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필로소피 - 테크네에서 에로스까지, 오늘을 읽는 고전 철학 뿌리어 EBS CLASS ⓔ
김동훈 지음 / EBS 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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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폭을 넓혀주는 데에 더해 유연함이라는 힘도 얻을 수 있으니,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기대를 채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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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필로소피 - 테크네에서 에로스까지, 오늘을 읽는 고전 철학 뿌리어 EBS CLASS ⓔ
김동훈 지음 / EBS 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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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EBS 클래스 e 시리즈 인문 『키워드 필로소피』이다. 서양고전학자 김동훈이 고전 그리스어와 라틴어에서 찾은 엉클어진 생각을 매듭짓는 열다섯 뿌리어를 알려준다고 하여 읽어보고 싶었다.

EBS 클래스 e 시리즈는 한국교육방송공사의 명품 강의 프로그램 <클래스e>에서 엄선한 톱클래스 강의를 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가끔 우연히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보게 되면 반가운 마음에 몰입해서 보게 되어도, 일부러 시간을 기억해두고 방송을 챙겨보는 것은 못하게 되어서,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니 무척 반갑다.

EBS 클래스 e 시리즈는 인문, 과학, 역사, 비즈니스, 라이프 다섯 가지 분야에서 지식을 전달해 주는데, 이 책은 그중 인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김동훈. 서양고전학자이다. 인문학의 서사를 담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퓨라파케' 컴퍼니 대표로 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에서는 특히 고전 그리스어와 라틴어 가운데서 '정갈하다' 느낀 뿌리어로 열다섯 매듭을 지어보았다. 말놀이가 독서가 되었든, 토론이 되었든, 강의가 되었든 혹시라도 따분하다면 이 책을 한 번 보자. 우리 말놀이가 그 옛말에서 너무 엇나간 것은 아닌지 그 맥을 한번 짚어보자. 일단 뿌리어부터 뜻을 헤아려본 후 갈려 나온 줄기와 상관하여 특정 뜻을 맺어보면 대화가 좀 더 수월해진다. 옛말의 뿌리를 통해 올바른 어원을 숙지하면서 그 '파생의 신비'를 헤쳐 나가는 것이 자칫 싫증을 느낄 인생살이에 또 하나의 흥미를 더해 준다. (6쪽)

이 책은 뿌리어 15매듭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뿌리어 열다섯 매듭'을 시작으로, 1매듭 테크네부터 아레테, 메타, 미디어, 트랜스, 포르마, 미메시스, 인판티아, 팍툼, 메타포라, 조에, 데쿠스, 로캉, 스티그마, 에로스까지 15매듭으로 이어진다. 에필로그 '말의 마주침, 마음의 울림, 몸의 어울림'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은 일단 펼쳐 드니 짐작하지 못했던 깊고 넓은 지식의 바닷속에 푹 빠져드는 느낌이 들었다. 방대한 지식의 세계에 초대받는 느낌이 든다. 여기에서 하나씩 짚어주는 단어와 그 의미가 흥미로워서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재미있고 또 재미있다. '아, 이런 의미였구나'라며 하나씩 새로이 알아가는 느낌이 참 좋다.

뿌리어와 관련 단어, 연관 지을 수 있는 이야기에 더해 각종 그림과 조각 등의 기타 자료까지 풍부하게 바라볼 수 있어서 흥미를 자아낸다. 옛날이야기 듣는 느낌으로 읽어나갈 수 있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말들도 진득하니 따져보면 그 뜻이 영락없이 옛말에 기인한다. 미디어, 메타인지, 밈, 팩트, 메타포, 미니멀리즘, 로망, 브랜드 등도 각각 뿌리어가 있다. 뿌리어의 힘은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는 '둔갑의 명수'다. 그렇다면 이 '둔갑의 명수'를 아는 것이 왜 중요할까? 상대의 말뜻을 뿌리로부터 훑어보면 그 말이 참 유연해진다. (에필로그 중에서)

언제부터인가, 원래부터였던가, 굉장히 익숙해서 출처를 생각지도 않았던 그런 단어들이 있다. 그런데 그 단어들에 뿌리어가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살펴본다. 하나하나 읽어나가다 보면 꽤나 박식해지는 듯하다.

특히 이런 지식은 나 혼자 여기저기에서 산만하게 접하고는 잊어버리기 일쑤였는데, 이번 기회에 이 책을 통해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책장에 꽂아두고 두고두고 꺼내어 참고하고 싶은 책이다. 지식의 폭을 넓혀주는 데에 더해 유연함이라는 힘도 얻을 수 있으니,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기대를 채워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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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푸른 상흔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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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작은 좀 헷갈렸다. 작가의 말인 건지 소설인지 알 수 없는 글로 바로 시작되어 이야기가 이어지고, 난 궁금해서 역자 후기를 먼저 살펴보게 되었다. 그러니까 이 작품 『마음의 푸른 상흔』은 소설과 에세이가 교대로 이어지는 형식 면에서도 독창적인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맨 처음 시작도 그렇다.

1971년 3월

이렇게 쓰고 싶다. "세바스티앵은 휘파람을 불며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갔다. 조금 숨이 찼다." 십 년 전 인물들을 다시 불러내는 것도 재미있을 텐데. 세바스티앵과 그의 누이 엘레오노르. 두 사람은 물론 극 중 인물이다. 나의 유쾌한 연극에 나온다. 빈털터리이지만 여전히 유쾌하고, 시니컬하지만 점잖은 그들을 보여주는 건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9쪽)

사강이 1960년에 발표했던 희곡 「스웨덴의 성」에 나왔던 인물들이 이 작품에 재등장하는데, 첫머리에서 사강이 "십 년 전 인물들을 다시 불러내는 것도 재미있을 텐데"라고 하면서 "세바스티앵과 그의 누이 엘레오노르. 두 사람은 물론 극 중 인물이다. 나의 유쾌한 연극에 나온다"라고 했을 때 그 연극이 바로 사강의 첫 번째 희곡인 「스웨덴의 성」이라는 것이다.

항상 새 작품에는 새로운 인물만을 창조해 내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매력적이었던 인물들을 오랜만에 다시 불러내어 생명을 불어넣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겠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그렇게 독특하고 매력적인 일을 요모조모 잘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모습이 나올지 모르니 독자는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1972년 4월에 탈고한 낯선 형식의 이 작품은 무엇보다 자전적 요소가 많이 포함된 글이므로 때로는 사강의 생각이 난해해서, 또 때로는 불연속적이어서 작품 속으로 금세 빠져들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사강이라는 인물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어떤 작품보다 사강의 세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이 바로 『마음의 푸른 상흔』이다. (191쪽)

이 사실을 모르고 읽었음에도 이 책을 이번에 프랑수아즈 사강 시리즈 중 마지막 순서로 정한 것은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소설을 읽어가면서 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살아야 할 이유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것은 숨 하나, 손목에 느껴지는 심장박동, 정원 앞에서 황홀감에 빠진 눈빛, 한 사람, 하나의 계획일 뿐이다. 자살은 모든 걸 바닥에 내동댕이 친다. 자살한 사람은 용기도 많고 죄도 많은 사람이다. (176쪽)

심리묘사를 묘하게 하여 긴장하게 만든다. 그리고 자살한 로베르의 속마음을 잘 표현했다. 글자 하나하나에 머물며 그 표현력에 감탄한다.

이 책도 역시 사강이어서, 사강이기 때문에, 상황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그동안 내가 생각하던 가치라든가, 어느 선까지의 기준을 와르르 무너뜨린다. 적어도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말이다. 문학이라는 매체로 세상을 바라보는 폭을 넓혀본다. 문학이기에 가능한 일이니까. 사강의 책을 읽으면 그 매력에 빠지지 아니할 수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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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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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두 번째 소설 『어떤 미소』이다. 그냥 '두 번째'라고 하면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겠지만, 배경을 알고 보면 엄청나다. 이 소설이 나오기까지의 시간을 알고 보면 엄청난 창작의 고통 속에서 피어난 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자들이 아는 바와 같이 프랑수아즈 사강은 1954년 19세 어린 나이에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소설로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과 사랑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 데뷔작이 워낙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탓에 독자와 평론가들은 그녀의 다음 작품을 주시할 수밖에 없었고, 사강 역시 정신적 압박을 느꼈던지 차기작을 이 년 동안이나 공 들여 구상했다. 그렇게 하여 발표된 작품이 바로 『어떤 미소』이다. 다행히 이 작품 역시 데뷔작만큼이나 큰 사랑을 받았고, 몇몇 평론가는 『슬픔이여 안녕』보다 더 훌륭하게 평가했다. 이 년 뒤인 1958년 장 네귈레스코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207쪽)

그렇게 이 작품이 탄생한 배경을 알고 나니 더욱 궁금해져서, 프랑수아즈 사강의 두 번째 소설 『어떤 미소』를 읽어보게 되었다.



프랑수아즈 사강은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이다.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 '사강'을 필명으로 삼았다. 19세에 발표한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그녀는 이 작품으로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받았다. (…)

자유분방한 생활로 유명했던 그녀는 두 번의 결혼과 이혼, 도박, 자동차 경주, 약물중독 등으로 '사강 스캔들'이라는 말을 낳았다. 50대에는 마약 혐의로 법정에 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2004년 사강이 병환으로 별세하자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가장 훌륭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가 중 한 사람을 잃었다"며 애도했다. (책날개 발췌)



어릴 적 동화에 보면 공주와 왕자가 결혼하며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며 책이 끝나지만, 우리 인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살다 보면 나중에야 알게 된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도 그 동화 같은 이야기가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더 절절하게 느끼는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와닿을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을 쓴 프랑수아즈 사강의 나이는 겨우 21세였지만 독자는 그보다는 훨씬 더 세상 풍파를 겪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사랑이 시작되는 것도 끝나는 것도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사랑이 영원하지도 않으며 계획대로 흘러가지도 않는다. 사강의 이 소설 역시 지금 시대에 내놓아도 전혀 시차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요즘 시대 요즘 감성과도 맞아떨어진다.

특히 사강은 순간적인 이야기들을 감정에 알맞은 표현을 잘 선택해서 하고 있다. '하늘이 슬퍼 보여서 우리는 겉창을 닫았다(130쪽)'라든가 '행복은 표시가 없는, 평평한 사물이다.(126쪽)'처럼 표현 자체가 사강이 표현하는 말이어서 더욱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나는 거울을 들여다보고는 놀랐다. 미소 짓는 내가 보였던 것이다. 미소 짓는 나 자신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혼자라는 것. 나는 나 자신에게 그 말을 해주고 싶었다. 혼자, 혼자라고. 그러나 결국 그게 어떻단 말인가? 나는 한 남자를 사랑했던 여자이다. 그것은 단순한 이야기였다. 얼굴을 찌푸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200쪽)

책을 읽고 나서야 '어떤 미소'의 그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 부분은 그냥 이 부분만을 읽어서는 다가올 수 없는 감성이다. 전체적인 이야기가 어우러지며 독자를 끌고 가서, 절묘한 타이밍에 그 이야기를 풀어낼 때 비로소 크게 와닿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들의 사랑 이야기는 그 당시로서는 상당히 획기적인 이야기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사강의 뛰어난 감성을 잘 나타내는 작품이어서 수작으로 평가받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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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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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품 해설에 보면 사강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고 언급한다.

"나는 한 번도 내 작품들을 통해 평가받지 못했어요. 사강이라는 사람으로 평가받았죠. 시간이 흐르자 작품을 통해 평가받게 됐어요. 그리고 나는 그것에 익숙해졌죠." (188쪽)

그러고 보니 그렇다. 그녀의 작품을 읽기도 전에 '프랑수아즈 사강'이라는 이름과 그녀의 강렬한 삶이 먼저 기억에 남아 있었고, '언제 한번 사강 작품을 읽어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한참을 지난 후, 지금에야 그녀의 작품을 하나씩 읽어보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사강이라는 사람만이 보이다가 점점 작품이 커다랗게 눈에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한 달 후, 일 년 후』는 1957년 발표된 사강의 세 번째 소설이다. 첫 소설 『슬픔이여 안녕』이나 두 번째 소설 『어떤 미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몇 년 전 일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여주인공이 이 소설을 좋아하여 소설 속 여주인공 이름인 '조제'로 불리고 싶어 하는 대목이 등장하면서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사강 역시 조제라는 인물에 대해 꽤나 큰 애착을 가졌던 듯, 사 년 뒤인 1961년 희곡 「신기한 구름」에 조제를 다시 등장시킨 바 있다. (194쪽)



순서로 보자면 『어떤 미소』보다 뒤에 나온 것이지만,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다. 거기에서 소설 속 여주인공이 '조제'로 불리고 싶어 하던 대목을 읽었을 때만 해도 내가 그 '조제'가 나오는 사강의 소설을 읽으리라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은 장담할 수 없는 것이고, 나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예전에는 소설에 흥미가 별로 없었지만, 요즘에는 소설 속에서 작가의 상상력을 보고,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문학 작품에 녹여낸 것을 나만의 방식으로 찾아내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역자 후기를 보면 소설의 제목인 '한 달 후, 일 년 후'는 작품 속에도 인용되어 있듯이 프랑스의 비극작가 라신의 희곡 「베레니스」 중 로마 황제 티투스와 유대 여왕 베레니스의 이별의 장면에 나오는 대사라고 한다. 이 대사는 서로 사랑하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는 연인들의 애절한 심정을 표현하고 있지만, 사강은 반대로 이 구절을 통해 한때는 사랑했지만 세월이 흐르면 변하고 잊혀지게 마련인 남녀간의 사랑과 젊음의 덧없음을 아련하게, 조금은 냉소적으로 설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겠죠.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186쪽)

이 대화를 보았을 때 나는 마음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사랑도 인생도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사람은 그것을 알면서도 끌려가고 모르면서도 그렇게 운명의 수레바퀴에 끌려가고 있다는 것을 한참 후에야 깨닫게 되는 것이 인생인가 보다.

이 소설은 프랑수아즈 사강이 들려주는 사랑의 짧음과 덧없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랑과 인생의 짧고 덧없음을 사강 특유의 문체로 풀어내어 승화시킨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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