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김민식. 내촌목공소 대표다. 40여 년 목재 딜러, 목재 컨설턴트로 일했으며, 나무 일로 세계를 다닌 여정만큼 다양한 풍경과 공간과 삶의 모습을 보고 읽었다. 한국 전통 주택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많은 이들처럼 아파트에서 오래 살았지만 캐나다 밴쿠버에서 본 꿈만 같았던 삼나무 집에 반한 기억으로, 나무 집에 살면서 나무 집을 지어 판다. 유난히 공간에 예민했던 저자가 집을 탐구한 세월을 기록했다. (책날개 중에서)
나는 나무를 만지는 사람이다. 나무의 수종을 고르고 목재의 등급을 나누는 것이 나의 일이다. 내 손을 거친 후에 목재는 집 짓는 장소로, 가구 작업대로 자리를 옮긴다. 여기에 펼친 집 이야기는 느릿느릿 나무를 만져온 사람의 관찰기이며 세월과 바람에 일렁거렸던 감동과 감정의 기록이다. (9쪽)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우리들의 집 이야기'를 시작으로, 1장 '집에 살다', 2장 '집을 보다', 3장 '집에 머물다'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집의 미래'로 마무리된다.
먼저 이 책의 저자가 강원도 산골짝으로 들어온 지도 20년이 되었다며, 제일 먼저 자신의 집을 짓고 몇 년 지나고 나서야 가까운 친구들이 하나둘 몰려왔다는 이야기를 언급한다. 금세 서울로 돌아올 줄로 짐작했고 심지어 산골 목수로 산다는 것이 농담인 줄 알았다나.
그런 점에서 지금껏 본 적 없는 이야기가 펼쳐지겠구나 짐작했다.
나무에 대한 이야기, 그림 등등 조곤조곤 펼치는 이야기에서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먼저 '참나무는 없다'는 이야기부터 내 생각의 지평을 열어준다.
참나무는 없다. 상수리나무, 갈참나무, 떡갈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등 도토리 열매를 맺는 모든 종의 나무가 참나무다. 우뚝하며 키가 크게 자라는 상수리나무, 잎이 넓은 떡갈나무, 잎이 계란 모양으로 가장 작은 것이 졸참나무다. 한반도 전역, 일본, 타이완, 중국에 분포되어 있는 동아시아 참나무의 대표 수종이다. 졸참나무의 도토리로 만든 묵이 가장 부드럽고 향도 뛰어나다. (2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