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 - 인생의 여행길에서 만난 노시인과 청년화가의 하모니
나태주 지음, 유라 그림 / 북폴리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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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태주 시인의 시와 걸스데이 유라의 그림이 담긴 시화집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이다. 이런 합작품 환영한다. 시와 그림을 함께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그것도 나태주 시인의 시에 아이돌 가수라고만 생각하던 걸스데이 유라의 그림 작품이라니, 무언가 독특하고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이 책은 받자마자 바로 감상에 들어갔다. 계절별로, 혹은 문득 생각날 때 꺼내들어 시와 그림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에 좋은 시화집 『서로 다른 계절의 여행』이다.



나태주 시인은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났다. 1971년 박목월·박남수 선생 추천으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 「대숲 아래서」가 당선되어 시인이 되었으며, 1964년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 43년 동안 교직에 있었다. 2009년부터 8년 동안 공주문화원장으로 일했고, 2014년부터 나태주풀꽃문학관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책 속에서)

그림에 시가 보태지면 시와 그림은 손을 잡고 멀리 사막이든지 벌판이든지 여행을 떠나기도 하겠지. 수평선 너머 바다를 건너 노을이 되든지 파도가 되든지 무지개가 되든지 그러겠지. 일생의 행운을 준 젊은 벗들에게 감사한다.

2021년 겨울

나태주 씁니다 (시인의 말 중에서)

그림을 그린 유라는 본명 김아영. 1992년 울산에서 태어나 울산예술고등학교 미술과를 졸업했다.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룹 '걸스데이'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데뷔 후 방송 활동 중에도 회화 작업을 겸해오고 있으며, 2020년 YULLAND 개인전을 개최했다. (책 속에서)

이 책은 4부로 구성된다. 1부 '봄이 피고', 2부 '여름이 흐르고', 3부 '가을이 익고', 4부 '겨울이 내리다'로 나뉜다. 거기 그림이 있었다, 민들레, 꽃밭에서, 꽃과 별, 봄의 일, 봄밤, 개망초, 바다를 준다, 별을 사랑하여, 여행길에, 흰 구름, 가을날, 구름 지도, 낙엽, 행복, 촉감, 만년설, 다시 만날 때까지, 모래, 바람, 추억에게, 여행의 끝 등의 시가 담겨 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시에 멈춰 서서 감상하기도 하고, 그림에 눈길을 고정시키고 바라보며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어보기도 한다. 이 책을 펼치면 순수한 자연의 세계로 초대받는 듯하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미사여구 다 빼고 담백하게 우리네 사는 이야기를, 우리 살아가는 그 마음을 담아내어 들려준다. 풀꽃 시인답게 풀꽃 같은 시들이 담겨있어서 내가 풀꽃이 되어 그 시들을 감상한다.

역시 나태주 시인의 시는 군더더기가 없어서 취향에 맞는다. 순진무구한 아이의 마음이 군데 군데에서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툭 던져지는 일상 속 소소한 생각들이 다 소재가 되어 시로 탄생하는 듯하다. 시를 감상하다 보면 흘러가버리던 나의 생각과 조우하는 듯해서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이 책에 담긴 유라의 그림 또한 순수한 세계를 돋보이게 하여, 시과 그림이 만나 조화를 이룬다. 작품 속에 푹 들어가서 바라보는 느낌으로 감상의 시간을 보낸다.



시는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니 책장에 꽂아두고 틈틈이 꺼내들어 펼쳐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그림과 함께라니 더더욱 감상의 시간이 특별해지겠다.




이 책을 통해 유라의 그림을 처음 접했는데 기대 이상이다. 그림 하나하나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번 시화집 덕분에 시와 그림 모두 돋보이는 작업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부록으로 2022년 캘린더가 주어진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과 걸스데이 유라의 팬이라면 더욱 특별한 선물처럼 다가올 책이며, 계절별로 감상하고 싶은 시화집을 찾는다고 해도 색다른 선물이 될 책이다. 그림 같은 시와 시 같은 그림의 만남이다.



앙증맞은 병풍 모양의 달력이 시선을 끈다. 3개월마다 바꿔놓으면서 계절을 감상할 수 있겠다. 이런 발상의 달력을 시화집의 부록으로 제공해 주니 무언가 덤으로 얻은 듯해서 기분이 좋다. 다이어리에 꽂아두고 계절별로 접어놓고 보면서 그림 감상을 함께해 주어야겠다. 시와 그림에 이어 달력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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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세계관 에세이 - 철학자 강영계 교수가 청소년을 위해 쉽게 풀어쓴 세계관 정립에 관한 모든 것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강영계 지음 / 해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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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라면 꼭 한번 읽고 세계관을 정립하는 데에 도움을 받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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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세계관 에세이 - 철학자 강영계 교수가 청소년을 위해 쉽게 풀어쓴 세계관 정립에 관한 모든 것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강영계 지음 / 해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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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철학자 강영계 교수가 청소년을 위해 쉽게 풀어쓴 세계관 정립에 관한 모든 것 『청소년을 위한 세계관 에세이』다. '청소년을 위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그냥 쉽게 풀어서 썼을 거라 막연하게 짐작하고 읽어나갔는데, 막상 펼쳐들어 읽어보니 재미있기까지 해서 기대 이상이었다.

시기에 맞게 이런 류의 책이 출간되어 청소년들에게 읽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겠다. 아이들은 학교 공부도 중요하지만 자신만의 세계관을 정립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니, 그 시기에 어떤 세계관으로 살아가느냐가 인생에서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그런데 어른들의 일방적인 기준을 주입시키기보다는 스스로 책을 읽고 터득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그렇게 하는 것이 지금껏 막막했다면 이 책도 괜찮겠다. 대화 형식의 내용이 많아서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 필요한 정보를 얻게 되는 책 『청소년을 위한 세계관 에세이』이다.



이 책의 저자는 강영계. 현재 건국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이며 중국 서북대학교 객좌교수, 한국니체학회 고문으로 있다. 일평생 대중들이 철학에 쉽게 다가서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조화롭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다양한 집필 활동을 펼쳐왔다. (책날개 발췌)

인생관이란 한 사람이 삶(인생)을 바라보는 입장이나 관점이다. 그렇다면 세계관은 무엇인가? 세계관은 말 그대로 세계를 바라보는 입장이나 관점이다. 인생관과 세계관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다. 어떤 사람이 특정한 인생관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의 세계관 역시 그 인생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반대로 어떤 사람이 특정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면 그의 인생관은 세계관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긍정적인 인생관과 세계관, 다시 말해서 건강하고 창조적인 인생관과 세계관을 가진 청소년들이 열린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분명한 사실이다. (7쪽)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된다. 1장 '세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2장 '개인은 세계에서 어떻게 존재할까', 3장 '우리는 왜 자아실현을 할까', 4장 '세계는 평평할까', 5장 '행복한 삶이란?', 6장 '정의로운 사회와 행복', 7장 '삶과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로 나뉜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생각해 볼 문제'로 마무리된다.



세계관은 어디까지나 한 인간의 인생관의 토대이기 때문에 질서 있고 합리적이며 잘 정리된 세계관을 갖춘 인간과 사회만이 미래지향적 인간과 사회의 모습을 창조할 수 있다. 청소년들이 입시 위주의 맹목적인 공부에서 탈피하고 철저한 자기반성을 토대로 할 때 청소년들은 비로소 정리된 세계관을 갖추기 시작할 수 있다. 만일 청소년들이 합리적인 세계관의 윤곽조차 창조하지 못한다면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는 암울해질 뿐이다. (23쪽)

이 책의 필요성과 널리 퍼뜨려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책이 대화 형식을 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실제 대화를 듣는 듯 쉽고 부드럽게 읽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들의 대화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핵심적인 지식도 얻을 수 있고,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받기도 할 것이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개념은 따로 초록색 박스에 담아두었으니 도움이 된다. 대화의 흐름에 거슬리지 않으면서도 개념을 하나씩 익힐 수 있으니 유용하겠다.

특히 각 장의 끝에는 '생각해 볼 문제'가 있는데, 이 또한 전체적으로 익히는 데에 도움이 되겠다. 본문을 기반으로 전체적으로 중요한 메시지를 정리해 보기도 하고, 거기에 더해 생각해 볼 문제를 읽으며 한 번 더 짚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혼자 읽으면서 하나씩 생각해 보아도 좋겠고, 청소년들이 함께 생각하고 토론하며 의견을 나누어도 좋겠다.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으니 역할분담을 하여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는 방식으로 이용해 보아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교양과 사고력을 높이는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는 계속 출간되고 있다. 지금껏 철학 에세이, 정의론, 가치관 에세이, 행복론 에세이, 사랑 에세이, 사회문화 에세이, 인권 에세이, 사회평등 에세이, 사회학 에세이, 정치학 에세이, 경제학 에세이, 행동경제학 에세이, 정신 의학 에세이, 의학 에세이, 세계문학 에세이, 고전 소설 에세이, 독서 에세이, 법학 에세이 등이 출간되어 있다.

자아란 무엇일까?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까?

왜 자아실현을 해야 할까?

우리는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이웃 간의 사랑과 협동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며 이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이다. 청소년들이 읽기 쉽게 안내해 주니, 꼭 한 번은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으며 세계관 정립을 위해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세계관을 정립하는 데에 주춧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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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법칙 - 권력, 유혹, 마스터리, 전쟁, 인간 본성에 대한 366가지 기술
로버트 그린 지음, 노승영 옮김 / 까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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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1일 1페이지 구성의 책들이 눈에 띈다. 하루에 한 페이지 정도면 가볍게 접근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 책도 1일 1법칙을 알려준다고 하여 시선이 갔는데, 인간 본질을 간파하는 심리의 대가 로버트 그린이 25년간 탐구한 모든 법칙을 한 권에 담았다고 하여 더욱 호기심이 생겼다.

『오늘의 법칙』은 1년 365일의 지혜를 한 페이지에 담은 책으로, 몇 분이면 쉽게 소화할 수 있는 간결하면서도 정제된 지혜를 전한다. 자기계발의 대가 그린은 권력, 유혹, 전쟁, 전략, 정치, 생산성, 심리, 지도력, 역경을 아우르는 인간 삶의 모든 측면에 대해서 조언을 제시한다. (책날개 발췌)

하루에 한 페이지를 읽고 익힌다고 생각하니 일단 부담감을 덜고 이 책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내용은 어떨지, 마음에 새길 만한 책일지 궁금해서 본격적으로 이 책 『오늘의 법칙』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 로버트 그린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작가로, 『인간 본성의 법칙』, 『권력의 법칙』, 『전쟁의 기술』, 『유혹의 기술』, 『50번째 법칙』, 『마스터리의 법칙』을 썼으며, 권력 전략 전문가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 살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오늘의 법칙』은 이런 해로운 습관을 버리고 다시 현실을 대면하게 해줄 것이다. 우리가 모두 빠져 있는 온갖 망상을 깨부수고 가장 깊숙한 인간 본성과 우리 뇌의 실제 작동방식에 정신의 주파수를 맞추도록 해줄 것이다. 이 책의 목표는 당신을 급진적인 현실주의자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당신은 혼자 힘으로 이 렌즈를 통해서 사람과 사건을 더 명확하게 볼 수 있을 것이며, 자신이 처한 사회적 환경의 위험과 기회에 더욱 예민해질 것이다. 이 책은 권력, 설득, 전략, 숙달, 인간 본성이라는 주제를 25년간 파고든 결과물이며, 내 전작들의 모든 교훈에서 알맹이만 추린 것이다. (11쪽)

이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로 구성된다. 1월 '인생의 과업', 2월 '이상적인 도제수업', 3월 '업무의 주인', 4월 '완벽한 궁정 신하', 5월 '권력 게임의 위장 불참자', 6월 '신성한 솜씨', 7월 '유혹적 성격', 8월 '설득의 대가', 9월 '대전략가', 10월 '감정적 자신', 11월 '합리적 인간', 12월 '우주적 숭고함'으로 나뉜다.




어떤 어려운 책도 조금씩 한 걸음씩 해내면 못할 것도 없다. 솔직히 학창 시절에는 매일 학습지를 매일 하지 못하고 미뤘지만, 지금은 하루에 한 페이지씩 펼쳐보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이란 생각도 든다.

이 책은 하루에 한 페이지씩 권력, 유혹, 마스터리, 전쟁, 인간 본성에 대한 366가지 기술에 대해 이야기해 주니, '오늘은 무엇일까?' 생각하며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나가도 좋겠다.

나는 이 책의 머리말을 보고 새해에 함께 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저자의 추천처럼 첫날부터 하루에 한 꼭지씩 읽으며 각각의 주제에 흠뻑 빠져보고 싶다.

이 책은 1월 1일부터 시작하니, 슬슬 함께 해보아도 좋겠다. 물론 진도는 금세 따라갈 수 있으니 조금 늦어도 상관없을 것이다. 하루 한 페이지라는 구성이 마음에 들어 2022년과 함께 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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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애매해도 빵은 맛있으니까 - 당신에게 건네는 달콤한 위로 한 조각
라비니야 지음 / 애플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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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럴 때가 있다. 빵에 위로받고 마음이 스르르 녹는 그 기분 말이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도 빵 한 입 베어 물면, 에이 뭐 그럴 수도 있지, 다시 힘내서 살아보자며 파이팅 하고 그런다. 그 맛에 산다.

그래서 이 책은 제목을 보자마자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빵순이니까. 뭐 매일 빵을 먹으며 살고 있지는 않지만, 그 맛을 한동안 잊고 살다가도 어느 순간 다시 한 입 먹으면 역시 빵이 좋다며 행복한 맛에 빠져드니까.

빵을 먹어요, 위로가 필요할 땐

오늘 나의 하루가 엉망일지라도, 내일은 내일의 빵이 있으니까! (책 뒤표지 중에서)

내일 나가면 잊지 말고 빵을 사 와야겠다고 결심하며, 이 책 『인생은 애매해도 빵은 맛있으니까』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글·그림은 라비니야. 회사에서는 웹툰 원고를 각색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쓰고 싶은 글을 짬을 내 부지런히 쓴다. 빵과 책, 사랑하는 사람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책날개 발췌)

우울할 때 내게 '빵'은 위로와 즐거움이 되었다. 이 글을 읽는 이들도 자신의 취향과 관심에 맞춰 난 이게 있으면 그래도 힘이 난다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을 소중한 보물처럼 하나씩 지녔으면 좋겠다. 나의 이야기를 하나씩 추려서 맛있게 반죽하고 만들어 낸 이 책이 어떤 이의 마음에 쏙 드는 훌륭한 맛이기를 바란다. (6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빵의 위로', 2장 '빵은 알고 있다', 3장 '마들렌 정도의 달콤함', 4장 '숙성되는 중입니다'로 나뉜다. 고르지 않은 빵에 대한 미련, 기억으로 먹는 빵, 빵과 책 그리고 밀크티, 빵 한 권 하실래요?, 소신 있는 빵, 혼자만 알고 싶은 빵집 지도, 공간을 여행한다는 것, 기다림의 미학, 실수가 선사한 맛, 실패의 숙성을 거치며, 내 취향을 알아가는 과정, 최상의 경험은 해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아, 크로와상을 닮은 나, 두렵지만 무너져야 할 때가 있지, 마들렌 공갈빵 그리고 잃어버린 시간, 오후의 홍차를 좋아하시나요, 마음이 가라앉을 땐 수프를 먹어요, 빵도 인생도 계속 이어진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부록으로 빵순이의 빵집지도가 수록되어 있다.



언제부터인가 선택의 실패를 몇 번 거치고 나서는 나의 빵은 한정되어 버렸다. 한 번에 먹을 양은 정해져 있는데, 최소한의 기본은 보장하는 빵을 선택할지, 새로운 맛과 모양의 빵을 선택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무난한 것으로 결정하곤 했다. 그런데 저자도 이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3,000원 짜리 스콘 하나를 사더라도 실패한 맛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며, 빵을 고르는데에도 안정적인 선택을 추구하다 보니 새로운 경험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이 컸다고 고백한다. 또한 빵을 고를 때만 조심스러운 게 아니라 여행지, 음식점을 찾을 때도 그렇고, 사소한 경험이라도 검증받은 곳이 아니면 도전이 꺼려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빵집에 가면 부담 없이 빵을 집어 든다는 것이다. 사소한 것부터 욕망에 충실해 보기로 한다고. 요즘 내가 빵을 대하는 것과 삶을 대하는 것에 대해 생각에 잠기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단순히 빵에 대한 호기심, 맛에 대한 상상을 즐기기 위해 이 책을 집어 들었는데, 이 책의 느낌은 그것보다 더 풍부한 무언가를 건네받는 듯하다. 우리들이 빵이 되어 인생의 어느 시기를 살아내고 있는 그 느낌을 함께 나누며 이 책을 읽어나간다.

종종 내 자신이 한 덩이의 빵이라고 여겨질 때마다 나는 빵이 되기 위해 어떤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 고민한다. 지금 나는 숙성이나 발효를 거치는 중일 수도 있고 맛있게 구워지는 과도기에 놓여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과정에서 나를 가장 나답게 만드는 훌륭한 빵으로 탄생하기 위해 정성을 들이고 있다. 내 인생의 테이블에 놓일 빵은 맛있을 거라는 느긋한 마음으로 살고 싶다. 하루가 지나 말라 버린 바게트 빵을 먹는 운 없는 날도 있겠지만, 그 선택에 속상해할 것 없다. 앞으로 먹을 빵과 내게 주어진 일상은 더욱 맛있고 달콤할 테니까. (책 뒤표지 중에서)



그들이 주말에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시청하며 스트레스를 푼다면 나의 주말은 조금 다르다. 책을 읽으며 휴식한다. 난 이 시간을 '북 테라피'라고 부르는데,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거나 좋은 문장을 수집하여 적어 둔다. 특히 느긋하게 쉬고 싶을 땐 책빵(책을 보며 빵 먹기)을 한다. 분야는 대부분 에세이나 인문서. 소설을 읽을 때도 갈등 요소나 이야기 전개가 무겁지 않은 것을 고른다. (46쪽)

이 글을 읽으며 '앗, 이거 내 이야기 아니야?' 생각하며 반가웠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빵을 한가득 사가지고 와서 책빵책빵 하면서 어찌나 행복했는지, 재충전이 되어서 좋았다. 다들 취향이 다른 것이니 누군가가 말하는 '반드시' '꼭 해야 할' 등의 수식어에 의미 두지 말고, 나만의 원칙으로 기준을 세워두어야겠다. 내가 겪는 나의 행복이니까.



이 책은 빵과 인생,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를 담백하게 담아낸 책이다. 이 책을 쓴 사람은 범접할 수 없는 진정한 빵순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빵 한 입에 행복감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빵 이야기가 있고, 이 책을 읽으며 그 이야기를 펼쳐내며 생각에 잠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삶은 빵과 닮았다. 빵과 함께 도란도란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며 위로 한 입 건네는 책이다. 내일은 내 눈에 띄는 빵들을 충동구매해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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