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기념 도선생님의 마지막 완독작품 <미성년> 읽기 시작~!! 아직 이야기는 시작도 하지 않앟다~!






그들은 집 안 여기저기에 같이 숨기도 했고, 계단 위에서  서로를 기다리기도 했으며, 누군가 우연히 그들 곁을 지나가면 낯을 붉히며 튀는 공처럼 소스라쳐 물러나기도 했다. 처음에는 주인과 하인으로 시작된 그들의 관계였지만, 차차 상황이 묘하게 전개뎌어 흘러가는 방향이 전혀 이치에 닿지도 않았고, 너무도 애매해서 이해할 수도 없는 형편이 되었다. - P25

그것이 파멸의 길이라는 사실을 어머니도 분명히 알고 있었으리라고 나는 믿는다. 그러나 그 길을 걷고 있을 때, 어머니는 자신의 파멸 같은 것은 전혀 안중에 없었다. 분명히 그 길이 파멸로 가는 것인 줄 알면서도, 그녀는 그곳으로 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었다. - P27

가슴 속에서 내가 그를 증오했는지 혹은 사랑했는지 한마디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그의 존재는 항상 내 삶의 모든 계획과 나의 온 미래를 에워사고 있었다. 그에 관한 상상은 아주 자연스럽게 내 가슴속에 자리하게 되었으며, 해를 거듭함에 따라 내 마음속어서 더욱더 그 비중이 커갔다. - P34

일을 한 대가라고는 하지만, 누군가에게 돈을 청구한다는 것은, 특히 양심 한구석에서 자기기 그것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여겨지지 않으면, 아주 어쭙잖은 기분을 느끼게 마련이다. - P48

어쩌면 내가 이런 것을 쓰는 것이 별로 바람직한 일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말로 표현되지 못하고 가슴속에 남아 있는 것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생각을 말로 다 표현할 수만 있다면~!!) - P79

생각이란, 그것이 좋지 못한 것일지라도 머릿속에 있는 동안은 항상 그윽하고 깊은 맛이 있지만, 일단 말로 표현되고 나면 훨씬 더 산만해 보이고 또한 대수롭지 않아 보인다.

(도선생님 작품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는게, 사람의 생각을 글로 집요하고 정확에 가깝게 표현하기 때문이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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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9-19 0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드디어
마지막 작품!!

추석 연휴 동안 새파랑님 도선생 작품 완독! 🖐
열책 미니 미니 세트 완독 🖐

안구 휴식을 위해 달구경 필수!

ʕ ̳• · • ̳ʔ
/ づ🌖 =͟͟͞͞🌖

새파랑 2021-09-19 06:52   좋아요 1 | URL
이 책 좀 두껍네요 😅 열린세트는 좀 힘들거 같아요 ㅎㅎ

Jeremy 2021-09-19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더 이상 영어로 번역된 Fyodor Dostoevsky 의 종이책을 사는게 무의미해져서
그냥 읽을 수 있는 Public Domain 을 뒤져보니
Index of the Project Gutenberg Works of Fyodor Dostoevsky,
색인 사전을 만들 정도로 제가 모르던 작품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이제 곧 Dostoevsky 라는 문학의 거대산맥 등정을 끝내실 새파랑님께 엄지 척!

새파랑 2021-09-19 14:50   좋아요 1 | URL
jeremy 님께서 모르는 작품도 있다니 놀랍네요 ^^ 저도 다 읽었다고 하는데 국내 번역 기준이어서 다 읽은게 맞는지 모르겠어요 😅

서니데이 2021-09-19 2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선생님의 책도 바깥의 달빛 색이네요.
새파랑님,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즐거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새파랑 2021-09-19 23:02   좋아요 1 | URL
오늘은 독서 대신 먹고만(?) 있네요 ^^ 보름달 잘 찾아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