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가 잘못됐습니다 - 의사가 가르쳐주는 시간을 멈추는 식사법
마키타 젠지 지음, 김윤희 옮김 / 더난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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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그 숫자 좀 천천히 채우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일 테다. 이왕이면 건강하게 동안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다른 스케줄 취소하고 앉은 자리에서 이 책부터 읽어나갔다. 그 무엇보다 건강에 대한 책이면 더 순서를 앞당겨서 읽게 되는데, 이 책은 '의사가 가르쳐주는 시간을 멈추는 식사법'이라니 '당장 이거 읽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이 책 《노화가 잘못됐습니다》를 읽어나갔다.



이 책의 저자는 마키타 젠지. 도쿄 긴자에 있는 <AGE 마키타 클리닉>에서 연간 3,000명이 넘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20만 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해온 권위 있는 당뇨병 전문의이자 의학박사이다. 국내에서도 《식사가 잘못됐습니다》, 《식사가 잘못됐습니다 2 실천편》을 출간해 현대인의 오류투성이 식사법에 경종을 울려 많은 반향을 일으켰으며, 건강과 치료뿐 아니라 젊음과 아름다움까지 고려한 최적화된 노화 방지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서는 '요즘 들어 나이 먹은 티가 나는 것 같은데' 하면서 노화를 자각하기 시작하신 분이나 노화로 인한 컨디션 저하를 겪거나 장래의 건강이 걱정되시는 분들에게, AGE 대처법을 중심으로 '노화를 멈추는 방법'을 그림과 표를 이용하여 알기 쉽게 설명했습니다. (5쪽)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들어가는 글 '한 번뿐인 인생, 천천히 즐기는 법'을 시작으로, 1장 '우리가 몰랐던 노화의 진짜 메커니즘', 2장 '모르면 큰일나는 증상별 노화를 멈추는 법', 3장 '남성의 고민과 여성의 걱정', 4장 '인생의 봄날을 위한 증상별 회춘 대책', 5장 '야속한 시간을 멈추는 20가지 음식'으로 이어지며, 나가는 글 '함께, 건강하게, 행복하게'로 마무리된다.

먼저 목차를 보며 눈을 부릅뜨고 찾아보았다. 브로콜리, 토마토, 시금치, 마늘, 키위…… 다음번에 장에 가면 꼭 사와야겠다고 생각해본다. 그런데 다들 알고 있는 그 음식들인데, 뭐 사실 우리가 몰라서 안 하나? 알고도 안 하는 것이니 이번 기회에 하나씩 챙겨보기로 한다.



저자는 일본에서 몇 명 안 되는 AGE전문가 중 한 사람이라고 한다. AGE란 'Advanced Glycation End-products'의 줄임말로, '최종당산화물'이라고 번역하며, 단백질이나 지방과 당이 결합해서 생기는 당화물질을 가리킨다고 한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몸 안에 '녹'이 생기는 것이라고.

내 몸이 녹슬고 있다니 그게 어떤 의미인 건지, 이 책에서는 그림과 도표를 동원해서 되도록 쉽게 설명해주려고 애쓰고 있다.

당화란 단백질이나 지방에 포도당이 결합하는 반응을 말하는데, 이로 인해 우리 몸속에 '타서 눌어붙은 물질' 즉 AGE가 발생하는 것이다. 당화는 몸의 노화, 특히 피부 주름이나 기미의 가장 큰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암, 심근경색, 뇌졸중, 알츠하이머, 골다공증, 고혈압, 당뇨 등 다양한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쯤 되면 AGE는 '인류 최대의 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GE는 높은 열로 조리하게 되면 대량으로 발생하게 되며, 이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음식물을 섭취하게 되면 AGE도 고스란히 몸속에 쌓이게 된다. 구체적으로 육류나 생선을 '튀긴다거나', '직화 등 고온으로 구우면', 날 것일 때보다 10배 이상의 AGE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5쪽)



특히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우리는 너무 달게 먹고 있다는 것이다. '젊음을 회복하고 싶다면 당분을 제한하라' 새겨들을 얘기다.

또한 젊음 회복을 위한 생활습관을 일러주니 잘 챙겨보기로 한다. 차를 자주 마셔서 카테킨을 섭취하고, 비타민 B군 섭취, 근육강화 트레이닝, 걷기 운동 등을 챙기기로 한다. 또한 피할 것은 당질 과다 섭취, AGE가 많이 들어있는 식품 섭취, 자외선 많이 쬐기, 흡연 등이니 또한 기억하기로 한다.



'요즘 점심을 먹고 나면 졸려서 미치겠어. 나이 탓인가?'

절대 아니다. 나이 탓이 아니라 식사법 탓이다. 점심시간에 당질을 너무 많이 먹어서 혈당치가 올라가버렸고, 그에 대한 반동으로 급격하게 수치를 떨어뜨려서 저혈당 상태에 빠졌기 때문에 졸음이 쏟아지는 것이다. 이런 증상을 유발하기 쉬운 음식들이 있다. 예를 들면 덮밥, 라면 같은 단품들이다. 국수나 파스타도 마찬가지다. (95쪽)

아, 내 얘기인 줄 알았다. 밥 먹고 나면 졸려서 한잠 자야 정신을 차릴 수 있다. 억지로 커피를 마셔가며 잠을 쫓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깨어있는다고 해서 능률적이지는 못하다. 별 의미가 없는 것이 몽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냥 자는 게 낫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해결책이 있으니 점심 메뉴를 가볍게 바꿔봐야겠다. 이 책으로 식생활을 하나씩 점검해본다.

① 될 수 있으면 단품보다 정식을 먹는다. 어쩔 수 없이 단품을 선택한다면 샐러드와 함께 먹자.

② '야채(생야채, 삶은 야채 등) → 육류나 어류 같은 단백질 → 밥이나 빵 등의 탄수화물' 순서로 먹자.

③ 빵이나 밥 같은 탄수화물을 최대한 줄이자.

④ 식후 곧바로 15분 정도 산책을 하자.

이 네 가지를 잘 실천하면 상쾌한 기분으로 오후 업무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97쪽)

특히 이 책에는 실제로 실천하고 싶은 작은 팁들이 가득하다. 그중에 당장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로는 '두유 카푸치노'

두유 카푸치노는 두유와 항산화력이 풍부한 시나몬을 함께 넣은 음료인데, 2인분 기준 재료로 두유 1컵, 블랙커피 1/2컵, 시나몬 파우더 조금이 필요하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먼저 냄비에 두유, 커피를 넣고 중불로 데운 후, 컵에 붓고 시나몬 파우더를 뿌려주면 끝이다! 쉽고 간단하며, 두유도 먹고 커피도 먹는 입장에서 색다른 맛을 추구해 보며 피부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테니 해먹어 봐야겠다.



특히 또 하나 알게 된 것은 녹차를 제대로 먹는 법이다. 녹차의 카테킨은 찻잎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마시는 것보다 말차를 그대로 먹을 때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라고 하니, 비타민 B1, B6를 함유한 두유 200cc에 녹차 분말 한 큰 술을 넣은 두유 말차는 안티에이징 음료로 적극 권한다(247쪽)고 한다.

몇 가지만 언급해 보았는데, 이 책에는 이렇게 당장이라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다.

그 누구도 건강을 챙기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너무 어렵거나 무언가 혼나는 듯한 느낌이 들면 실천에서 더욱 멀어지게 마련이다. 이 책은 그냥 쉽게 읽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뽑아 실천하면 되니 정말 유용하다.

슬슬 읽다가 '이거 해봐야겠네', '이거 잊고 있었는데 좀 먹어야겠다' 등등 떠올리며 읽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다음에 시장에 가면 사야 할 목록들도 적어보고, 요리하기 귀찮아하던 나에게 오히려 튀기거나 구운 것보다 날것으로 먹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하니 마음도 편해지고 여러모로 마음에 든다. 이 책을 읽어보고 식생활을 체크해보며 건강을 챙기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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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변화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 소중한 내 인생과 관계를 위한 말하기 심리학
황시투안 지음, 정영재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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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그거 얘기해 봤는데 안되더라' 단언하는 누군가의 의견을 반쯤 깎아들어야 했다. 그 사람이었기 때문에 안 되었다는 부분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원칙이라는 것이 있지만 늘 예외도 있는 법, 그건 말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되었다.

이 책에서는 그 '말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20년 동안 10만 명의 수강생을 통해 검증한 말하기 비법이라고 하니 호기심이 생겼다. 소통의 문제를 더 원활하게 하며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배울 수 있을지 기대해 보며 이 책 『인생의 변화는 말투에서 시작된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뛰어난 화술을 갖춘 사람은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신중하게 말을 고른다.

_발타자르 그라시안

부드러운 말로 상대를 설득하지 못하는 사람은

위엄있는 말로도 설득하지 못한다

_안톤 체호프

사람들은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면

어려운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_허먼 멜빌



이 책의 저자는 황시투안. 베테랑 심리학 멘토이다. 20여 년간 실용심리학에 전념해 심리학 이론을 기업 관리, 결혼, 가정, 자녀교육 등에 성공적으로 접목했다. 중국의 유명 심리학 플랫폼인 '이신리'를 창립하고 투자하여 심리학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수년간의 심리 상담 경험과 신경 언어 프로그래밍의 훈련 기술을 융합하고, 심리학과 언어 기술을 교묘하게 결합한 성과물이다. 언어의 초점, 언어의 가설, 언어의 틀, 표상체계 언어, 이성적 언어, 일관된 소통 언어, 비언어적 언어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것들을 습관화하면 당신은 말하는 방식, 말하는 기술을 바꿀 수 있고, 이로써 내면의 구조를 변화시켜 인격의 성장을 이룰 수 있다. (10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말은 인생의 방향을 좌우한다'를 시작으로, 1장 '말하는 습관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 2장 '내가 뱉은 말이 내 인생을 구속한다', 3장 '심리와 언어의 창으로 나를 가둔 틀을 부순다', 4장 '말투 조금 바꿨을 뿐인데 관계가 달라진다'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마법같은 언어의 기술'로 마무리된다.



시작부터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미국 도서 시장에서 일주일 만에 무려 20만 권이나 팔린 책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30일 만에 당신의 아내를 변화시키는 방법'인데, 지금은 찾을 수 없는 책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오타 때문이었다. 출간 당시 제목 중 'Life'를 'Wife'로 잘못 기재하는 실수를 저질렀고, 출간된 지 일주일이 지난 후에야 오타를 발견하여, 출판사에서 황급히 책을 회수해 원래 제목으로 바꿔서 시장에 내놓았더니, 놀랍게도 이후 한 달 동안 그 책은 두 권밖에 팔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변화시키기보다 남을 더 변화시키길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왜 일 처리를 똑바로 못 해?"

"방금 청소했는데, 너 때문에 또 더러워졌어."

"당신은 내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아."

"넌 항상 나한테만 그래!"

뭔가 익숙한 말들이지 않은가? 누구나 이런 말을 했거나 들어왔을 것이다. 때론 우리는 직접 표현하지 않아도 무의식중에 상대의 잘못을 더 크게 여기고 책임을 전부 떠넘겨 버리곤 한다.

잊지 말자. 근거도 존중도 없이 질책받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방적으로 잘못을 떠넘기는 것은 상대방의 반항심만 초래할 뿐이다. (19~20쪽)

언젠가 그런 말들을 들었거나 했을 때를 떠올린다. 그리고 이런 말들은 도움은커녕 상처만 되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을 읽으며 언어생활을 짚어보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힘을 써본다.



사람 '인人'에 틀을 하나 더하면 가둘 '수囚'가 된다. 틀 속에 있는 사람은 마치 감옥에 가두어진 사람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미 최선을 다했는데도 안 돼요!"

이 말은 세상에서 가장 효과적인 실패의 주문이다. 이 말은 스스로에게 '불가능'이라는 틀을 씌운다. 이 틀 속에서 우리는 노력하기를 포기하고 실패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사람은 자신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하므로 마음속 틀에 맞춰 행동하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무미건조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67쪽)



이 책에는 다양한 예시와 일화를 통해 말투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이렇게 말하는 편이 낫겠네.', '앞으로 이렇게는 말하지 말도록 해야지.', '이렇게 말하면 정말 상처가 되겠구나' 등등 하나씩 짚어보며 글을 읽어나간다.

당신은 반드시 자신이 속한 세계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이다. 세상을 더 좋게 만들 수도, 더 나쁘게 만들 수도 있다. 당신의 언어가 바로 그 큰일을 해낼 것이다. 그러니, 오늘부터 말을 조심해보자. 당신의 말이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248쪽)

생각해보니 이 말을 할까 말까 고민될 때에는 하지 않는 편이 좋았다. 하지만 꼭 해야 하는 말이라면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여 소통을 할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말은 무조건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말을 하면 좋을지 기로에 서있을 때 이 책에서 제시해 주는 방법에 귀 기울여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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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월 200도 못 벌면서 집부터 산 31살 이서기 이야기 1~2 세트 - 전2권 월 200도 못 벌면서 집부터 산 31살 이서기 이야기
이서기 지음 / 페이지2(page2)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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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월 200도 못 벌면서 집부터 산 31살 이서기 이야기』는 소설이다. 이 책은 읽고 싶었으면서도 자꾸 외면했다. 우리들의 씁쓸한 현실을 담아내서 날카롭게 내 마음을 쿡쿡 찌르리라 짐작되었기 때문이다.

"집이 생기면 모든 게 행복해질까요?"

행복을 저당잡힌 우리들의 직장, 부동산, 꿈 그리고 희망 이야기 (책 뒤표지 중에서)

이 설명만 보아도 무언가 처절하고 거슬려서 외면하고 싶다가도 한쪽 눈을 감고라도 바라보고 싶어진다. 그래도 우리들의 현실 이야기이니까 한번 들어보고 싶었다.

결정적으로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데에는 이 책의 첫 문장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나서였다.

강렬했던 첫 문장 "야! 200도 못 벌면서 맥주 남기지 마!"를 시작으로 이야기가 너무 디테일해서 감정이입 하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_신사임당(경제 유튜버, 『킵고잉』 저자)

이 책 『월 200도 못 벌면서 집부터 산 31살 이서기 이야기』는 첫 장을 펼치는 것은 머뭇거려졌지만, 일단 집어 들고 읽어나가기 시작하면 한달음에 읽어나가게 되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서기. 자기소개가 인상적이다.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회사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점심시간에 혼밥 하면서,

자기 전 이불 속에서 글을 쓴다. (책날개 중에서)

이 이야기는 월 200만 원도 못 벌지만, 내 몸 하나 누일 수 있는 집 한 칸 마련하는 것이 꿈이 되어버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겁도 없이 집을 산 게 아니라, 겁이 많아서 집을 산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일러두기

* 이 책은 네이버 카페 「부동산 스터디」에 연재된 '이서기 시리즈'를 엮어 만들었습니다.

* 인물의 성격과 특징을 살리기 위해 입말을 살렸으며, 일부는 인터넷 문체를 그대로 사용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야! 200도 못 벌면서 맥주 남기지 마!" (19쪽)

강렬한 첫 문장으로 이 책은 시작된다. 이 책의 주인공은 나이 서른에 겨우 9급 공무원이 되었다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지만, 사실 공무원도 다들 얼마나 원하는 직업이던가.

그리고 이 책은 첫 문장의 강렬함에 편승해서 읽어나가면 그냥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계속 읽게 된다. 그 이야기들이 나의 이야기, 친구의 이야기, 누군가의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로 살아 숨 쉬며 쿡쿡 찌른다.

때로는 너무 디테일해서 외면하고 싶고, 온갖 복잡한 심정이 나를 휘감는다. 왜 예전 어르신들의 당연한 삶의 자세가 당당한 것이 아니라 답답한 것이 되어버렸는지, 세상이 왜 이리 변하고 만 것인지, 한숨이 훅 나오며 삶 앞에서 무기력해진다.

부모님과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가는 길이다. 길모퉁이 유명한 복권방 앞에 로또를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엄마는 바로 원색적으로 비난한다.

"아휴. 나는 이해가 안 된다. 저게 도박이지, 도박이 따로 있어? 요즘 사람들 다들 정신상태가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저 돈으로 콩나물국밥 한 그릇을 더 사먹겠다."

나는 아무 말도 안 한다. 그냥 듣기만 한다. 그리고 아까 사둔 로또가 들어 있는 지갑을 더듬어 지퍼를 끝까지 채운다. 점점 엄마와 다른 방향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39쪽)



"직장에 올 때는 영혼을 집에 놓고 와라"

"부동산에 올 때는 돈을 영혼까지 끌고 와라" (책표지 중에서)

2권에 걸쳐 진행되는 소설이다. 너무도 현실 같은데 소설이라고 한다. 정말 디테일해서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울컥한 감정이 샘솟는데, 그래도 소설이란다. 그래, 이 이야기를 소설이라는 매체로 풀어내지 않는다면 그 무엇으로 하겠는가.



이 책은 집어 들면 한달음에 읽게 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실감 나는, 아니 이건 소설이 아닌 우리들의 현실이기에 마음을 쿡쿡 찔려가며 읽어나간다. 울컥하며 읽어나가다가 절대 동화 같지 않은 마무리에 씁쓸해진다. 묘한 여운이 한동안 맴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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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날 이런나 기프트 세트 (양장 도서 + 탁상용시계) - '이런날 이런나' 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김도경 지음 / 올리브앤바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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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늘도 또 하루가 흘러갔다. 나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한 마디 해준다. 사실 속마음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왜 그것밖에 못했냐며, 그렇게밖에 못하냐며 한소리 할 때도 많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며 '이런 날 이런 나'는 어떤 상황인가 살짝 생각해 본다.

하지만 다시 표지를 보며 이내 위로를 받는다.



밤하

늘은

별달

리할

말이

없어

그냥

웃지

이 글과 함께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그 시선, 이거 정말 따뜻하고 위로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 장면 그대로 시계에 담았다.

두고두고 바라볼 수 있도록 시계를 책상 앞에 두었다. 그런데 시계가 무소음이어서 더 좋다. 나의 시간을 동화처럼 채워줄 시계까지 나에게 선물을 해주는 책이다.



그러고 보니 밤하늘을 바라본 게 언제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유 있게 밤하늘을 바라보며 한참이고 생각에 잠겼던 순간 말이다. 감성에 메말라갈 때 즈음 다시 감성에 기름칠을 해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로 이렇게 그림과 어우러진 에세이다.

이 책의 저자는 김도경. 에세이툰 '바이론(Byelone)'을 쓰고 그렸다. 2009에는 한국만화 100주년 기념 작가로 선정되었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책날개 발췌)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한 '날'을 보내며 행복하지 않은 '나'를 만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즐거운 '날 ' 행복한 '나'를 만들고 싶어 시작한 그림에세이 '이런 날, 이런 나'는 작은 그림을 그리고 짧은 글을 쓰면서, 살아온 '날'을 되새겨보고 살아갈 '나'를 계획하게 되는 저만의 소중한 힐링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책을 만들며 중에서)




길 위의 건반

길 위에는

보이지 않는 건반이 있다.

즐겁게 걸으면

경쾌한 탱고

우울하게 걸으면

슬픈 소나타

(46쪽)

한없이 기분 좋아서 날아갈 듯한 느낌으로 길을 걸어가던 그때의 나는 경쾌한 탱고를, 울지 않으려고 해도 눈물이 흘러내려 눈앞을 가로막았던 그 순간의 나는 슬픈 소나타를 연주하며 길을 걷고 있었다.

문득 집어 들어 스르륵 넘기다 보면 지금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날, 그런 순간의 나를 만난다.



며칠 전 안면 있는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한마디 했다. "넌 어느 별에서 왔니?"

그런데 이제는 그런 말 하지 말아야겠다. 너도 나도 고양이도 그 누구도 이미 빛나는 별인데, 이미 별이고 이미 간판스타인 것을.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너무 자주 잊어버린다. 가끔만 그런 생각을 한다는 편이 더 맞긴 하겠다.




내가 가는 모든 발자국이

하트 모양이면

내가 가는 모든 곳에

사랑을 남기고 가는 것일 거야 (152쪽)



앞의 이야기들을 조금씩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다 보면 나만의 이야기도 담아보고 싶어질 것이다. 그때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이 나온다.

여러분의 '이런 날 이런 나'는 어떤가요?

그림일기를 그리듯이 써보세요~ (책 속에서)

저자 혼자만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아니라, 나의 이야기도 함께 담아 내가 완성하는 책이 될 것이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책을 만들어나갈 수 있겠다.

이 작가의 감성과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김도경의 그림에세이 '바이론'도 찾아 읽으려고 생각했는데, 2022년 상반기에 재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어.

예전에 보글보글이라는 게임을 즐긴 적이 있다. 비눗방울을 톡 터뜨리면 무언가 가득 펼쳐지며 쏟아지는데 그게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이다. 선물 보따리를 가득 펼쳐주는 느낌, 이 느낌이 나의 감성에 기름칠을 해주며 한동안 나를 흐뭇하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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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경제적 자유를 얻을 것인가 - SK바이오투자센터장 이동훈의 투자 수업
이동훈 지음 / 해냄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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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투자 수업의 기초공사를 탄탄하게 해주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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