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미성년 상권을 읽었다. 완전 난관에 난관인데, 궁금증을 남기고 끝나버렸네 ㅜㅜ

"무슨 일이 생겼나요?"
"아주 불쾌하고 성가신 일이 생겼어요! 당신이 이야기한 옆 방의 그 젊은 여자가 자기 방에서 목믈 맸어요" - P302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던 데에는 사모바르의 역할이 컸다. 일반적으로 사모바르란 바로 이러한 재난과 불행한 일이 일어났을 때, 특히 전혀 예상치 못한 기묘한 일이 발생했을 때 더욱더 사람들에게 필요해지는 러시아 인의 필수 살림 도구이다.
(역시 러시아는 사모바르와 보드카~!!)
- P303
저 스스로는 지금까지 그래도 아직은 동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지지 않았고, 이 시대의 젊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자부해 왔습니다. 그런데 우리같이 늙은 사람들은 제대로 성숙한 판단을 할 겨를도 없이 그만 늙어버리는가 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바로 어제까지 자신이 그렇게 사고했다는 이유 만으로, 이미 오래 전에 시대적 흐름에서 뒤쳐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자신이 젊은 세대와 호흡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시대나 지금이나 세대간의 소통은 불가능한 일이다.) - P319
만일 우리가 언젠가 서로를 비난하게 될 때, 서로에게 불만을 품게 되었을 때, 서로를 증오하거나 미워하게 될 때? 아니면 이 모든 것에 대해서 잊어버리게 될 때라도, 오늘 지금 이 순간의 느낌만은 영원히 잊지 말자는 게 제 조건이에요. 우리가 서로 손을 마주 잡고 밝게 웃으며 행복해 했던 오늘을 언제나 마음쇠에 간직하자고 약속해요.
(행복했던 순간을 잘 기억하자.) - P345
침묵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야. 그러면 아무런 위험도 없고, 또 아름답기도 하다는 것을 기억해 둬라. 침묵은 항상 아름다운 거야. 그리고 입을 다물고 있는 사람은 말하고 있는 사람보다 언제나 더 아름다운 거야
(차리리 침묵이 나을때도 있더라...) - P375
그래, 그렇다. 이 행복감 때문에 나는 주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도 전혀 모르고 그저 내 자신 속으로만 한없이 침잠하여 들어갔던 것이다. - P433
하지만 당신은 다만 저를 흔들어 놓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제 내면에 간직한 깨끗한 샘을 흐려 놓았을 뿐이에요! 그렇습니다. 저는 처량한 미성년자입니다. 제 자신도 무엇이 악이고 무엇이 선인지 전혀 분간하지 못하고 있어요. 만일 그때 당신이 제가 앞으로 취해야 할 방향에 대해 말해 주셨더라면, 저도 그 말을 따라 올바른 길로 접어들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당신은 그때 저를 당혹스럽게만 하셨어요.
(나는 단지 미성년자에 자의식만 강할 뿐이다...) - P467
이런 이야기를 당신에게 하고 나니, 왠지 제 마음속의 진실이 모두 다 더럽혀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역시 여성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말하지만, 여성 문제에 대해서는 제삼자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비밀을 털어놓을 만한 사람일지라도, 당사자의 심정을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아마 천사라도 이것만은 이해 못할 겁니다. 만일 상대방 여성을 존중한다면, 그 누구에게도 그런 말을 꺼내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자신을 존중한다면, 그 어떤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아야지요! 그걸 보면 저는 지금 제 자신을 존중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겁니다.
(남여 문제는 자신만이 간직해야 한다. 입밖으로 내면 그걸로 의미는 사라진다.) - P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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