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실 비치에서 (영화 특별 한정판, 양장)
이언 매큐언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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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에서도 그랬지만 여성의 심리에 대한 묘사가 탁월한 남자 작가라는 생각이 이번에도 들었다. 어쩜 자신이 여성으로서 실제 겪은 것 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젊은 신혼부부의 신혼여행에서 있었던 일이 주요내용이다. 이 두 사람에 대한 정보를 주기 위한 회상이나 가족관계에 대한 설명 같은 것들이 이 부부의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고 하는 독자의 심리에 잘 적용되어 줄곧 이들 관계에 적극 개입하여 판단을 하려하는 내 모습을 보게된다. 이 둘은 과연 사랑했을까 부터 시작하여 누구의 탓일까로 넘어가게된다. 그런데 마지막에 화들짝 작가가 턱하니 들어와 이 둘은 사랑과 인내가 부족했다며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맺고 있는데에서 좀 놀랐다. 작가가 인물에 대해 판단을 내려버리다니… 대단한 작가라면 하지 않을 일을 해서 오히려 특별해 보이려나.
나는 작가의 생각과 좀 다르다.
그들이 충동적으로 한 이별이었든, 당시 사랑이 의심스러워 용서가 되지 않았든 솔직하게 당시 자신들의 생각을 말할 수 있었던 용기가 나는 좋았다. 본인의 생각에 충실했던 행동도 이해되고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플로렌스의 결혼여부가 나오지 않았지만 했어도 안 했어도 자신에게 충실한 좋은 삶이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솔직해서 뒷탈없고 자신의 원하던 음악적 꿈도 이룬 것을 보면 잘 한 선택이고 에드워드와의 추억은 그녀 삶에 양념 같은 것이리라.
에드워드의 노년을 작가는 무기력하고 심심 잔잔한 삶으로 그려내고 있지만 나름 자신의 본성대로 무절제하게도 살아보았고 취미활동을 업으로 삼아 큰 성공 위대한 인생까지 아니어도 평범하게 살 수 있었고 부모에게도 자식된 도리 다 해 가며 참 잘 살았구나 싶었다. 크게 안타깝지 않았다는 나의 생각이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의 생각들도 궁금해지는 그런 책이다. 특히 미혼의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함께 읽고 다른 사람들과 토론해 보면서 자신의 결혼관 인생관에 대해 정리를 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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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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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독성이 좋지 못해 읽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인간 전반에 걸친 심리를 이론과 사례를 통해 설명한 부분들이 좋았다. 사랑에 관한 것이지만 인간과 인간사이 관계를 말하고 있다. 그게 그건가 싶기도 하다. 대체로 옛날 책 치곤 큰 거리감 없었지만 한 두군데 동성애를 배제한 듯한 늬앙스가 있었다. 이들은 정신적인 사랑에 고통을 받고 결국 합일에 이르지 못한다는 내용. 그리고 의외로 50주년 기념판에 프롬의 말년 조수로 함께 했던 라이너 풍크의 글이 프롬의 삶을 통해 보여준 사랑의 기술 같은 것이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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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즐거움 (양장)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 / 김영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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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줄거움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도 이 책의 저자 히로나카 선생의 글을 읽다 보면 공부가 하고 싶어진다. 학문적 성취의 가능성이 있어 보이나 여러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딴 짓에 빠져있거나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해줄만 하다고 생각된다. 배움이라는 것이 도처에 있으며 누구에게서도 다 배울 점이 있다는 것, 배움 뿐 아니라 학문에서도 사회에서도 다양성의 중요함을 사례를 통해 알려주고 있으며 이 분의 성취에 큰 몫을 했다고 내가 생각하는 것은 사고하는 힘과 끈기있게 꾸준히 해 내는 일과 소박한 마음으로 겸손한 태도로 심도있게 다시 생각한다는 소심심고의 자세였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글로 적고 보니 일반적인 공부하는 자세처럼 밋밋해 보이지만 책을 읽는 동안 내게 많은 위로와 공감을 주었던 책이다. 끊임없이 자신의 가능성을 찾아 독자적인 인생의 보람을 창조하라고 하신 말씀이 지금 나에게 딱 맞는 말이라 마음 속에 꼭 간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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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덫에 가두면 - 2021 뉴베리상 대상 수상작 꿈꾸는돌 28
태 켈러 지음, 강나은 옮김 / 돌베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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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사는 한국인 할머니와 딸과 손녀로 이어지는 여성의 이야기이며 이민자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소녀의 성장이야기이면서 죽음을 맞이한 노년과 가족의 이야기이다. 이 모든 것을 한국의 신화와 전래동화를 모티브로 한 sf로 잘 버무려 놓았다. 최근 파칭코나 h마트에서 울다 같은 한국적 문화와 정서를 담은 소설들의 성공에 함께하는 소설이라는 느낌도 있고 호랑이나 간간히 등장하는 한국어 단어들이 외국인들에게 고스란히 우리의 것으로 전달될 것을 생각하니 뭔가 벅차오름도 있다. 책에서 릴리가 조아여라는 아시안 여자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스런 말이라든지, 언니와 엄마의 이름이 샘, 존 같은 남자이름인 것이 미국에서 갖는 여러 틀에서 벗어나고자 한 의도 같이 생각되었다.
차별과 가난, 시련을 견뎌낸 강인함으로 자신의 심장을 감추고 살아야 했던 할머니의 아픔을 한국적인 여러 요소들을 통해 손녀가 승화시킨 이야기는 따뜻하고 신비롭게 만들어 주었던 것 같다. 한국인 보다 외국인들에게 더 근사하게 다가갈 것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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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야기들은 무서웠고, 어떤 이야기들은 슬펐지만 두 여자아이는 자랑스럽다고느꼈어요. 제 가족의 이야기였으니까요. 자기 심장을 지키려 싸운수많은 세대, 수많은 여자들의 이야기였으니까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였으니까요.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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