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질 때 나는 장어가 돼야지. 그래서 모든 난관을 빠져나가야지..
제가 가장 신뢰하는 아날로그 반격에 대한 기원 가설은 ‘뇌와 몸의균형‘을 향한 갈구입니다. 디지털은 뇌만 자극하지만, 아날로그는 몸도자극합니다. 디지털 문명 세례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현대인의 뇌는 지나치게 많은 자극을 받는 반면 몸을 쓰고 반응하는 시간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몸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뇌가 그것을 해석하고 결정하면, 다시 몸이 세상에 적용하는 일상적 경험을 우리는 회복해야합니다.
혁명은 이상이 현실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열정적인 실천으로 이루어지는 모양입니다.
서머싯 몸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너무나 흥미로웠고 이야기 전개도 지루할틈 없이 잘 짜여져 있으며 인물들도 어색하거나 혼란스럽지 않고 개연성 있게 잘 묘사되어 더 몰입하게 된다. 맨 뒤 작가연보를 보니 희곡을 많이 쓰셔서 그런지 장면들이 매우 회화적이고 극적이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남성 작가이지만 여주인공 키티의 시선에서 쓴 내용들이 여자인 내가 보기에도 놀라울 정도로 섬세하다. 내면을 줄곧 서술하고 있어도 집중도 낮은 내가 포기하지 않고 보았던 몇 안 되는 소설이기도 했으니.. 콜레라가 창궐한 마을은 까뮈의 페스트를 연상시키는 면도 있었고 인물의 내면 속의 혼란, 성장, 자유를 이야기하는 것은 이방인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만큼 재미외에 생각도 많았던 작품이어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이제부터 하나씩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섭렵해 나가야겠다.
막연히 어린 개가 왔다가 간 이야기일 줄 알았다. 그런데 진짜 제목 그대로의 이야기. 개 무서워하고 살아있는 꼬물거리는 생명들이 혹 잘못될까 두려워 만지기 어려워 하는 사람으로 서로 알아가고 친밀해지는 과정이 신비하다. 애완견과 견주들의 사회에 대한 부분도 여느 인간관계처럼 제각각이고 중대형 견에 대한 인식이 매우 힘들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