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 카페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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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단편소설이다. 처음에는 이 많은 단편이 이 두께의 책 한 권에 담기려면 얼마나 짧고 강렬할까 호기심이 생겼다. 그냥 아홉 편도 많은데, 열아홉 편이라니 말이다. 거기서부터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결별'을 테마로 한 열아홉 편의 단편소설이다. 『길모퉁이 카페』는 1975년에 처음 출간됐다가 2004년 프랑수아즈 사강의 사망 후 2009년에 다시 출간되었다고 한다. 사강의 장편소설은 스무 편 정도 발표된 반면 단편집은 네 권에 불과한데, 그중 한 권이 바로 이 책이라는 것이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이다.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 '사강'을 필명으로 삼았다. 19세에 발표한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그녀는 이 작품으로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받았다. (…)

자유분방한 생활로 유명했던 그녀는 두 번의 결혼과 이혼, 도박, 자동차 경주, 약물중독 등으로 '사강 스캔들'이라는 말을 낳았다. 50대에는 마약 혐의로 법정에 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2004년 사강이 병환으로 별세하자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가장 훌륭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가 중 한 사람을 잃었다"며 애도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는 비단 같은 눈, 지골로, 누워 있는 남자, 내 남자의 여자, 다섯 번의 딴전, 사랑의 나무, 어느 저녁, 디바, 완벽한 여자의 죽음, 낚시 시합, 슬리퍼 신은 죽음, 왼쪽 속눈썹, 개 같은 밤, 로마식 이별, 길모퉁이 카페, 7시의 주사, 이탈리아의 하늘, 해도 진다, 고독의 늪 등의 단편소설 열아홉 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이별에 관한 열아홉 편의 소설이다. 옮긴이의 글에 보면 70년대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무색할 정도로 오늘날 벌어지는 우리의 이야기라고 생각되는 단편들도 있다고 언급한다. 나 또한 옮긴이의 글을 보고 나서야 '아, 이 작품이 70년대 작품이구나!' 새삼 깨달았다. 그만큼 이질감을 느끼지 못한 소설들이다.

시대가 다르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작품들이다. 프랑수아즈 사강도 책 속 사진 그 모습 그대로일 듯하고, 소설도 지금 시대에 맞는 표현들로 이루어졌다고 느껴졌다. 어색함이 전혀 없이 요즘 작가의 작품처럼 생각된 것이다. 역시 작가는 작품 속에서 영원히 살아있는 것인가 보다.

열아홉 편의 작품이 순식간에 강렬하게 휙 지나가는 듯했다. 단거리 경주를 마친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기차를 타고 가며 보는 풍경과도 같이 인상적이면서도 굵직굵직한 흔적을 남긴다.

옮긴이에 의하면 장편소설이나 에세이로만 사강을 접했던 독자들에게 이 단편집은 새로운 발견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강의 단편집도 사강만의 독특하고 강렬한 느낌을 주어서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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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파수꾼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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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이 개정판으로 발행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읽어보고 싶었다. 그중 먼저 「마음의 파수꾼」을 읽어보게 되었다.

지금껏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을 한번 찾아 읽어야지, 한번 읽어봐야지, 생각만 여러 차례 하고 있었다. 그러는 데에는 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인물 자체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작가 소개만 읽어보아도 강렬한 인상 때문에 오래 기억에 남는다.

프랑수아즈 사강.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 '사강'을 필명으로 삼았다. 19세에 발표한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그녀는 이 작품으로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받았다. (…)

자유분방한 생활로 유명했던 그녀는 두 번의 결혼과 이혼, 도박, 자동차 경주, 약물중독 등으로 '사강 스캔들'이라는 말을 낳았다. 50대에는 마약 혐의로 법정에 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2004년 사강이 병환으로 별세하자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가장 훌륭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가 중 한 사람을 잃었다"며 애도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1968년에 프랑스에서 출간된 작품을 2007년 12월 초판 1쇄 발행하였고, 2022년 2월 개정판 1쇄로 발행한 책이다. 1968년은 사강이 서른세 살 되던 해이며, 사강은 술, 마약, 자동차 사고, 나이 든 여자와 기둥서방 등 사람들이 그녀에게 비난하는 요소들만 골라 스스로 즐기면서 15일 만에 이 작품을 써냈다고 한다.

마흔다섯 살의 시나리오 작가인 도로시 시모어는 과거에는 꽤나 인기 있는 배우였지만 그때 번 돈은 다 탕진하고 지금은 시나리오 작가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폴 브레트라는 무척 잘 생긴 남자친구도 있다. 그런데 어느 날 폴과 드라이브를 하다가 사고가 났는데, 그렇게 알게 된 루이스라는 청년을 집으로 데려오기에 이르렀다.

이 책을 읽고 보니 어쩌면 나는 이 책의 작가가 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이 모든 이야기를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녀의 작품들은 '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이름을 걸고 발표되어서 읽는 마음에 저절로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는 생각도 든다. 살인까지도 말이다. 그런 사랑이 있을 수 있고, 살인마저도 가능성이 보이는 섬뜩함, 그런 느낌을 전달해주는 소설이다.



사강의 작품들이 대개 그러하듯 충격적이고 자칫 천박하게 느껴질 수 있는 스토리가 사강 특유의 섬세하고 우아한 문체 덕택에 경쾌함과 세련미를 획득하고 있다. 사강은 섬세한 심리묘사에 치중한 사랑 소설을 많이 썼는데, 『마음의 파수꾼』은 그런 사랑 소설들과는 달리 스토리의 전개와 독특한 구성에 더 치중하여, 마치 할리우드의 스릴러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196쪽)

'이게 뭐지?' 하면서도 쓱 빠져들어 읽게 되는 묘한 소설이다. 이 책을 읽으며 프랑수아즈 사강의 독특한 표현에 매력을 느끼고 빠져들어본다. 세상의 온갖 잣대는 일단 뒤로하고 그의 감정선 안으로 휘말려 들어가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한 경험을 하게 해주어서 독특한 매력을 느끼게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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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 2022 한경신춘문예 당선작
최설 지음 / 마시멜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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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제목은 방학이다.

마음은 병들면 가슴만 얼어붙지만, 몸이 병들면 온 세상이 얼어붙는 긴 방학이 시작된다. (책 띠지 중에서)

그렇게 생각해보면 '방학'이라는 단어가 다르게 다가온다. 인생에 있어서 그런 의미의 방학이라면 이 책의 제목에서 주는 무게감이 제법 묵직하게 느껴진다.

어떤 상상을 하든 이 소설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세계를 보여준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책 뒤표지에 있는 한 마디 말에 이 소설에 대한 호감이 급상승했다.

"건강하면 착해지는 건 쉬운 법이야. 세상이 밝게만 보이니까. 하지만 몸이 아프면 어떤지 알아? 긴 방학이 계속되는 거야. 끝없는 답답함에 미쳐버리게 된다고." (책 뒤표지 중에서)

병원에 있어 보면 정말 시간의 흐름이 달라진다. 지금과는 다른 세상에서 덩그러니 떨어진 느낌이 든다. 인생의 방학이라고들 하지만, 그 방학도 끝이 보여야 쉬어줄 맛이 있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암담한 상황이 되면 정말 답답함에 미쳐버리게 된다는 거 맞는 말이다.

한 가지 더. 작가의 말에 보면 이 소설은 작가의 경험이 우러난 것이다.

안녕하세요. 실은 이 소설은 2009년생입니다. 당시 저는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곳에서 살고 있었는데요. 소설 속 친구처럼 듣는 약이 하나도 없어 죽기로 되어 있었기에 그냥은 죽기가 아쉬워 쓰게 된 글입니다. 조금만 더 친절하게 설명하자면,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한 3년 정도 단편만 써오던 제가 한 친절한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드릴 말씀이 없어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듣고는 한가하게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얼른 한 권을 남겨야겠다는 조급함에 무작정 써내려간 첫 '장편'입니다. 그때의 제목은, 웃지 마세요, 《소년의 일생》 (233쪽)

그러니까 작가는 이 소설 속 주인공처럼 임상시험에 참여해 신약을 먹게 되면서 죽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 절실함도 사그라들고 우여곡절 끝에 이 작품을 다시 쓴 것이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병원은 실제로 있는 곳이고,

이 이야기에 나오는 약은 실제로 있는 것이며,

이 이야기에 나오는 시험은 실제로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외에 이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 사건, 배경 등은 모두 글쓴이가 지어낸 것이다. (8쪽)



병원이라는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어두운 것만은 아니고, 그렇다고 밝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이 소설은 그 분위기에 맞는 현실감이 느껴진다. 병원에 오랜 시간 살아본 저자이기에 가능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을 읽어보면 김건수라는 주인공의 시크한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대사 하나하나가 '아, 그 상황이라면 그보다 더 심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면 양호한 거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들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2년은 매우 짧은 시간이란다."

"이 침대를 쓰던 형은 반년도 못 기다리고 죽었는데요?"

"그건…… 어렵구나……."

"너무 어려워하지 마세요. 어차피 수녀님이 풀어야 할 문제도 아니잖아요."

"하느님은 과로사를 해도 어차피 거기가 거기일 테니까," 나는 말을 이었다. "좀 무리를 해서라도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을 도와주면 좋을 텐데, 뭐 싫다는데 어쩌겠어요,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지." (163쪽)



이 책은 주어진 시련을 겪고 어린 주인공이 어른들의 세계에 입사하는 그런 흔한 성장소설이 아니다. 내가 아는 한 한국 문학사에서 몇 안 되는, 참으로 흠잡을 데 없는 마키아벨리적 주체인 주인공 건수는 상당히 냉소적일 뿐, 작중에 등장하는 그 어떤 어른들보다도 '믿을 만한 화자'다. 《방학》이 재미있어지는 것은 이 점 때문이다.

_김형중 (조선대학교 교수· 문학평론가)

실제 병원에서 오랜 기간 지내며 죽음의 문턱까지 오간 적이 있는 경험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이건 이 사람이 아니면 표현하기 어려운 소설이구나!' 생각되었다. 간절하고 쓰리고 아프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필력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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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천재들은 어떻게 기획하고 분석할까? - 직관을 넘어 핵심을 꿰뚫는 데이터 분석의 절대 법칙
조성준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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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띠지에 이런 말이 있다.

'대한민국 AI · 빅데이터 분야를 이끄는 조성준 서울대 교수와 국내 최고 석학들의 절대 실패하지 않는 실전 데이터 분석법 대공개!'

(책 띠지 중에서)

아마 그 말을 보면 이 책에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그 말을 보고 이 책에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물론 제목 자체도 '데이터 천재들은 어떻게 기획하고 분석할까?'라는 질문으로 되어 있어서 거기에 대한 답을 알고 싶어진다. 하지만 일반인인 나에게 '데이터'는 주어져도 활용하지 못하는 무용지물 같은 것이니,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그들의 노하우를 차근차근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데이터 천재들은 어떻게 기획하고 분석하는지, 직관을 넘어 핵심을 꿰뚫는 데이터 분석의 절대 법칙을 알고 싶어서 이 책 『데이터 천재들은 어떻게 기획하고 분석할까?』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조성준·조재희·김성범·이성임·조성배·이영훈 공동 저서이다. 조성준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조재희 광운대학교 정보융합학부 교수, 김성범 고려대학교 산업경영공학부 교수, 이성임 단국대학교 정보통계학과 교수, 조성배, 연세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교수, 이영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산업공학과/데이터사이언스학과 교수가 이 책의 저자들이다.

데이터의 의미와 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 핵심 분석 방법인 시각화, 예측, 클러스터링, 그리고 이미지와 텍스트 데이터의 분석 방법 등은 전공과 무관하게 누구나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빅데이터는 미래가 아니라 현재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기업과 공공기관에서는 이를 활용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제 빅데이터는 더는 '알면 좋은' 대상이 아닌 '모르면 안 되는' 대상이 되었다. (10쪽 발췌)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된다. 1부 '데이터 문맹 탈출, 반드시 알아야 할 데이터 상식', 2부 '데이터 시각화로 트렌드를 읽어라', 3부 '분류와 예측, 미래를 읽는 가장 확실한 방법', 4부 '데이터를 끼리끼리 뭉쳐 보는 군집분석의 힘', 5부 '인공지능, 더 빠르고 능숙하게 이미지를 분석하다', 6부 '비즈니스 성패를 가르는 텍스트 데이터에 주목하라'로 나뉜다.



이 책은 저자들이 한 부씩 맡아서 총 6부의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그렇게 보았을 때 자칫 보고서 형식으로 오해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부분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주는 느낌이 드는 책이어서,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부담 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다.

데이터 마이닝, 즉 분석이란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데이터'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분석에서의 데이터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빅데이터'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빅데이터는 무엇일까? 빅데이터는 VVV, 즉 3V로 설명할 수 있다. 3V는 바로 Volume, Velocity, Variety를 말한다. 이 중 'Volume'은 양이 많다는 것, 'Velocity'는 생성 속도가 빠르다는 것, 'Variety'는 다양성을 뜻한다. (19쪽)

이렇게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를 들어 자세하게 풀어서 설명해주니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어려울 거라 짐작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싹 잠재워주는 책이다.




서울대 조성준 교수를 포함한 여섯 명의 어벤저스급 필진이 모였다. 이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이 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30여 년간 국내 인공지능과 데이터 마이닝 분야를 이끌어온 석학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데이터 분석이 멀게만 느껴지는 비전공자와 일반인에게 전문가들이 쌓아놓은 높은 진입장벽을 넘어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고의 입문서다.

_황보현우, 하나금융지주 그룹데이터총괄 겸 하나은행 데이터&제휴투자본부장

'여섯 명의 어벤저스급 필진'이라는 점에 주목해 보아도 되겠다. 그리고 그 어벤저스급 필진이 일반인이자 데이터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을 이어나가니, 이 정도면 이해할 수 있겠다는 마음으로 읽어나갈 수 있다. 마음의 장벽을 허물고 하나씩 짚어가며 이해의 폭을 넓힌다.

이 책은 입문서이다.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이다. 점점 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으니, 이제는 정말 데이터는 꼭 알아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그런데 이제라도 데이터에 대해 알고 싶지만 무엇부터 보아야 할지 막막할 때에는 이 책을 기본서 삼아서 읽어나가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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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의 다이어리
리처드 폴 에번스 지음, 이현숙 옮김 / 씨큐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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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푹 빠져들어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찾고 있었는데, 이 책이 기대를 채워줄 것 같아서 읽어보게 되었다. 표지 그림도 무언가 신비롭고 아무래도 책 제목에 '다이어리'가 들어가니 호기심이 발동했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했고 소설 속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이 책 《노엘의 다이어리》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리처드 폴 에번스. 첫 소설 《크리스마스 상자》가 현재까지 8백만 부 넘게 판매되었으며 30여 편이 넘는 소설이 모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의 소설들은 전 세계적으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24쇄 이상 언어로 번역되었다. 그중 7편은 텔레비전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노엘의 다이어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화가 결정되어 2022년 개봉 예정이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을 읽고자 펼쳐들면 프롤로그부터 바로 소설 속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자신을 어여삐 여겨주는 젊은 여성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게 진짜인지 꿈인지 알 길은 없는 것이다.

이제부터 나올 이야기는 내가 그녀를 찾아가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다. 어떻게 그녀를 찾았으며, 그 여정을 통해 어떻게 사랑을 알게 되었는지에 대한……. (5쪽)

이 책의 주인공은 처처. 제이콥 크리스찬 처처이며, 베스트셀러 작가다. <USA 투데이> 기자와 인터뷰하는 장면이 진행된다. 어릴 때 크리스마스에 뭘 하면서 보냈냐는 질문에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 기억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 기억이 잔혹하다. 어린 시절 무거운 나무 믹싱 스푼으로 매질을 당했던 기억이었으니 말이다.

내 세상은 아주 어려서 두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형의 죽음과 부모님의 이혼. 나는 고작 네 살이었다. 사실, 그런 일을 기억하기에는 너무 어린 나이다. 1986년 8월 4일 그날 형 찰스가 죽었다. 그 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어머니가 완전히 딴 사람으로 변한 것도 그날 이후부터다. (15쪽)

그러던 어느 날,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처처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하는 변호사의 전화였다. 그렇게 처처가 어린 시절의 그곳, 유타로 가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 무언가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기 충분한 전환이다.



이 소설의 제목은 '노엘의 다이어리'이다. 중간중간 다른 글자체로 나오는 노엘의 다이어리가 독자들의 호기심을 채워주고 더 읽어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소설을 읽을 때에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라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끝까지 읽을 수 있는 힘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결국 나도 이 소설을 끝까지 읽어나갔다. 상당히 필력이 있는 소설가다. 처음에 제목과 표지 그림으로는 무언가 환상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리라 짐작하고 읽어나갔지만, 사실 본격적인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그저 덮어두고 살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상처가 되살아나는 소용돌이와 정리 과정, 그리고 새로운 사랑이 싹트고 자라는 부분까지 복합적으로 진행되니, 이 책을 읽는 마음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우리네 삶은 환상적인 꿈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처도 생기게 마련이다. 사람에 따라 견디기 힘든 지독한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그냥 외면하고 덮어두기만 했던 것을 상처의 고름을 짜내고 잘 아물도록 토닥토닥 다지는 과정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성장을 바라보는 듯했다. 그래서 이 소설이 오히려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며 마지막 여운을 길게 끌고 간다.

이 소설의 뒤에 보면 책날개에 오려서 쓸 수 있는 책갈피가 있는데, 잘 오려두어 책갈피로 사용하며 이 소설의 여운을 좀 더 오래 간직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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