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가 근친상간 이어서 좀 읽기 불편할지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문체가 통통 튀는 느낌을 받았다.
오타도 하나 발견~!!
대머리수리 -> 대머리독수리
한줄 알았으나 오타가 아니었다는😅
대머리수리가 맞는 표현입니다~!!

미키에게 수많은 언어를 붙여 독자 앞으로 끌어내려는 소설가에게 저주 있으라. 나는 차라리 미키를 투명하게 만들어 독자 앞에서 지워버리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고 싶다. 어쨋든 미키는 보이지 않아도 좋다. 그곳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만 믿어주면 되는 거다. - P8
나는 미키를 욕망하고 있었던 걸까? 알몸으로 내 눈 속을 헤엄치고 있는 미키는 나를 슬프게 만들었다. 슬픔은 적당한 낱말이 아니지만 어쨌든 미키는 나의 내장을 간질이기도 하고 잡아당기기도 하는 것 같은 방식으로 나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 그것은 성적 만족을 위한 수단으로 내 주의를 끌었다기보다는 인식의 대상으로서 나를 도발하고 있었다. - P10
그건 아마, 인간이 결코 그 이유를 알 수 없으니 나쁜 짓인 거겠죠. 이해하기 어려운 금지가 곧 규정인 것이고, 그렇게 금지되어 있는 것이 악이라고 이름 붙는 거겠죠? - P132
이전에 나는 미키에 대한 사랑을, 미국행이 실현되느냐 아니냐로 정하려 했었는데, 이번엔 미국에 가느냐 마느냐를 미키의 나에 대한 사랑으로 정하려 하고 있었던 셈이다. 나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 P229
나는 천천히 죽어가고 있었다. 마치 괴저에라도 걸린 것처럼 나는 미키 안에서 녹아 없어졌다. 이것이 우리의 결혼을 의미했다. 질 나쁜 농담처럼 말하자면, 정신병원으로 도망쳐 들어가는 대신 미키는 결혼 속에 자신의 주검을 유기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 나에게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을 나는 깨달았다. 요컨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 일도, 밤이 끝나고, 해가 떠오르겠지.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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