는 모든 것을 털어놓고 이야기했다. - P19

강이라는 것은 바다로 흘러들어가기 직전에 이상하게도 주저하며 역류하는 것처럼 흐름이 느려진다. 나는 그 늦은 흐름을 보고 망연자실했다. 같잖은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나의 청춘도 강에서 바다로 흘러들어가기 직전이었다고나 할까! - P20

"자만에 빠져서는 안돼. 이와키 산이 멋져 보이는 것은 이와키 산 주위에 높은 산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지방에 가봐, 저 정도 산은 흔하다. 주위에 높은 산이 없기 때문에 저렇게 거룩하게 보이는 것이다. 자만에 빠져서는 안 돼" - P29

어른이라는 것은 외로운 것이다. 사랑하고 있어도 조심하며 남처럼 행동해야 한다. 왜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될까? 그 답은 간단하다. 보기 좋게 배신당해서 큰 창피를 당한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사람을 믿을 수가 없다는 발견은 청년에서 어른으로 가는 첫걸음이다. 어른이란 배반당한 청년의 모습이다. - P43

어떤 때 술이 필요할까? 친구와 옛정을 이야기할 때 불행히도 청운의 꿈 이루지 못하고 백발성성한 모습에 서로 돌라고 20년 전에 헤어져 떠돌다 3천 리 밖에서 만나 지금 한 잔 술이 없으면 무엇으로 평생을 이야기할 수 있으리오. - P47

남의 단점을 들어 나의 장점으로 하지 마라. 남을 비방하며 나를 자랑하는 것은 매우 천박하다. - P60

아무래도 용모에 자신이 없으면 이런 사소한 일에도 끙끙거리게 된다. 용모뿐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가장 결여되어 있는 것은 자신 인지도 모른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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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12-02 0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자이 오사무의 좋은 문장도 만나야 하는데.... 저에겐 항상 10월 11월이 책읽기가 가장 안되는 달이네요. 가장 바쁜 때이기도 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이기도 한듯해요. 이제 12월이라서 좋네요. 다시 책과 함께.... ^^

새파랑 2021-12-02 08:49   좋아요 2 | URL
‘어른이란 배반당한 청년의 모습이다‘ 이 문장 왠지 오사무가 하니까 확 공감이 되더라구요 ^^
12월에는 책 많이 만나세요~!!

페크pek0501 2021-12-02 13: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사무의 <사양>도 좋았어요.
뽑아 주신 글 읽으니 문장이 참 좋네요. ^^

새파랑 2021-12-02 14:58   좋아요 2 | URL
저도 사양 좋아해요 ㅋ 다지이 오사무도 정말 글을 잘쓰더라구요^^

서니데이 2021-12-02 22: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에 문학동네에서 나온 일본 작가 책들 사려고 장바구니에 담았던 적이 있어요.
이 책도 사려고 했는데, ... 그리고 몇 년 지났네요.
새파랑님, 따뜻하고 좋은 밤 되세요.^^

새파랑 2021-12-03 07:05   좋아요 1 | URL
어제는 모임이 있어서 책도 별로 못읽고 잤네요 😅 이제 주말인데 즐겁게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