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 - 아름다운 행성 지구별 여행을 마치며
틱낫한.찬콩.진헌 지음, 정윤희 옮김 / 센시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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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올해 타계하신 틱낫한 스님의 메시지여서 읽어보고 싶었다. 아니, 단순히 호기심을 넘어서서 읽어야만 하겠다는 의무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때때로 어떤 책은 그 존재감이 어마어마해서 책 속 글자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살아나 그 의미를 전달해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처럼 말이다.

이 책 『틱낫한 지구별 모든 생명에게』를 읽으며, 틱낫한 스님이 어떤 메시지를 들려주시는지, 조용히 음미하며 명상하며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틱낫한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영적 지도자이자 선불교의 스승, 그리고 사회 변화를 위해 직접 실천한 행동가이다. 열여섯 살이던 1942년 선불교에 입문하여 승려가 되었다. '참여불교'를 주창하며 다양한 사회운동을 펼쳤으며,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자 전 세계를 돌며 반전평화운동을 전개했고, 1967년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추천으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1982년에는 프랑스 보르도 근처에 명상 공동체 '플럼 빌리지'를 세우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마음다함' 수련을 통한 평화와 명상의 가르침을 전세계에 전하기 시작했다. 또한 2008년부터는 '마음다함'을 여러 학교와 대학에 도입하기 위한 훈련 과정을 개발하여 많은 교육자와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수행법을 정립했다.

2014년 뇌출혈로 쓰러진 후 2018년 고향인 베트남으로 돌아와 생을 보내던 중 2022년 1월 향년 96세로 타계했다. 쉽고 간결한 글로 삶의 지혜와 평화의 가르침을 전하는 그의 책은 지금도 전 세계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의 일러두기에 보면 이 책에는 틱낫한 스님의 제자 진헌 스님의 글이 일부 실려있다고 한다. 해당 부분은 앞머리에 따로 표시를 해두어 틱낫한 스님의 이야기와 구분하였으니 참고하여 읽으면 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이 책에 대하여 '상처 입은 지구와 인류를 위한 틱낫한의 마지막 명상'과 여는 글 '지구별 여행을 마치며'를 시작으로, 1부 '아름다운 우리 행성을 위해 놓아야 할 것, 채워야 할 것', 2부 '지구별을 치유하는 다섯 가지 수행의 길', 3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나갈 공동체를 위하여'로 이어지며, 맺는 말 '경이로운 작은 행성, 지구를 보살필 시간', 나가는 글 '여러분이 미래입니다', 감사의 글 '용감한 전사이자 조용한 현자였던 틱낫한 스님을 기억하며' 등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은 귀한 말씀을 듣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한 글자, 말씀 하나 놓칠 수 없이 마음에 와닿아 나를 일깨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속도가 줄어들고 정독하며 음미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마음다함의 수련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될 것이다. 읽어나가다 보면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문득 그 의미가 더 커다랗게 뜻을 갖추어 내 마음을 파고드는 부분이 있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그 의미들을 건져내는 시간이다.

현재 순간을 깊이 파고들어 그 실재에 도달하면, 과거와 미래와 영겁의 순간에 닿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곧 자연이고 지구입니다. 그리고 비록 지구상의 균형이 깨지며 수많은 종이 사라져버렸다고 해도 지구는 여전히 균형을 되찾을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순간에서 영겁에 닿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찰나의 순간에도 영겁에 닿을 수 있습니다. 마음다함의 자세로 내쉬는 호흡 한 번, 지구 위로 내딛는 걸음 한 번으로도 시간을 초월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순간에 깊숙하게 다가갈 때 우리는 모두 영겁 속에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28쪽)

마음다함의 자세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마음다함의 태도를 가지고 집중하며 삶을 살아가다보면 우리 안의 진리에 더욱 깊이 가닿을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떤 순간에서든 마음다함의 자세를 가지고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의 소소한 그 무엇까지도 마음다함의 태도로 접하면 삶 자체를 더욱 깊이 있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틱낫한 스님은 예를 들어 차를 마시는 것에 대해서 말씀하신다. 차를 마실 때 마음다함의 자세로 뜨거운 물을 주전자에 부으면 내 안의 마음다함과 집중의 에너지가 그 안에 담기니, 그 순간 차와 물, 주전자는 모두 영적인 것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마음다함과 집중의 에너지를 담아 양손으로 차가 든 컵을 쥔다면, 차를 마시는 행동은 매우 영적인 것이 되며, 마음다함과 집중과 통찰의 에너지가 닿는 것은 무엇이든 영적인 것이 된다는 것이다.

마음다함과 집중, 그리고 통찰력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든 얻을 수 있고, 이런 에너지들은 우리를 영적으로 만들어줍니다. (121쪽)



또한 7장 '지구별을 위한 진정한 사랑의 마음'을 보면 살아 있는 지구별과 교감하기에 대해 나온다. 이 부분이 지구별을 대하는 내 마음을 짚어보고 마음다함의 자세로 함께 할 수 있도록 깨달음을 준다.

명상은 현재에 머물면서 깊이 살피고, 주변의 사람들과 기적들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나서 그들이 행복해하면 자신도 행복해집니다. 나는 가끔 보름달이 비추는 밤에 걷기 명상을 하다가 하늘에 뜬 달을 보면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그곳에 있어주어서 고맙다. 달아, 별들아. 그곳에 있어주어서 고맙다." 그렇게 달과 별의 존재를 느낄 수 있습니다. 불이不二의 눈으로 바라보면, 나의 마음과 지구의 마음이 이어지며 둘 사이에 매우 밀접한 관계가 형성됩니다. 아름다운 지구를 비활성체가 아닌 살아 있는 존재로 바라보면, 곧바로 우리 안에 일종의 교감, 다시 말해 사랑의 감정이 생겨납니다. 함께 존재하는 것은 바로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262쪽)

그런데 얼핏 보면 불교의 가르침이어서 다른 종교인은 해당이 안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틱낫한 스님은 말씀하셨다. '올바른 마음다함을 수련하기 위해서 부처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이러한 가르침과 수련은 비단 불교를 믿는 사람뿐만 아니라 전 인류의 유산이기도 합니다. 불교 또한 불교가 아닌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만 합니다.(329쪽)'라고 말이다.

종교로서가 아닌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위안을 가져다줄 하나의 수련으로서 마음다함을 모든 곳에 알려 함께 살고 함께 깨닫자, 미래를 위해 깨어나자는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틱낫한의 《숲의 가장자리에서》 중에서

오늘 아침, 새들의 즐거움이 떠오르는

해를 반갑게 맞이하네요

나의 아이여, 새하얀 구름이

여전히 둥근 하늘의 천장 위에 여전히 떠 있는 것을

알고 있나요?

지금 어디에 있나요?

현재의 순간이라는 나라 속에서

고대의 산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지요.

하얀 문장이 새겨진 물결은

여전히 저 멀리 해변에 닿으려고 하지요.

다시 보면, 당신 안에 내가 있고

모든 잎과 꽃봉오리 속에 내가 있는 게 보일 거예요.

내 이름을 부르면, 곧바로 나를 볼 수 있지요.

어디로 가고 있나요?

오늘 아침, 오래된 푸루메리아 나무가

향기로운 꽃을 피우고

당신과 나는 한 번도 떨어져 있던 적이 없어요.

봄이 왔어요.

소나무는 반짝이는 푸른 바늘을 새로이 뻗어내고

숲의 가장자리에는

야생자두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리네요.

진정한 마음다함은 행복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행복의 길입니다. 올바른 마음다함에서는 호흡 하나, 걸음 하나하나가 곧 길이 됩니다. 그런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걸 계속 상기하면서 마음다함을 수련한다면 우리는 곧바로 평화와 차분함, 즐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322쪽 발췌)

이 책으로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의 전수를 전해 듣는다.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엮이는 데에는 진헌 스님을 비롯한 많은 제자들의 도움이 함께 해서 가능한 일이 되었다. 그들의 노력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전해 듣고, 마음다함을 전해 들을 수 있어서 나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여운이 오래 남을 책이다. 틈틈이 꺼내들어 마음다함과 지구에 대해 명상하는 시간을 가져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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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놀이의 식물 디자인 레시피
최정원 지음 / 싸이프레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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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홈가드닝의 세계에 발을 디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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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놀이의 식물 디자인 레시피
최정원 지음 / 싸이프레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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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반려동물을 넘어서 반려식물에 대한 이야기가 폭넓게 들리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거기에 더해 좀 더 특별하다. 그냥 꽃 가게에서 대충 사 오는 식물과 화분을 넘어서서 좀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제대로 취미 생활로 도입하면 내 맘대로 환경도 디자인하고, 인테리어에도 도움이 될 테니, 그야말로 가드닝을 놀이로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평범한 식물도 감각적인 작품으로 변신하는 식물 디자인 레시피 58가지를 담은 책 『정원놀이의 식물 디자인 레시피』이다. 분갈이부터 테라리움, 이끼볼, 액자 정원 ,합식까지, 단계별로 따라하면 근사한 작품이 되는 홈가드닝 클래스라고 한다.

'식물 디자인'은 단순히 식물에 어울리는 화분을 고르고, 수형을 잡는 시각적인 작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식물은 살아있는 생물이기에 건강하고 아름답게 자랄 수 있도록 식물이 선호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식물과 화분의 조합, 용토와 식재 방법, 식물을 키울 환경, 이 세 가지를 모두 살펴야 하기에 식물 디자인은 까다롭지만 그만큼 흥미로운 작업이랍니다. _프롤로그 중에서

어떻게 감각적으로 식물 작품이 탄생할지 호기심이 생겨서 이 책 『정원놀이의 식물 디자인 레시피』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최정원. TV CF를 제작하는 PD로 일하며, 내 손으로 만드는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찾던 중 식물을 만나게 되었다. 식물과 화분, 다양한 흙과 돌을 이용해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작업하는 '식물 디자인'에 큰 매력을 느껴 '정원놀이'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름처럼 사람들이 가드닝을 놀이처럼 쉽게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클래스를 통해 많은 이들과 만나고 있다. 쉬운 가드닝, 즐기는 가드닝을 추구하는 '정원놀이'의 클래스는 식물로 마음을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정원놀이와 함께 시작하는 식물 디자인'을 시작으로, 1부 '관엽식물 디자인', 2부 '다육식물 & 선인장 디자인', 3부 '착생식물 디자인'으로 나뉜다. 각각의 식물 관리법과 작품까지, 식물 키우기 방법도 익히고 갖가지 작품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으로 식물 키우기 세계의 넓고 다양한 모습을 본다. '식물을 들이기 전에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식물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살아있는 존재라는 점이에요. 식물을 기르는 일에는 꾸준한 관심과 관리가 요구되며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합니다.(23쪽)' 등등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식물 키우기 세계에 초대받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생각보다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지만, 제대로만 해주면 환경이 달라지며 살아 숨 쉬는 초록 공간으로 탈바꿈된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을 보낸다.




특히 이 책은 '이제 좀 관심을 가지고 한번 보기나 할까?' 생각하며 들춰보았다가도 한번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작품이 눈에 들어와서 만들기까지 해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How to make를 보면 만드는 방법까지 사진과 글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TIP까지 알려주니 가드닝을 책으로 배워도 어느 정도 잘 따라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만들기에 그치지 않고 관리법까지 제대로 알려주고 있으니 도움이 될 것이다. 만드는 법도 이렇게 보니 어렵지 않아 보여서 직접 만들어서 가꾸고 싶어진다.




특히 단순히 투박한 화분에 식물만 키우는 것이 지금껏 생각하던 것이라면, 이 책을 보면서 정말 다양하고 예쁜 작품들을 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기자기 조물조물 내 손으로 만들어내는 식물 세상이다.

갖가지 작품들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는 재미가 있어서 직접 키우지 않더라도 '아, 이렇게도 만드는구나.' 감탄하며 감상만 해도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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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속 파괴적 승자들
김광석.설지훈 지음 / 와이즈베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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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초가속'이라는 단어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그 속도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찔하다.

이 책의 서문 시작 글을 보면 '세상이 이렇게 변했구나!' 생각하게 된다. 이건 상상 이상이다.

2022년 1월 7일, 자동차 경주 역사상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자동차 경주장에 시속 300km로 달리는 레이싱카가 있고, 관중도 있었지만, 운전자가 없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모터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자율주행 챌린지'에서 벌어진 일이다. 심지어 가로등마저 없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라이트도 켜지 않은 채 달리는 자동차의 모습은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파괴하는 명장면 중 하나였다. 한 전문가의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This technology is not vision Based (이 기술은 시야(눈) 중심이 아니다)." 그렇다. 자율주행 기술 경주였지, 운전 실력 경주가 아니었다. (4쪽)

어떤가. 이 부분만 보아도 지금 현재, 세상의 변화는 내가 보고 있는 그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속도의 경제, 한 번 뒤처지면 끝난다! 누가 더 빨리, 가속화할 것인가?'라고 말이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지금,

생태계를 부순 승자들의 파괴력을 분석하고

상대를 압도하는 필승 공식을 밝혀낸 책 (책 뒤표지 중에서)

지금 이 시대에 꼭 알아두어야 할 압도적 승리의 공식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 『초가속 파괴적 승자들』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김광석, 설지훈 공동 저서이다. 김광석은 한국경제산업연구원의 경제연구실장으로 경제와 산업을 연구하고 있고, 한양대학교 겸임교수로 디지털경제학을 강의하며 후학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정부 부처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한국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위한 지략을 제시하고 있다. 설지훈은 한국디지털경제학회 이사로 활동하며 디지털 전환 대응에 관한 연구에 몰두하고 있으며, 글로벌 디지털 전환 모범 사례를 분석하여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한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데 힘쓰고 있다. (책날개 발췌)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파괴자들이 등장해 기존의 생태계를 부수고, 판 자체를 바꾸어놓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을 완전히 변화시키고, 차원이 다른 경쟁력으로 산업을 압도한다. 변화를 거부하고 안정을 택한 기업들은 과거에 파괴자들이었을지 모르지만, 변화된 생태계로부터 거부될 수밖에 없다.

디지털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 디지털 경제하에 산업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모니터링하고,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지금 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이해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제기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11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서문 '초가속, 미래를 당겨놓다'를 시작으로, 1부 '파괴자들, 어떻게 기존의 질서를 파괴했는가?', 2부 '6대 파괴적 물결, 파괴할 것인가? 파괴될 것인가?', 3부 '초가속 시대 액션 플랜'으로 나뉜다.



초가속 경제, 어제의 '혁신'은 오늘의 '옛것'이 된다.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가 초가속 경제의 주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들은 기업과 정부가 정해놓은 방식에 수긍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의 '표준'을 재정립하면서 비즈니스 생태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137쪽)

그러고 보면 세상은 변화하지 않는 것이 없다. 한때 인기가 엄청 좋았던 것이라도 어느 순간 사그라들거나 다른 무언가가 그 자리를 차지하며 급속도로 변화한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이 새로워서 감탄하며 읽어나갔다. 코로나 시대를 거쳐가며 파괴와 변화로 새로운 틀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더 이상 과거의 혁신은 혁신 그 자체가 아니라 이미 옛것이 되어 있음을 인식한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이론적인 이야기만을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삶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예를 함께 들려준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보다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들어본 것, 아는 것이 나와서 우리는 더욱 가깝게 느끼며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한 걸음 나아간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모습까지 훑어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스타벅스는 과연 커피를 파는가, 나이키는 신발을 팔지 않는 신발 기업 등의 이야기도 당연한 듯한 것을 한 번 비틀어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시야를 폭넓게 만들어준다.

어느 여름날 스타벅스 굿즈 e-프리퀀시 열풍이 있을 때가 떠오른다. 그때 사람들은 커피를 주문하고 프리퀀시 굿즈만 챙겨가고 커피는 그냥 버렸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처음에는 도대체 왜 그렇게 인기인가 의문이 들었는데, 어느 매장에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쿠폰도 주고받는 사람들이 많으니, 어느 순간에는 나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미 이름이 알려지고 어떤 상품을 판매하는 곳인지 알려진 기업도, 알고 보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개념을 흔들어놓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면 해법이 보이리라 생각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자연히 도태되리라 생각된다. 이미 현재가 된 상황도 상당히 파격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러니 파괴할 것인가, 파괴될 것인가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꼭 짚어보아야 할 문제일 것이다.

이 책은 경제 읽어주는 남자 김광석 교수와 한국디지털경제학회 설지훈 이사가 찾아낸 압도적 승리의 공식들이니,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에 주목하며 각각의 사례를 짚어보다 보면, 풀리지 않고 막막하기만 하던 현실에서 무언가 방법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시대에 무조건 승리하는 액션 플랜을 제시해주는 책이니, 이 책의 도움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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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네이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애나 렘키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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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를 이야기하는 『도파민네이션』이다. 피로사회에서 도파민으로 버텨내는 현대인을 위한 인간, 뇌, 중독 그리고 회복에 대한 안내서라고 한다.

'중독'이라니…. 글쎄 이걸 중독이라고까지 해야 하는 건가, 도통 모르겠다고 생각될 무렵, 이 책의 글이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해준다.

디지털 세상의 등장은 이런 자극들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스마트폰은 컴퓨터 세대에게 쉴 새 없이 디지털 도파민을 전달하는 현대판 피하주사침이 됐다. '나는 아직 무언가에 중독된 적이 없다'고 자신하는 사람이 있다면, 장담컨대 머지않아 자주 찾는 웹사이트에서 그것을 만나게 될 것이다. (6쪽)

이 책에서 말하는 중독이란 무엇일까. 넓게 봤을 때 중독은 어떤 물질이나 행동이 자신 그리고/혹은 타인에게 해를 끼침에도 그것을 지속적·강박적으로 소비·활용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27쪽)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또한 과학자들은 중독 가능성을 측정하는 보편적인 척도로서 도파민을 활용한다고 한다. 뇌의 보상 경로에 도파민이 많을수록 경험의 중독성은 더 커진다는 것이다. 특히 뇌가 쾌락과 고통을 같은 곳에서 처리한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을 들려줄지 기대하며 이 책 『도파민네이션』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애나 렘키.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 중독의학 교수, 스탠퍼드 중독치료센터 소장이다.

약물이든 쇼핑이든, 관음증이든 흡연이든, 소셜 미디어든, 우리 모두는 하지 않았으면 하거나 후회하는 행동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소비가 우리 삶의 동기가 된 세상에서 강박적 과용에 대처하는 과학적 처방을 제시하고 일상에서 쾌락과 고통을 관리하는 실천적 방법을 담으려 노력했다. (7쪽)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머리말 '탐닉의 시대에서 살아가기'를 시작으로, 1부 '쾌락과 고통의 이중주', 2부 '중독과 구속의 딜레마', 3부 '탐닉의 시대에서 균형 찾기'로 이어지며, 맺음말 '저울의 교훈'으로 마무리된다.



이 책에서는 어찌 보면 하나하나의 사례는 낯설고 거리감이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자신과의 접점, 인류와의 접점을 만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말이다.

왜, 우리는 전에 없던 부와 자유를 누리고 기술적 진보, 의학적 진보와 함께 살아가면서 과거보다 불행하고 고통스러워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모두 너무나 비참한 이유는, 그런 비참함을 피하려고 일을 너무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64쪽)

특히 쾌락과 고통은 쌍둥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신경과학자들은 도파민의 발견과 더불어, 쾌락과 고통이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며 대립의 메커니즘을 통해 기능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한다. 쉽게 말해 쾌락과 고통은 저울의 서로 맞은편에 놓인 추처럼 작동한다는 것. 그리고 오랫동안 과도하게 중독 대상에 기대면, 쾌락-고통 저울은 결국 고통 쪽으로 치우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희망적인 소식도 알아두어야겠다.

물론 희망적인 소식은 있다. 우리가 오랫동안 충분히 기다리면, 우리의 뇌는 중독 대상이 없는 상황에 다시 적응하고 항상성의 기준치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린다. 저울이 수평을 이루는 셈이다. 뇌의 저울이 수평을 이루면, 우리는 산책하기, 해돋이 구경하기, 친구들과 식사 즐기기 등 일상의 단순한 보상에서 다시 쾌락을 맛볼 수 있다. (78쪽)



경쟁주의와 능력주의가 만들어낸 수많은 시험과 자격증들, 과도한 업무량과 빼곡한 일정들, 그러면서도 높은 수준의 집중력과 학습효율을 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늘 피곤한 청소년들과 어른들은 주의력을 높이고 불안과 불면을 해결하기 위해 도파민을 입에 털어 넣는다. 쾌락을 절제없이 탐닉하고 행복을 초조하게 갈망하는 현대인들은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게임, 쇼핑 등을 통해 강박적 과소비에 탐닉하고 도파민 과다복용을 통해 쾌락-고통 저울의 눈금을 억지로 돌린다.

이 책은 피로사회에서 도파민으로 버텨내면서도 그 중독의 심각성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우리들의 뇌에선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냉철하게 알려주고, '어떻게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가'를 의학적으로 조언한다. 쾌락을 행복인 양 조급하게 찾아 헤매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_정재승, 뇌과학자, 『과학콘서트』 『열두 발자국』 저자

이 책을 읽고 솔직히 좀 혼란스러웠다. 어디까지가 중독이고, 거기에서 헤어나와야 맞는 건지, 거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 부분은 차치하고, 이 책에서 들려주는 핵심은 이렇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라고 해도 되겠다. 즉, 쾌락과 고통이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며 서로 맞은 편 추처럼 작용하는 것이니, 섣불리 쾌락을 좇아 조급하게 달려가지 말고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나의 하루를 어떻게 사용할지 깊이 생각해보았다. 보다 폭넓게 중독과 삶과, 인간의 뇌와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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