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 - 신화가 아닌 보통 사람의 삶으로 본 그리스 로마 시대
개릿 라이언 지음, 최현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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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하면 '신화'가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이 책은 그렇게 당연히 떠오르는 신화 말고, 보통 사람의 삶으로 본 그리스 로마 시대를 이야기해 준다는 것이다. 거기에서 약간 호기심이 일었다.

하지만 이렇게 설명하면 그냥 '아, 그렇구나'라면서도 뜨뜻미지근한 느낌이 들지만, 다음 이야기까지 들으면 바로 '맞아, 나도 궁금해'라며 이 책을 읽어보고 싶어질 것이다.

몇 년 전, 미시간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디트로이트 미술관에 갔었다. 고대 그리스·로마 전시실 투어를 마쳤을 때 한 학생이 다가와 은밀한 이야기라도 하듯이 몸을 내 쪽으로 기울이며 속삭였다. "라이언 박사님, 여쭤볼 게 있는데요, 그리스 조각상들은 왜 이렇게 나체가 많나요?"

질문을 듣는 순간 이 학생을 포함한 대중에게 정말 필요한 건, 그리스·로마에 관해 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들에 대한 답이라는 생각이 번뜩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무심코 던지는 세속적이고 유쾌한, 하지만 날카로운 질문 속에 신화나 잘 꾸며진 이야기, 또는 방대하게 쓰인 연구서에서는 볼 수 없는 그리스·로마 고대사의 진짜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위 질문을 포함하여 36가지 질문에 답을 제공할 것이다. (6쪽)

그리스·로마인들이 언제부터 바지를 입었는지, 그들도 신화를 정말 믿었는지 등등에 대한 질문을 들으니, 나도 그 답변이 갑자기 궁금해져서 이 책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개릿 라이언. 미시간대학교 그리스·로마사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여러 대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고, 출판, 방송, 잡지, 온라인 포럼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그리스 로마사의 진면모를 대중에게 전파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된다. 1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들', 2부 '문명의 뿌리가 담긴 사회의 단면들', 3부 '떼려야 뗄 수 없는 신화와 종교 이야기', 4부 '올림픽과 콜로세움의 현장 속으로', 5부 '전쟁과 정치의 세계', 6부 '그리스 로마 시대 그 이후'로 나뉜다.

그리스·로마인들은 왜 바지를 입지 않았을까?, 그들도 현대인들처럼 면도를 했을까?, 어떤 반려동물들을 키웠을까?, 당시에도 피임을 했을까?, 고대 진찰실의 풍경은 어땠을까?, 식탁 위에 어떤 음식들이 차려졌을까?, 평균 수명은 몇 살이었을까?, 평균 키는 어느 정도였을까?, 고대 사회에서도 이혼을 했을까?, 남색 행위가 지극히 흔한 일로 여겨진 이유는?, 나체 조각상이 왜 그렇게 많이 만들어졌을까?, 그리스·로마인들도 신화를 믿었을까?, 유령과 괴물 그리고 외계인의 존재를 믿었을까?, 그들도 헬스장에 다녔을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어디였을까?, 그리스·로마인의 진정한 후손은 누구일까? 등 36가지 질문과 답으로 구성된 책이다.

'그리스·로마'하면 당연하게 '신화'부터 떠올렸기 때문인지, 이제야 신화만큼이나 중요하고 꼭 짚어보아야 할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눈에 들어온다. 목차에서 언급하는 질문들을 접하고 나서야 나도 그 답변이 궁금해진다. 각각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보면서 그 시절 그 사람들의 생활상을 상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에서는 그 시절의 풍경을 엿보는 듯한 느낌으로 진술된 이야기와 함께 조각상이라든가 그림 작품 등을 보여주니 더욱 현장감 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특히 풍부한 고고학 자료에 더해 그리스·로마사를 풀어주니, 그리스·로마인의 그 옛날 일상에 숨결을 불어넣어 생생하게 되살려준 듯하다.

목차를 보며 궁금하게 생각되는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찾아서 읽어봐도 좋겠고, 그냥 처음부터 순서대로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을 보내도 좋겠다. '으아, 그런 일도 있었어?'라며 새롭게 알아가는 사실들이 많았으니, 몰랐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알아가며 지적 호기심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다채로운 음식 중에서 손님들은 마음에 드는 것들을 맛보았다. 그리고 가끔 트림함으로써 감탄을 표시했다. 가끔 하는 트림은 예의 바른 것으로 간주되었고 가볍게 침을 뱉는 것도 용인되었다. 의사들은 방귀를 참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했지만, 노골적인 방귀는 예의 있는 것으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보미토리움(구토를 위해 할애된 방이라는 의미)은 실화가 아니지만, 일부 로마인들은 실제로 코스 사이에 혹은 식사 후에 구토하기도 했다. 그들 중 일부는 탐식가였지만, 대부분은 정기적으로 배 속을 비우는 것이 소화 기관에 좋다는 당시의 보편적인 믿음에 기인한 행위였다. (57쪽, 본문과 각주)

이 책을 읽다 보니 그리스·로마인의 일상에 대해 내가 정말 몰랐구나, 생각하며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그때도 사람이 살았고 경제활동을 하며 화폐를 사용했는데 분위기가 어땠을까? 거기에 대해서는 질문 11 '돈을 얼마나, 어떻게 벌었을까?'에 보면 그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알 수 있다. 그 당시 사람들의 돈 이야기를 살펴보니 이것도 참신하고 흥미로웠다.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와 그의 동료들이 수십 년간의 물가 상승에 종지부를 찍기로 정했을 때 그들의 해답은 단순했다. 위반 시 사형 조건으로 물가를 통제하고 임금 상한을 설정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농장 노동자와 노새 몰이꾼은 일당으로 최고 25데나리우스, 목수와 제빵사는 50데나리우스를 받을 수 있다고 칙령으로 정했다. 그 시절에도 직업들의 명확한 위계질서와, 많은 돈을 버는 사람은 지극히 소수인 사회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 시대 사람들이 돈을 쓰는 방법도 살펴볼까.

어느 시대건 어느 곳이건 갑부들이 그렇듯이 그리스·로마의 최고 부유층도 창의적인 방법으로 돈을 썼다. 로마 상류층은 막대한 금액을 가구에 쏟아부었다. 키케로는 편백나무로 만든 서빙용 탁자에 50만 세스테르티우스를 썼고, 그의 친구는 탁자에 그 두 배의 돈을 썼다. 고급 골동품 역시 터무니없이 비쌌다. 어느 안목 있는 로마인은 그리스의 장인이 만든 작은 조각품에 거금 100만 세스테르티우스를 지불했다.… 칼리굴라의 부인이 사치 행각에 있어서는 으뜸이었다. 그녀는 연회에 4000만 세스테르티우스어치 에메랄드와 진주를 휘감고 나타났다. 그러나 고대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매는 약 150년 후에 일어났다. 2억 5000만 세스테르티우스의 뇌물로 로마 황제의 자리를 산 이가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두 달 뒤에 그 구매자가 암살당했으니, 형편없는 투자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111쪽)



현지에서 직접 탐사하며 얻은 탄탄한 지식에 현장감 넘치는 도판을 더한 이 책은, 신화 너머에서 살아 숨 쉬는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의 경이로운 삶을 매혹적으로 펼쳐낸다. 한 장씩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아테네의 광장 또는 콜로세움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시간 탐험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스 로마인의 삶이 궁금한 일반 독자,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 해당 시대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를 만드는 문화업계 종사자 모두에게 유용할 것이다. 고대 그리스 로마의 특색을 살핌으로써, 서양사를 넘어 인류 문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 (책날개 중에서)

그동안 '그리스·로마' 하면 신화가 먼저 떠오르거나 귀족이나 왕들의 생활 만을 생각해왔다면, 이 책을 통해 일반인들의 일상과 아주 사사로운 질문들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질문을 들으면 궁금하지만 누구에게 물어도 선뜻 그 답을 들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런 질문들에 대해 이 책에서는 답변을 해주니 호기심을 채울 수 있겠다.

그리스·로마인들은 왜 바지를 입지 않았을까?, 그들도 신화를 믿었을까?,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어디였을까?, 돈은 얼마나 어떻게 벌었을까?, 검투사들은 정말 영화 속 모습처럼 살았을까? (질문 중에서)

이런 질문들에 대한 호기심이 두껍지만 한달음에 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는 추진력이 되어준다. 그리스 로마인들의 생활상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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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이야말로 인생이다 - 고통의 바다 한가운데서도 웃을 수 있는 법
켄포 소달지 지음, 원정 옮김 / 담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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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티베트 불교의 고승 켄포 소달지가 전하는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인생을 새로이 성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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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이야말로 인생이다 - 고통의 바다 한가운데서도 웃을 수 있는 법
켄포 소달지 지음, 원정 옮김 / 담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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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 시대 티베트 불교의 고승 켄포 소달지가 전하는 고통을 행복으로 바꾸는 마음의 비밀 『괴로움이야말로 인생이다』이다.

저자는 티베트 불교의 큰 스승이자 저명한 불교학자이며, 제목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이 '우리 인생에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것은 바로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이며, 모든 아름다움은 변화를 피할 수 없고, 변화는 괴로움을 가져오니 이것이 바로 '인생은 모두 괴로움'이라는 말의 뜻(5쪽)'이라는 것이다.

맘처럼 되지 않고 각종 고민에 괴로워하다가 잊고 있던 것을 떠올리는 듯한 느낌이다. '괴로움이야말로 인생이다'라는 것 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궁금하여 이 책 『괴로움이야말로 인생이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켄포 소달지. 티베트 불교의 큰 스승이자 저명한 불교학자다. 1962년 티베트 캄에서 출생하여 쓰촨성 오명불학원에서 출가하였다. 오명불학원 설립자이자 대성취자인 직메 푼촉 린포체의 가장 가까운 제자로 닝마파의 전승을 온전하게 계승하였다. 더욱 많은 사람이 불법의 참뜻을 깨닫고 현실 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강연 및 서적, 교육 영상 등 현대적이고 친근한 방식으로 불법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특히 젊은 지식인들과의 소통을 중시해 세계 100여 곳의 명문 대학에서 불법과 삶의 지혜에 대해 강연해오고 있으며, 불법을 전하는 시간 외에는 티베트어, 중국어 경전 상호 번역과 자선 활동에 힘쓰고 있다. (책날개 발췌)

저는 티베트에서 불법 연구에 몰두하고 정진 수행한 지 근 삼십 년이 되었습니다. 불법을 깊이 이해할수록 그 심오함과 광대함에 놀랍니다. 매번 경론을 펼쳐 볼 때마다 놀랄 만한 수확이 있습니다. 모든 것은 '공'이라는 부처님의 지혜와 부처님이 일체중생에게 펼친 자비는 언제나 저를 큰 감동에 빠트립니다. 그 지혜와 자비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어 이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337쪽)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된다. 서문 ''괴로움'을 알아야 인생의 행복이 보입니다'를 시작으로, 1장 '어떻게 살아야 고통스럽지 않을까', 2장 '부처님처럼 되기', 3장 '무상의 법칙', 4장 '역경에 감사하다', 5장 '언어수행', 6장 '부모가 바로 보살', 7장 '생로병사가 모두 즐거울 수 있다', 8장 '우리의 삶은 왜 이토록 힘들까요', 9장 '켄포 소달지와의 대화'로 이어지며, 후기 '지혜, 자비, 행복과 함께'로 마무리된다.



이 책은 우화를 들려주고 거기에서 얻을 만한 교훈을 이야기해 주니, 쉽고 재미있게 읽으면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갖가지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가면 된다. 그러다 보면 문득 '아, 그렇구나' 하며 깨닫는 순간이 온다.

옛날에 한 농부의 나귀가 마른 우물 안에 떨어졌습니다. 농부는 우물 안을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나귀를 구해 낼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농부는 나귀가 너무 늙었고 우물도 말라 쓸모가 없으니 공연히 애쓸 필요 없이 그냥 우물을 메워 버리려고 했습니다. 이에 이웃을 불러 흙을 우물에 집어넣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처음에는 당황해 울부짖던 나귀가 등 위에 떨어지는 흙을 툴툴 털어 차곡차곡 밟지 않겠습니까? 흙을 계속 집어넣자 나귀는 그것을 계속 다지고 밟더니, 마침내 흙이 땅 높이까지 올라와 나귀는 밖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 삶도 이와 같습니다. 많은 고통이 나귀 등 위의 흙처럼 떨어지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깔끔하게 털어 발로 다질 수 있습니다. 고통에 묻힐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만약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나귀가 우물에서 벗어나듯이 우리도 윤회의 고통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51~52쪽)




이 책의 내용은 방대한 불법의 극히 일부분일 뿐입니다. 끝없이 드넓은 불법의 바다에서 여러분이 불법의 감미로움을 맛볼 수 있도록 몇 모금 가져왔을 뿐입니다. (337쪽)

예전부터 들어보았던 우화부터 처음 듣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아는 이야기가 나오면 반갑고, 이번 기회에 또다시 감상하며, 모르는 이야기가 나오면 새로운 느낌으로 기억해둔다.

이 책의 제목이 비관적인 것만이 아니라는 것은 학창 시절에 배웠던 불교의 특성으로 이미 알고 있었지만,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부터 하나씩 꺼내들고 펼쳐들고 먼지를 툴툴 털어서 새롭게 다져보는 시간이다.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인생을 새로이 성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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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니쿡의 파스타 다이어리
전혜원(혜니쿡) 지음 / 책밥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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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재료에 건강도 생각하며 만들 수 있는 파스타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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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니쿡의 파스타 다이어리
전혜원(혜니쿡) 지음 / 책밥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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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철 재료로 즐기는 트렌디한 홈쿡 레시피'를 알려준다길래 호기심을 가지고 읽어보았다. 문득 집에 있는 파스타면이 떠올랐다. 너무 오래 방치해 두지 말고 날 잡아서 특식으로 해먹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리책을 보다 보면 마음에 드는 레시피를 발견하고, 직접 해보았을 때에 맛있기까지 하면 뿌듯하고 기쁘다. 이 책에서 내 입맛에 맞는 파스타 요리를 발견하고 싶어서 『혜니쿡의 파스타 다이어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전혜원(혜니쿡). '혜니쿡'이라는 채널을 통해 파스타 위주의 레시피를 공유하고 대중들과 소통하는 인플루언서. 제철 재료를 이용해 계절감이 짙은 파스타를 만들곤 한다. (책 속에서)

학창 시절 하교 후 학원을 가기 전에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챙겨 먹을 때면 주로 파스타를 요리했어요. 그때부터 파스타 사랑이 시작됐죠. 밥을 안치는 시간은 파스타 면을 삶는 시간보다 몇 배로 걸리기도 하고 한식은 1인분 조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처음엔 간편성 때문에 파스타가 좋았어요. 그 당시에는 네이버 블로그를 찾아보며 무작정 만들었어요. 그렇게 몇 년이 흐르고 파스타라는 음식 자체와 친해지며 나중엔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파스타로 재해석하기 시작했어요. 혜니쿡 채널에 올라온 레시피 중 다수는 그렇게 갖게 된 저만의 레시피에요. 일본식 가지 반찬을 재해석한 가지파스타와 정통 카르보나라를 간편하게 풀어낸 혠카르보나라가 대표적이지요. 이제는 혜니쿡 하면 파스타, 파스타 하면 혜니쿡이 될 만큼 파스타가 저를 대표하는 첫 번째 키워드이자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고요. (5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도구 준비하기, 재료 준비하기, 용어 알아두기, 면 삶기, 면 담기 등을 시작으로, 1부 'HYENNICOOK BEST 10', 2부 'BOOK EXCLUSIVE', 3부 'SEASONAL PASTA'로 나뉜다. 1부에는 가지파스타, 혠카르보나라, 새송이버터파스타, 투움바파스타, 명란마요파스타, 봉골레파스타, 앤초비파스타, 굴오일파스타, 베이컨대파파스타, 소고기대파파스타, 2부에는 대파버터파스타, 츠쿠네파스타, 허니버터쉬림프파스타, 오리쪽파파스타, 시금치앤초비파스타, 크림파스타, 나폴리탄파스타, 차돌간장파스타, 3부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맞는 제철파스타가 소개된다.

먼저 파스타를 만들 도구와 파스타면에 대한 설명이 간단하게 이어진다. 안 그래도 동생이 집에서 요리해먹으라며 칼국수 면 같은 파스타 면을 보내주어 난감했는데, 이 책 덕분에 그 이름과 용도를 알게 되었다.

딸리아뗄레: 우리나라 칼국수 두께의 파스타 면으로 넓적한 면은 소스를 잘 머금기 때문에 크림 파스타에 사용하기 좋아요. (13쪽)

언제 한번 칼국수를 해먹어야 하나 생각하다가 잊고 있었는데, 크림 파스타에 도전 한번 해봐야겠다.

또한 '혜니쿡 파스타 면 삶는 팁'도 많은 도움이 된다. 면 삶는 시간은 사용하는 파스타 봉지 뒷면에서 제안한 추천 시간을 참고하고 이후 개인 취향에 맞게 시간을 가감하는 정도라는 건 알겠는데, 면 삶는 방법은 잘 모르고 있었다. 혜니쿡 파스타 면 삶는 팁은 정말 꼭 알아두어야겠다. 내가 그동안 혜니쿡의 팁 반대로 했기 때문에 맛이 없었나 보다.

혜니쿡 파스타 면 삶는 팁

① 물을 너무 많이 잡지 않아야 면수에 파스타면으로 인한 전분 농도가 높아져요. 이것을 조리 과정에 넣으면 파스타 에멀징이 수월해요.

② 면은 파스타 조리와 동시에 삶아요. 면을 먼저 삶은 후 올리브오일을 뿌려 두지 않아요. 오일을 뿌려두면 면이 퍼지지 않을 수 있지만 오일에 코팅된 채 공기 중에 방치된 파스타 면은 소스가 잘 스며들지 않아요.

③ 달걀노른자는 장식 역할만 하는 게 아니에요. 베이킹할 때 달걀노른자가 유화제 역할을 하듯이 파스타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같은 재료로 만든 파스타라도 에멀징 정도에 따라 맛의 차이가 아주 커요. 에멀징이 잘 된 파스타는 그렇지 못한 것보다 훨씬 맛이 있답니다. 오일과 면수(혹은 소스)가 제대로 유화되지 않은 파스타에 달걀노른자를 비벼주면 유화제 역할을 해서 에멀징에 도움이 돼요. 에멀징에 어려움이 있다면 달걀노른자를 올려 보세요. 에멀징이 덜 된 나의 파스타가 조금 더 근사한 맛으로 변하게 됩니다. (17쪽)

용어 알아두기

에멀징

물과 기름을 유화시키는 과정, 즉 면수와 올리브오일을 완전히 섞어주는 과정이에요. 어릴 적 학교에서 배운 과학 실험을 통해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두 가지 액체를 한 병에 담고 아주 빠른 속도로 흔들어주면 성격이 다른 두 가지 액체가 일시적으로 섞이게 되지요. 요리도 마찬가지예요. 특히 파스타 면에 함유된 전분을 이용하면 조금 더 쉽게 걸쭉한 소스를 만들 수 있어요. 전분 농도가 짙은 면수를 넣고 손목 스냅을 사용해 팬을 빠르게 흔들어주면 면수와 오일이 완전히 섞여 불투명하고 녹진한 파스타 소스를 만들 수 있어요. (16쪽)



먼저 각 레시피의 앞장에는 파스타의 사진과 특징, 1인분 요리할 때 필요한 재료, 그리고 소스재료를 알려준다. 1인분 분량으로 알려주니 도전해보기에도 좋겠다. 그다음 페이지에 보면 조리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다.



조리 순서를 사진과 함께 번호를 매겨서 쉽게 따라 할 수 있게 해주고, 플레이팅 방법이라든가 요리할 때의 포인트, 곁들일 음료까지 알려주니 한껏 편리하다.




이 책은 '파스타 한번 해먹어 볼까?' 생각될 때 뒤적거리며 넘겨보다가 재료 확인해 보고 조리 순서를 기억하고는 파스타 요리를 시작하면 되겠다.

시판 소스도 물론 나름 맛있는 파스타를 완성시킬 수는 있겠지만, 이 책에 담긴 레시피는 익숙한 재료에 건강도 생각하며 만들 수 있어서 다양하고 편리하다.

QR코드까지 있으니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파스타의 세계에 초대받는 듯한 느낌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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