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갑자기 일이 생겨서 중간에 읽기를 중단했는데 재미있다.누군가에게 편지나 이메일을 쓰고 싶어진다.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드는 거, 그게 그렇게 중요합니까?
예, 아주아주 중요해요, 도덕군자님, 적어도 저에게는요. 저는 1) 제가 남의 마음에 드는 걸 좋아하고, 2) 누가 제 마음에 드는 걸 좋아해요.
당신이 3) 당신 자신을 마음에 들어하는 것, 이것만으로는 안됩니까? - P61
그러니까 제 생각을 자주 하신다는 말씀이죠? 다행이네요. 저역시 당신 생각을 자주 해요, 레오. 어쩌면 우린 정말로 만나서는 안 될지도 모르겠어요. 좋은 꿈 꾸세요! - P63
안녕, 레오. 늦은 시각에 귀찮게 해서 미안한데요, 혹시 지금 컴퓨터 앞에 계세요? 레드와인 한잔 할까요? 물론 각자 마시는 거지만, 사실 전 벌써 세 잔째예요. - P63
이곳은 우리 둘만을 위한 공간으로 남겨둡시다. 우리 두 사람 가운데 하나가 죽거나 서로에 대한 관심을 잃게 되는 날(제가 먼저 그럴 일은 없으리라 봅니다만)까지 이렇게 관계를 유지하기로 해요. 아름다운 봄날, 한껏 즐기세요. - P66
예, 좋습니다! 하지만 세시 정각에 들어갔다 다섯시 정각에 나오지는 말기로 해요. 그리고 계속 누구를 찾는 티가 나게 두리번거리지도 말고요. 아무튼 자기가 드러나도록 눈에 띄는 행동은 하지 말자고요. 저를 발견했다고 흥분해서 저에게 다가와 ‘당신이 레오 라이케죠. 맞죠?‘ 하고 묻지도 말고요. 서로를 못알아볼 수도 있으니, 서로에게 알아보지 못할 기회‘도 줘야 합니다. 아셨죠? - P76
저는 저의 에미 로트너를 현실에서 뒤쫓게나 아쉬워하는 것보다 머릿속(내지는 컴퓨터 모니터 속)에서 그려보는 게 더 좋습니다. - P100
1) 나를 직접 만나고 싶어요? - 물론이죠. 당신을 직접 만나고 싶어요. 간접보다는 직접이 낫지 않나요? 2) 왜죠? - 그건 우리가 만나보고 난 다음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3) 그 결과가 어떻게 될까요? — 될 대로 되겠죠. 될 대로 되지 않을 거라면 될 대로 되지 않을 테고요. 그러니까 어차피 되어야할 대로 되게 되어 있어요. 4) 당신 남편이 그걸 알면요? -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알아야 알 수 있겠죠. - P112
저는 누구에게 동정 받는 걸 견디지 못합니다. 차라리 제가 누구를 동정하는 게 낫죠(나 자신을 동정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건 저 혼자만의 일이니까요). - P127
에미, 저는 제 안의 ‘제2의 목소리‘를, 에미를 잃는 게 두렵습니다. 그 목소리를 간직하고 싶습니다. 그 목소리를 조심스럽게 대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이미 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당신의 레오 - P134
우웩! 오늘은 당신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저도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
이럴 땐 다시 당신이 마음에 드는군요!
고마워요. - P139
그런데 레오, 당신을 대할 때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꾸밈없이 드러내는 게 조금도 망설여지지 않아요. 당신에게 이건 기대해도 된다. 이건 안 된다, 그런 걸 깊이 생각하지 않아요. 그냥거리낌 없이 저돌적으로 글을 쓰는 거죠. 저는 그게 너무 좋아요! 사실 이건 다 당신 덕이에요, 레오. 그래서 당신은 포기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어요. 당신은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줘요.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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