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시작~!! 다 읽을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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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제 얼마 안남았는 정말 좋다. 이런 문장들, 이런 감정들을 어떻게 글로 쓸 수 있는 걸까...







우리 누구나자신의 말이나 동작이 어느 정도까지 타인에게 보이는지를 정확히 계산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중요성을 지나치게 과장할까 봐 두려워서, 또 타인에 의해 형성된 추억이 그들이 사는 동안 차지하게 될 부분을 지나치게 큰 비율로 확대하면서, 우리는 우리 말이나 태도의 부차적인 부분들이 거의 상대방의 의식 속으로 뚫고 들어가지 못할 거라고 상상하는데, 하물며 우리가 함께 대화를 나눈 사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으리라고는 더더욱 상상하지 못한다.

(타인에게 기억되는 건 쉽지 않다.) - P96

아버지는 두가지 무서운 의혹을 내 마음속에 심어 넣었다 첫번째는 내 삶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게다가 뒤이어 올 삶도 지나온 삶과 별로 다르지 않을 거라는 의혹이었다. 두번째는 내가 ‘시간‘ 밖에 있지 않고 소설 속 인물처럼 시간의 법칙에 종속되나는 점이었다.

(아버지 완전 현명하시네...) - P104

삶의 시간도 이와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런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하려고 소설가는 시곗바늘의 움직임을 미칠 듯이 가속화하여 독자로 하여금 이 초 동안 십 년이나 이십 년, 삼십 년을 뛰어넘게 힌다. 페이지 첫 머리에서 우리는 희망으로 가득한 연인과 해어졌지만, 다음페이지 끝에 가면 양로원 안뜰에서 일상의 산책을 힘겹게 마치고 과거를 망각한 채 사람들이 건네는 말에 겨우 대답하는 여든 살 연인과 만난다.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 다른 삶의 체험.) - P104

내 마음이 내 마음을 채워 주지 못하는 주변 세계의 쇄신을 열망한다면, 그건 바로 내 마음이 변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질베르트의 마음도 나보다 더 변할 이유가 없다는 걸 말해 준다고 그떄 나는 중얼거렸다. 이 새로운 우정도 옛 우정과 같다고 느꼈다. 마치 새로운 세월이 하나의 고랑에 의해 다른 세월에서 분리되지 못하든, 우리 욕망이 그 세월을 붙잡거나 변경할 수 없어 몰래 다른 이름으로 덮은 데 불과하다.

(이런 글을 쓴다는게 놀랍다.) - P114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볼 때의 저 탐색하고 불안해하며 요구가 많은 태도, 다음날 만남에 대한 희망을 줄지 혹은 빼앗가 갈지 모르는 말에 대한 기다림, 그 말이 말해질때가지 동시에 또는 번갈아 나타나는 기쁨과 절망의 상상, 이 모든 것은 살하는 사람 앞에서 우리 주의를 지나치게 동요하게 만들어 그 사람에 대한 어떤 선명한 이미지도 포착할 수 없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선명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 - P117

그러나 편지를 다 읽고 나서 나는 이 편지를 생각했고, 편지는 내 몽상의 대상이 되었고 또한 ‘코사 멘탈레‘가 되었으며, 그래서 오 분마다 다시 읽고 어느새 키스를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편지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제서야 비로소 나는 내 행복을 깨달았다.

(좋아하는 사람의 편지를 받았을 때의 기쁨은 엄청나다.) - P134

우리가 여러 대조적인 삶과 상황에서 사랑과 관계되는 사건에 대한 최선의 태도는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사건들은 피할 수 없는 뜻밖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합리적인 법칙이 아니라 오히려 마법의 법칙에 지배되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다소 합리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 P135

그러나 어느 날인가 그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오면, 아내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그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오면, 그때 그는 오랫동안 모욕받았던 자존심에 대한 복수를 위해 그의 무관심을, 드디어 진짜 무관심을 가차 없이 보여 주리라 맹세했건만, 이제 그 복수를 아마 위험 없이 실행할 수 있게 되자 더 이상 그 일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다는걸 보여주고 싶었던 욕망도 사랑과 함께 사라졌다.

(이게 바로 체념이라고 할 수 있겠다.) - P177

우리가 사귀었던 사람들, 예기치 않았던 첫 순간에 대한 추억, 우리가 들었던 말들, 이 모든 것들이 우리 의식의 통로를 가로막기 위해 저기 있으며, 또 상상력의 출구보다 기억의 출구를 더 많이 지배하여 우리 미래의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자유로운 형태보다는 회고적으로 우리 과거 쪽에 더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이제 우리는 이 모든 것들을 참조하지 않고는 더 이상 과거를 그려볼 수 조차 없었다.

(미래보다는 과거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사람은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이다.) - P198

모든 위대한 작가도 이와 마찬가지다. 이러한 작가들이 쓰는 문장의 아름다움은,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여인의 아름다움이 그러하듯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 아름다움은 그들이 생각하는 외적 대상에, 또 그들이 아직 표현하지 않은 대상에 관계되므로 창조이다. - P221

가장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이들은 가장 세련된 환경에서 살고 가장 재치 있는 화술과 가장 폭넓은 지식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갑자기 그들 자신만을 위해 살기를 멈추고 자신의 개성을 거울처럼 투명하게 만들어, 비록 현재의 삶이 사회적으로 또 어떤 점에서는 지적인 면에서조차 초라하다 할지라도 그 삶을 거울에 반영하는 자이다.

천재란 사물을 반영하는 능력에서 나오지 반영된 광경의 내적인 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훌륭한 작가의 정의에 완전 공감한다. 여기서 설명하는게 프루스트 자신이라 할 수 있다.) - P227

"그렇지만 이런 사랑이 위험한 것은 여인의 순종이 한순간 남자의 질투를 진정시키기는 하지만 동시에 그 질투를 더 까다롭게 만든다는 거죠. 정부를 더 잘 감시하기 위해 밤낮으로 불을 환히 비추고 죄수처럼 살게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일은 대게 비극으로 끝나는 법이죠."

(갇힌 여인을 암시하는 문장) - P244

"좋은 의사가 필요한 사람은 바로 우리 친구 스완이라네"

"그렇다네 창녀와 결혼한 남자가 아닌가. 그의 아내와 만남을 원치 않는 부인네들이나, 아내와 잠자리를 같이한 남자들의 뱀을 쉰 마리나 날마다 삼켜야 하는 모욕을 감수하고 있다네. 뱀들이 그의 입을 비트는 게 보이네, 어느 날 그가 집에 돌아고거든 한번 주목해서 보게나 누가 집에 있는지 보려고 눈썹을 찌푸리는 걸 볼 수 있을 테니."

(스완의 아픔? 그런데 스완과 스완 부이 앞에서는 잘하면서 뒤에서 그렇게 험담하는 것은 왜일까.) - P256

그런데 내가 열기 속에 기다렸던 내일은 광대한 외부 세계에 속하는 하루가 아니었다. 내일이라는 날이 지나가면 내 게으름과 내 내면의 방해물에 맞선 고통스러운 투쟁이 이십사 시간 더 연장될 뿐이었다.

(투쟁의 연장...오늘과 똑같은 내일은 정말 싫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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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6-03 2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3권 시작하셨나요.
사진 속에서 샤프로 그은 것 같은 연한 밑줄 자국을 보면서,
중요한 부분에 줄을 그었던 수험서 같았어요.
새파랑님, 좋은밤 되세요.^^

새파랑 2021-06-03 22:50   좋아요 2 | URL
수험생처럼 책읽는게 저의 특징입니다 ^^

scott 2021-06-04 00: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르셀옹의 이책은 어떤 구절은 하루를 마감하는 기도문 처럼 읽혀질떄가 있습니다.
[우리 삶에는 사랑하는 이들이 늘 소망하는 이런 기적이 곳곳에 뿌려져 있다.]

새파랑님 서재방에 야간 독서등 켜놓음
⋆ ☄︎.
·˚ * 🔭

새파랑 2021-06-04 07:50   좋아요 2 | URL
새벽 독서등으로 썼습니다^^ 이 책은 어느 부분을 펼쳐 읽어도 좋은거 같아요. 3권 너무 좋았어요 ㅜㅜ

초딩 2021-06-04 17: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앗ㅜㅜ 제 눈에 먼저 들어온건 스테들러 펜이요... 전 파란색이랑 그리고 좀 더 간지나는 검은색 이렇게 쓰고 있어요 ㅎㅎㅎ :-)

새파랑 2021-06-04 17:31   좋아요 2 | URL
저는 샤프나 연필을 씁니다 ㅋ 다 읽고 맘에 안들면 지우고 알라딘에 팔려고 ^^

초딩 2021-06-04 18:18   좋아요 0 | URL
아 스테들러 팬 홀더 중에 파란색인 아이요~ 그리고 거기 무슨 스페셜 에디션이라고 검은색이 있고요 ㅎㅎㅎ
심은 연필 파란색 빨간색 이렇게 쓰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