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권 읽기 시작. 표지도 파랑색~!!














마차가 드나드는 대문이 열릴 때마다 대문의 흔들림이 마음속까지 길게 퍼져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마음이 가라앉곤 했다. 알지도 못하는 연극배우를 보려고 배우들이 나오는 문 앞에서 ‘오랫동안 서서 진을 치는‘극성팬들이나, 감옥 혹은 궁정 안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릴 때마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죄수나 위인에게 욕을 퍼붓거나 갈채를 보내려고 기다르는 격노한 또는 심취한 군중도, 그때 이 귀부인의 출현을 기다리면서 내가 느꼈던 감동은 느끼지 못했으리라.

(또 한번 사랑에 빠진 나의 감정....) - P96

‘이름‘이, 우리가 그 이름에 불어넣는 낯선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현실의 장소를 가리켜 그 미지의 것과 현실의 장소를 확인해야 하는 나이에 이르면, 우리는 도시가 담을 수 없지만 그 이름과 분리될 수 없는 영혼을 찾아 떠나야 한다. 그때 이름은 우의적인 그림에서처럼 도시나 강에만 개별성을 부여하는 게 아니라 물리적인 세계, 그리고 사회적인 세계마저 차이로 아롱지게 하면서 경이로운 사람들로 가득 채운다. - P18

나의 첫 유년 시절은 이미 내 안이 아닌 내 밖에 있으며, 태어나기 전의 일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그러나 나중에 내 안에서 지속되는 이름이 연이어 일고여덟 가지 서로 다른 모습을 띠는 것을 발견한다. 첫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다. 즉 내 꿈은 점차 현실 때문에 더 이상 자리를 지킬 수 없어 포기해야 했고, 그래서 조금 더 뒤쪽에서 새로이 방어 진지를 구축하다가 끝내는 더 뒤쪽으로 물러가야 했다.

(처음이 가장 아름답다. 이후는 뒷쪽으로 물러나야 했고.) - P21

게르망트 부인의 반짝거리는 미소와 더불어 그 미소가 내 마음속에 불러일으킨 부드러움의 감각도 되살아나는 듯했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정확히 모르면서 나는 그 미소와 감각을 오래전부터 내가 품어 왔던 낭만적인 관념들 옆에, 또 알베르틴의 냉담한 태도와 지젤의 때 이른 출발과 그전에는 고의로 질질 끌어 왔던 질베르트와의 결별로 내 마음속에서 사라져 버린 그런 낭만적인 관념들 옆에 나란히 놓으려 했다.

(지금까지 나의 사랑의 역사 정리....) - P98

추억에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추억을 간직하는 행운을 가졌던 이런 짧은 시간 동안 추억은 정말로 매혹적이었으리라. 왜냐하면 그런 시간에는 내 사랑의 관념이 서두르거나 지치는 일이 없이, 어떤 필요나 고뇌의 흔적도 없이 언제나 여전히 자유롭게 추억 쪽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의도하지 않게 떠오르는 추억이 좋은거라 생각한다.) - P99

프랑수아즈는, 인간이란 내가 생각했듯이 장점이나 결점과 계획, 우리에 대한 견해를 가진 명료한 부동의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결코 꿰뚫고 들어갈 수 없고 직접적으로 인식할 수도 없는 그림자이며, 이런 주제에 대해 말과 행위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 내는 믿음은 각각 서로에게 불충분한 데다가 모순투성이 지식만을 제공할 뿐이며, 우리는 이런 증오와 사랑이 번득이는 그림자를 마치 진실인 양 번갈아 상상한다는 것을 내게 가르쳐 준 최초의 인간이었다.

(인간의 정의를 이렇게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 P109

나는 멀리서 펼쳐지는 차가운 깊은 밤, 이따금 들리는 기차 기적소리가 이곳에 있는 기쁨을 더 생생하게 해 주고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다행히도 이곳 젊은이들이 검을 차고 돌아가갸 할 시간이 아직 멀었음을 알려 주는 그러 밤 뿐만 아니라, 거의가 게르망트 부인의 추억과 관계된 걱정거리였지만 또한 외적인 걱정거리로부터도, 친구들의 친절이 보태져서 그 깊이가 더해진 생루의 친절함과 작은 식당의 열기, 우리에게 제공된 음식의 섬세한 맛 덕분에, 멀리 떨어져 있는 듯 느꼈다. - P189

사랑에 빠진 사람은, 자신은 소유하지만 남들은 모르는 특권은, 그것이 아무리 사소할지라도, 마치 이단자나 혜택받지 못한 자들이 으례 그렇듯이, 모두 사랑하는 여인에게 누설하고 싶어 한다. 여인이 그 특권을 몰라주는 걸 괴로워하면서, 또 그 특권이 결코 눈에 띄지 않는 까닭에, 어쩌면 우리에 대한 그녀 의견에 남들은 모르는 이점의 가능성을 덧붙였는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려고 애쓴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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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6-08 20: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색감이 예쁘네요! 소장가치 뿜뿜ㅋㅋㅋ

새파랑 2021-06-08 20:58   좋아요 2 | URL
이 책들 모아놓으면 그림같아 보여요^^ 전 겉표지 손상될까봐 표지를 벗겨놓고 읽어요 ㅎㅎ 그러다가 가끔 잊어버림...5권은 시작부터 재미있네요~!

희선 2021-06-09 02: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바로 5권 시작하셨군요 처음부터 재미있다니, 끝까지 재미있게 보세요


희선

새파랑 2021-06-09 07:10   좋아요 3 | URL
책읽을 저녁시간이 기다려 지네요 ^^

scott 2021-06-09 12: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5권!
새파랑님은 분명
눈의 피로를 못느끼시는
북플계의 다이아몬도!
(*☻-☻*)

새파랑 2021-06-09 12:14   좋아요 2 | URL
다이아몬드는 스콧님 아니신가요? ㅎㅎ 저번에 어떤분이 명명해 주신걸로 아는데 ^^

미미 2021-06-09 13:42   좋아요 2 | URL
(빼꼼)🙄북플박사 다이아몬드 스콧님! 새파랑님은 블루블루한 사파이어!ㅋㅋㅋㅋ

scott 2021-06-09 13:48   좋아요 2 | URL
빼꼼~✌️ ̆̈
미미님은 북플계의
에메랄도 !
🪁

미미 2021-06-09 13:59   좋아요 2 | URL
에메랄드 내꺼~헤헤♡

새파랑 2021-06-09 14:10   좋아요 2 | URL
ㅋ 이거 까먹지 말고 잘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