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한낮의 연애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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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특히 한국문학을 읽다보면 같은 작가님이 쓰신 작품이라도단편이냐, ‘장편이냐 따라 느끼는 감상이 확연하게 달라지는 작품들이 있다. 나의 경우에는 김초엽 작가님이 그렇다. 단편은 내게 많이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졌으나, 중장편의 경우에는 <지구 끝의 온실> <므레모사> 정말 재밌게 느껴졌다. 그래서 김금희 작가님의 작품도장편단편 감상이 많이 다르지 않을까 싶어서 <경애의 마음>을 '읽덮'했음에도 혹시나 싶어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과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너무 한낮의 연애> 필용과 양희 라든지, <조중균의 세계> 조중균, <세실리아> 세실리아 등등 내게는 너무도 불편함을 선사하는(?) 인물들이었다. 다만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기간이장편 비해 상대적으로 짧았기 때문에, 여러 번에 나눠 읽어서 완독에는 성공했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에겐 추천하지 못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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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애의 마음
김금희 지음 / 창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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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덮어버렸다. 예전에 올린 <고양이의 제단> 리뷰에서도 썼듯이, 나는소설 읽을 등장인물의 매력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다. 소설을 읽는 많은 이유 하나는, 소설 속의 인물에 자신을 대입하여 인물이 겪는 상황과 감정을 추체험할 있기 때문인데, 이때 등장인물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몰입의 정도가 달라진다. 지금의 자신과 비슷한 인물일수록, 혹은 평소에 닮고 싶어했던 인물일수록 소설의 세계에 쉽게 몰입할 있다. 그러나 <경애의 마음> 주인공경애상수 전혀 아니었다. 내게 둘은 보기만 해도 짜증나는 성격, 혹은 읽는 내내 답답하기만 행동을 일삼는 인물이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계속 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책을 읽는다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하는 것인데, 그로써 얻는 불편함, 불쾌함이라면 책을 덮는 맞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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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정 (무선)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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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열정> - 아니 에르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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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날 밤, 에이즈 검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이 내게 그거라도 남겨놓았는지 모르잖아.’ (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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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외설스럽고 적나라하면서도, 이렇게나 깊이 있을 수 있나 싶어 놀라울 따름이다. <단순한 열정>은 한 여성의 사랑 이야기이다. ‘작년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만큼, 이 작품이 다루고 있는 사랑은 너무도 강렬하다. 그 강렬함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그 당시의 감정을 충실하기 담아내기 위함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작품은 직설적이고 수위 높은 표현들이 많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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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가끔 나와 정사를 나누며 보낸 오후가 그 사람에게 어떤 의미일지 자문해보았다. 정사를 나눈다는 것, 그 자체일 뿐이겠지. 어쨌든 또다른 이유를 찾는다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었다.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뿐일 테니 말이다. 그 사람이 나를 욕망하느냐 욕망하지 않느냐 하는 것. 그것은 그 사람의 성기를 보면 당장에 알 수 있는, 유일하고도 명백한 진실이었다. (3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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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이 있다. 주인공 여성이 사랑한 남자는 바로 부인을 둔 유부남이라는 것, 그리고 이 이야기는 작가 자신의 경험을 담은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 <단순한 열정>을 읽으면서 놀랐던 점은, 그들의 사랑이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부적절한 관계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본인의 사랑을 합리화하는 태도를 보이지도 않고,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죄책감을 내비치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의 육체와 영혼이 모두 그 사랑에 매몰될 만큼 그 사랑에 너무도 깊이 빠져버린 당시의 마음을 ‘평평한 문체’로 충실하게 적었을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주인공, 아니 작가의 감정과 심리를 읽는 독자로써 더욱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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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R이나 지하철, 혹은 대합실, 그리고 잠시 한눈을 팔 수 있는 장소라면 어디든, 나는 앉기만 하면 이내 A를 생각하며 몽상에 빠져들었다. 이런 상태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온몸에 경련이 일어날 만큼 행복해졌다. 그리고 머릿속에 수많은 영상과 기억들이 넘쳐나서, 마치 머릿속으로도 몸의 다른 기관들처럼 육체적 쾌락을 느끼는 것 같았다. (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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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들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부인과의 이혼을 종용하고 사랑을 성취하게 될까? 아니면 애초에 올바르지 않은 관계였기에 이 관계의 끝도 좋지 못할까? 이 부분은 직접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 따로 피드에 적진 않겠다. 하지만 아무리 강렬하고 열정적인 사랑이더라도 세월의 무게, 즉 ‘시간’ 앞에서는 아무 소용 없다는 말은 꼭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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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그 모든 일들이 다른 여자가 겪은 일인 것처럼 생소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사람 덕분에 나는 남들과 나를 구분시켜주는 어떤 한계 가까이에, 어쩌면 그 한계를 뛰어넘는 곳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65-6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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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완전히’ 사랑에 빠지면 이런 마음가짐이 되고, 이런 심신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아주 ‘직관적’으로 느껴서 너무도 충격적이었던 독서였다.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은 있어도 이 소설 속에서 비칠 법한 ‘깊은 사랑’에 빠져본 적은 없었기에, 살면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추체험하는 시간을 <단순한 열정>을 읽으며 즐길 수 있었다. 내가 소설을 좋아하고, 계속해서 읽는 이유가 이런거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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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내게 사치라는 것은 모피 코트나 긴 드레스, 혹은 바닷가에 있는 저택 따위를 의미했다. 조금 자라서는 지성적인 삶을 사는 게 사치라고 믿었다.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한 남자, 혹은 한 여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바로 사치가 아닐까. (66-6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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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밥일지 - 청년공, 펜을 들다
천현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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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밥일지> - 천현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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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밥일지>는 용접 등의 현장 노동자들이 처해있는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하는 ‘현장 르포’이자, 작가 개인의 쓰라린 인생사를 덤덤하게 담아낸 ‘에세이’이기도 하다. 아주 거친 문장과 내용들이 많아서 어쩌면 ‘투박’하다고도 느낄 수 있지만, 이 책 만큼은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다. 거칠고 투박하기 때문에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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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것도 모르면서 노동자 후려치려고 헛소리하는 인간들이 좀 있어요. 돈 잘 버는 정규직은 귀족 노조라고 욕하고, 돈 못 버는 비정규직은 공부 못해서 그 꼴 났대요. 그런 인간들 입에 재갈을 물려주고 싶어요. 제 현장 경험과 회사의 데이터로 논리를 만들어서 개망신을 주고 싶어요.” (2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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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혀, 단 한번도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처절하고 괴로운 삶을 천현우 작가님은 버텨내셨다. 감히 그 인생을 누추한 이 글에 요약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그 부분은 직접 책에서 읽길 바란다. 다만, 작가님이 경험하신 이 현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너무도 가혹하고 거대한 벽과도 같았다. 절대 넘을 수 없을 듯한 높이와 두께를 가진, 참으로 부조리한 벽. 그럼에도 그 벽에 조금의 흠집과 균열을 내기 위해, 현장 노동의 비참한 현실을 이 사회에 알리기 위해 작가님은 이 책을 쓰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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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십대 중반인 나는, 작가님이 그려내신 이 현실에 대해 ‘공감’한다기 보다는 처음으로 ‘알’게 되는 것 같았다. 마치 이런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라는 교훈을 듣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뼈저리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무거운 마음을 지니게 된 부분도 있었다. 바로 학벌에 관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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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의 입은 말하지 않았지만 눈이 떠들고 있었다. 대학 안 가는 건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고졸’이란 딱지는 수갑이며 죄수복이자 족쇄나 다름없다고. (중략) 대학을 강요하는 세상이 못마땅했다. 어른으로 살아가려면 사람 착하고 몸 건강하며 상식 있는 것만으론 부족한 걸까. (18-19p)

🗣 학벌을 의식하지 않고 살았다면 거짓말. 수능도 안 봤지만 대학 순위표는 머릿속에 줄곧 각인되어 있었다. 한국에서 명문대란 만병통치약 같아서 어딜 가나 약발이 들었다. (중략) 대체 그놈의 학벌이 뭐라고 사람들을 줄 세우고 급을 나누게 만드는 걸까? (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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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부끄러웠다. 고등학생 때, 특히 수능을 준비하던 3학년 때는 너무나 만연하고도 견고한 한국의 학력주의를 아주 많이 원망했다. 지금도 그 마음에는 변화가 없다. 오히려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학벌에 따른 차별을 직접 겪으며 학력주의에 대한 그 원망의 정도는 더 커졌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나 또한 학벌에 따라 사람을 다르게 보는 색안경을 끼고 있던 것 같다. 그 마음을 위의 문장들을 보며 깨달았다. ‘대학 순위표’를 ‘머릿속에 줄곧 각인’해둔 채 더 높은 대학에 합격하고자 노력하였고, ‘대학을 안 가는 건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학벌주의를 원망했으면서도 그런 학벌주의에 따른 생각을 갖고 있던 모순적인 내 자신이 겸연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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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중에 직장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을 미래의 나는 아마도 현장 노동의 현실을 모른 채 살아가지 않았을까. 그저 위로만 올라가려는 ‘화이트칼라’가 되어 ‘블루칼라’들을 무시하지는 않을까 싶어 무섭기도 했다. 그러므로 이 책을 많은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불편할 수는 있어도, 우리는 모르지만 이 사회에선 아주 중요한 부분을 알게 해주기 때문에라도 꼭 읽어야 한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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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현우야. 우리 없으면 누가 다리 만들어주냐? 우린 뿐만 아냐. 청소부, 간호사, 택배, 배달, 노가다, 이런 사람들 하루라도 일 안 하면 난리 나. 저기 서울대 나온 새끼들이 뭐하는 줄 알어? 서류 존나 어렵게 꼬아놓고, 돈으로 돈 따먹기만 하고, 땅덩어리로 장난질이나 치지. 그런 새끼들보다 우리가 훨씬 대단한거야. 기죽지 마.” (1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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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단
김묘원 지음 / 엘릭시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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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단> - 김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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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엘릭시르’ 출판사의 ‘프로수다러’ 이벤트로 받은 책 두 권 중 한 권이다. 리뷰를 올려야하는 의무는 없었기에 아무런 기대와 부담없이 책을 들었으나,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재미를 만끽했다. 책 소개를 간단히 하자면, 어느 여자중학교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을 해결해가는 이복 자매 ‘채경’과 ‘지후’의 연작 미스터리 소설, 그리고 그들의 성장 과정을 담기도 한 청소년 소설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줄거리나 개략적인 내용에 대한 건 다른 리뷰들에 많이 올라와 있어서 나는 개인적으로 내가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던 이유에 대해서만 몇 자 적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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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소설’을 읽을 때 재미를 어떤 부분에서 느끼는 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개개인마다 재미를 느끼는 지점이 각양각색일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스토리의 전개’가 흥미롭거나(장르문학), 문장 하나하나가 심금을 울리는 듯한 감수성을 불러일으키거나(순수문학), 혹은 등장인물 특히 주인공이 매력적이어야 한다(모든 소설). 그 중에서도 주인공의 매력은 가장 중요한 요소일 듯싶다. 주인공의 성격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행동거지가 고구마 먹듯 답답하기만 하다면, 나는 그 책을 ‘읽덮’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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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제단>은 그 ‘주인공의 매력’이 아주 뛰어났던 작품이었다. 극 중 ‘지후’라는 인물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나름의 ‘의뢰’를 받으며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역할의 주인공이다. 이때 지후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지후에게 사건을 의뢰하려는 친구가 본인의 사연과 얽혀있는 부분을 미처 말하지 못할 때, 지후는 더이상 캐묻지 않은 채 그 친구가 제공한 협의의 정보만을 가지고선 사건에 뛰어든다. 꼭 사건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다른 친구들에 대한 뒷담, 뒷이야기 등을 들으려하게 될 때면, 궁금하더라도 듣고 싶지 않다고 하거나 본인에게 말하지 말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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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모습이 참 멋있게 느껴졌다. 나랑은 정반대되는 느낌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혼자’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극심했었다. 마치 ‘왕따’처럼 보이게 될까,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심하게 의식했던 것 같다. 이것은 물리적인 ‘혼자’가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몇몇 친구들과 같이 모여있어도 그 친구들은 알지만 나만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면, 극심한 ‘소외감’을 느끼며 그 이야기가 무엇인지 어떻게든 알려고 노력했었다. 그런 점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고, 또 말하기도 좋아하는 성격을 만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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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격 때문에 친구와 사이가 틀어진 적도 (당연히) 있었다. 이후 군입대를 했는데, 그곳에서 간부님들의 서로를 향한 뒷담화를 거의 매일 듣고 있자니 아주 ‘환멸’이 날 지경이었다. (사회생활이란 이런 것인가…) 그제서야 내가 그 친구에게 아주 큰 잘못을 했구나 하는 반성을 했다. 죄책감이 들었고, 그 친구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지만, 내가 전하는 사과가 그저 내 마음 편하자고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또 쉽사리 말을 꺼내지도 못하였다. 그 후로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최대한 전하지 않고 궁금해하지도 않으려는 것으로 나름 반성하고 속죄(?)하고 있다. 이런 차에 ‘지후’라는 인물을 보니, 내가 본받고 싶은 인물상 그 자체를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이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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