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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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관통하는 단어로 “용기”를 말하고 싶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우리의 현실처럼 갖가지 불행을 가지고 살아간다. 생계의 어려움이나 가족간의 불화, 미래에 대한 불안처럼 크든 작든 우리네 일상이고 그게 인생이구나 싶다. 그 속에 용기있는 자의 말 한마디 따뜻한 호의들이 온기를 불어넣어 선한 영향력이 되고 세상을 아직은 살만한 곳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맨 처음 염여사가 독고씨에게 행한 호의가 가장 큰 용기였다고 생각한다. 역에서 쌈박질하고 술 마시는 노숙인이었던 독고씨에게 나라면 염여사와 같은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그 용기 덕에 독고씨가 변화하며 여러 사람들의 문제들을 풀어주는 해결사가 되고 잃어버린 자신도 찾았다고 생각한다. 그의 오지랖 넓은 소통 또한 용기에서 비롯되었고 노숙인 독고씨를 믿고 함께해 온 사람들에게도 그런 멋진 일들을 해 낼 수 있었던 그 시작엔 용기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새삼 우리에겐 아직 인류애가 남아 있다는 따뜻한 시선을 갖게 해 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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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얼마나 힘든데…"가 어른들이 하는 가장 흔한 레퍼토리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실은 힘든 세상에서 자식들이 발버둥 치며 고통을 겪는 모습을 보기가 힘든 당신들을 보호하고자 함이 더 우선입니다. 정말로 자식을 사랑하는 일은 끝까지 어떤 선택을 하든 함께 견디어 주는 것입니다. - P233

내가 제한 없이 부모에게 열어 놓으면, 부모가 원하는 바를 제한 없이 받아들이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부모가 되어 주지 않을까 하는 소유와 통제의 욕망이 뒤에 있습니다. 그것이 해소되지 않은 채로 성장했을 때 모든 인간관계에서 약자의 위치에 자신을 놓고 스스로도 알 수 없는 고통과 갈등을 반복하게 되겠지요.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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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무의식이 쏘아 올리는 충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따라 깊은 무의식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일생을 온갖 현실적인 알리바이에 속아 고통과 그 고통을 해결하려는 솔루션만을 찾아헤매다가 생의 끝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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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의 사랑은 ‘나는 사랑받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원칙에 따르고, 성숙한 사랑은 ‘나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받는다‘는원칙에 따른다.

결국 성숙한 사람이 되려면 자신이 자신의 어머니가 되고 아버지가 되는 단계에 도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말하자면 그는 어머니다운, 그리고 아버지다운 양심을 갖게 되어야 한다. 어머니다운 양심은 ‘어떠한 악행이나 범죄도 너에 대한 나의 사랑, 너의 삶과 행복에 대한 나의 소망을 빼앗지는 못한다‘고 말하고,
아버지다운 양심은 ‘네가 잘못을 저지르면 너는 네 잘못의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하고 내 마음에 들고 싶다면 너는 너의 생활 방식을 크게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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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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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가 짐승과 같이 묘사되는데서 sf장르일까 생각했는데 해리엇과 그녀의 가족들의 시선이고 의사나 선생들 이웃의 반응을 보면 그냥 외모가 특이한 똑똑하지 않은 아이정도로 대하는 것을 보고 혈육인 사람들이 더 무서운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다란 집에 다복한 가족이 복작이며 살아가는 꿈을 꾸던 부부가 한 아이의 존재로 가족 해체를 맞게 된다. 집을 살 돈도 그 많은 아이들을 양육하고 교육시킬 능력도 부족한 부부가 허구맹랑한 꿈을 꾸는데 양가 어른을 비롯 형제 자매들도 나름 설득해 보지만 다소 막힌듯한 이 젊은 부부는 그들의 의지대로 강행해 나가고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나 결핍을 부모들이 채워주며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기르는 모습을 보며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내 딸이 고생하는 꼴을 볼 수 없어 도로시는 산모구완에 명절마다 들이 닥치는 손님을 치르고 제인을 데려다 기른다. 아들이 돈이 없어 쩔쩔매는 꼴을 못 봐서 제임스는 그렇게 돈을 대고 몰리도 없는 살림에 돈을 보태며 루크를 데려다 키우고 벤을 요양소에 보내는데 적극적인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아이가 소중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해리엇도 요양원에서 구원해 와야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비록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못하고 자신도 두려워 하면서도 벤을 데려와 돌보아야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해리엇의 마음이 너무나 공감이 되면서도 괴물 아이가 사라져주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섬짓하게 또 공감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찌보면 벤의 존재를 짐승이나 악마화 한 것은 해리엇과 데이비드 두 사람과 가족들이 빚어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신들의 처지나 형편에 맞지 않게 무리한 임신과 출산 양육, 그걸 내내 못마땅해 하는 가족들이 빚어낸 비극은 아닐까. 원래 양육은 손쉽게 절로 되는 것이 아니며 특별한 더 각별한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도 태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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