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휴식같은 책,
명상의 시간을 주는 책,
내 마음의 여행을 도와주는 책이었다.
군더더기 없이 얇고 깔끔한 이야기에
나의 오전은 이 책과 함께 마음 속의 여행으로 채워졌다.
이 책은 물론 <여행의 책>이라는 제목만 보고
베르나르베르베르의 여행에 관한 이야기려니 하고 읽어보았다.
하지만 제목으로 유추해본 내용과 달라서 
더 좋았던 책이었다.
어떤 책은 제목 때문에 실망을 하게 되고,
어떤 책은 제목으로 예상하지 못한 더 큰 것을 담고 있어서
독서의 시간이 뿌듯해진다.
나는 일단 살아있는 책인 <여행의 책>이 해보란대로 다 해보았다.
장소, 시간 등도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보았다.
조용하고 빛도 충분히 비치고 공기도 잘통하는 곳, 편안한 자리, 전화기, 텔레비전 등 속박에서 벗어나고, 일단 방정리도 했다.
나에게 고요한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그대 인생에서 단 한 번만이라도,
아무도 그대에게 그 무엇도 요구하지 않고,
아무도 그 무엇으로 그대를 위협하지 않으며,
아무도 그 어떤 걱정거리로 그대 마음을 흔들지 않을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나를 읽기 위해서는 
한 시간의 그런 평온함이 필요하다.
(20p)

그리고 고요한 마음으로 이 책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었다.

이 책은 어찌보면 뜬구름을 잡는다고 생각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예전에 알아왔던 것, 앞으로 알아야할 것 등 
정보의 홍수에서 허덕이는 도중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온전히 편안한 마음으로 책의 이야기에 따라간다면,
책이 글로 보여주는 것을 상상 속에서 하나씩 그려가며 따라간다면,
한 권의 책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나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이 아름답고 따뜻해보이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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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근의 들꽃이야기
강우근 글.그림 / 메이데이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작가는 2003년부터 6년 동안 무려 150회 걸친 들꽃이야기를 연재했는데,
이 책은 그 가운데 엄선된 94편의 들꽃이야기를 새로 묶은 것이라고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나는 이 책이 참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책을 읽으며 작가의 생각에 공감을 하게 되느냐 아니냐에 큰 차이가 있을 텐데,
시원시원 명쾌하게 짚어주어 기분이 좋았다.
어떤 부분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해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많이 침해되고 있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하지만 소심한 나 대신, 이렇게 들꽃 이야기의 책에 소신껏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이 마음에 들었다.

이런 책이 좀더 일찍 출간되었으면 참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늘 낯설어하던 나에게,
빠른 속도감의 사회에서 더 빨리 달려야 산다고 재촉하는 사람들 틈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면,
내 삶이 보다 위로받을 수 있었을텐데......
그것이 들꽃 이야기보다 나를 더 솔깃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나는 서울토박이면서, 서울을 떠나고만 싶었던 사람이었다.
서울은 오래 살아도 여전히 낯선 곳이다. 
서울서 나서 자란 사람조차도 서울은 타향 같다. 
서울은 항상 공사 중이다. 
길이든 건물이든 길가의 가로수든 숲이든, 
서울 풍경은 눈에 익숙해질만하면 바뀌고 다시 낯선 곳이 되어 버리고 만다. (31p)

나에게 이 책은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삶의 이야기와 들꽃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책,
“이러이러 하다더라~”라는 정보를 듣고 여과없이 인정해버렸던 일들, 
잘못된 상식처럼 생각했던 일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 책,
뭔가 개운치 않은 생각을 ‘맞아, 이런 거였구나.’ 정리할 수 있게 한 책이었다.
이 책을 보며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들풀들에 대한 이야기는 기본이었고,
그 이외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딱딱하게 학명과 간단한 설명만 담겨있는 것보다는
그 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삶의 이야기 등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것이 좋았다.

요즘들어 이런 책을 잘 골라 읽는 나 자신이 행운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그림만으로는 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들꽃의 사진까지 첨부되었으면 금상첨화였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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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생각을 훔치다 - 박경철 김창완 최범석 용이… 생각의 멘토 18인
동아일보 파워인터뷰팀 지음 / 글담출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어떤 책을 선택할 때,
제목만으로 그 내용을 가늠해볼 때가 있다.
나의 경우, 요즘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 있어서인지 특히 그렇다.
책을 선택할 때, 제목과 부제, 약간의 내용, 출간일, 책소개 등을 읽으며 꼼꼼하게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목만 보고 끌리면 그냥 읽겠다고 덥썩 잡아버린다.
그러다가 책을 읽으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나오면 
아쉬운 마음이 가득해진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생각을 훔치다> 라는 제목만 보고, 대뜸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너무 성급하게 조바심을 내며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나는 왜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이 가득한 책이라고 생각했던 것인지!
제목이 아닌 표지에 적힌 부제만 보았어도,

성공한 이들의 노하우가 아닌, 그들의 생각에 주목하라!
생각의 멘토 18인

이 문장만 읽었어도, 
당연히 제목에서 기대했던 엉뚱한 이야기들의 모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텐데 말이다.

하여간 이 책이 기대에 못미쳤던 것은 나의 기대가 컸기 때문이었지,
그들의 성공에 관련된 이야기, 성공한 사람들의 ‘생각’에 관한 이야기가 부족하거나 재미없었기 때문은 아니었다.
많이 느끼고 많이 배웠다.
이 18명의 멘토 중에는 전혀 모르던 분도 있었고, 이름만 알던 유명인도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요점 정리하여 핵심만 짚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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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길고양이 행복한 길고양이 1
종이우산 글.사진 / 북폴리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나는 고양이를 좋아한다.
하지만 고양이가 나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고양이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고양이 사진 찍는 것은 정말 힘들다.
예전에 동생이 러시안 블루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울 때에는
내가 주인이 아닌 것을 아는 건지,
나와는 그다지 친하게 지내지 않았다.
카메라를 들이댈라치면 쏜살같이 도망가버리고,
카메라를 치우면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쳐다보고 있던
얄미운 녀석들.
지금은 길고양이들을 자주 보게 되지만,
그 녀석들!!!
아직은 나와 친하지 않다.
카메라는 커녕, 나만 나타나도 쏜살같이 도망가버리니 말이다.
그래서 고양이 사진을 예쁘게 찍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고양이들과 거리 좁히기부터, 들여야할 시간이 제법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 책은 나의 대리만족을 톡톡히 해준 책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고양이들의 사진이 행복하게 담겨있는지!
고양이들의 모습도 행복해보이고,
그런 고양이들의 사진을 바라보는 나 자신도 행복해진다.
이 책을 도서관에서 읽었는데,
소리내어 웃지 못하고, 미소만 지어야하는 점이 안타까웠다.
고양이들을 사랑스럽게 담아 놓은 이 책이 참 마음에 든다.
길고양이에 대한 책들이 점점 출간되고 있지만,
아직은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
길고양이들의 삶은 여전히 퍽퍽하기만 하다.
주변 사람들, 조금씩 조금씩, 그들을 미워하지 말고,
그 존재 그대로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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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선재 스님 사찰음식 시리즈 1
선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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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거슬러올라가보면 내 몸이 최상의 상태였던 때는 자취생활을 하던 때였다.
하루 세 번 규칙적으로 밥을 먹되, 
그 전 끼니를 거하게 먹으면 다음 끼니는 굶거나 조금만 먹었고,
인스턴트 식품은 손대지 않고, 직접 해먹었는데,
맛은 상관없이 최소한의 조미료만 넣어 음식을 해먹었다.
어떤 때에는 절에서 금한다는 오신채(五辛菜)도 금하면서 ‘나 수행 중인 것 같아.’라는 생각도 들었다.



오신채 [五辛菜]

 

불교에서 금하는 다섯 가지 음식물.

 

우리 나라 사찰에서 특별히 먹지 못하게 하는 음식이다.

마늘과 파·부추·달래·흥거의 다섯 가지로,

대부분 자극이 강하고 냄새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흥거는 미나리과의 식물로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식물이며

한국에서는 양파를 금지하고 있다.

오신채를 금지하는 이유는 이들 식물의 성질이 맵고, 향이 강하기 때문에 마음을 흩뜨려 수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율장(律藏)에 따르면, 이러한 음식을 공양하면 입 주위에 귀신이 달라붙는다고 한다. 사찰음식에서는 이들 식물을 대신하기 위해 다시마, 들깨, 방앗잎, 제피가루, 버섯 등이 사용된다.

 

[출처] 오신채 [五辛菜 ] | 네이버 백과사전


어쩌면 우리에게 상식처럼 자리잡은 식문화가 몸을 상하게 할수도 있고,
갖은 인공조미료와 강한 맛으로 무장한 음식까지도 
그저 한식이라는 이름만으로 건강식이라는 오해를 사고 있기도 하다.
나의 경우에도 나 자신의 몸과 마음에 잘 맞는 음식이었지만,
남들이 보면 골고루 챙겨 먹어야 하는데, 영양 불균형이 될 법한 식단이기도 했기 때문에
어쩔 때는 ’무엇을 더 챙겨먹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불확실한 의심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그때 선재 스님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이 책이 좀더 일찍 출간되었다면......!!!
그런 안타까운 느낌이 들었다.

사찰음식은 최소한의 음식을 섭취하는 소식(小食), 
신선한 채소로 이루어진 채식(菜食), 
가공되지 않은 천연재료를 이용하는 자연식(自然食), 
오신채를 쓰지 않고 원 재료의 특성을 살리는 특징을 갖는다.
소식을 통해 욕망을 절제하는 법을 익히고, 채식과 자연식을 통해 생명 존중의 사상을 체득하는 것도 
사찰음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작은 깨달음이다. (43p)

이 책의 장점은 사찰음식 레시피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함께 있다는 것이었다.
잘 모르던 이야기를 알게 되어서 그 맛이 더해지고,
먼저 죽 넘겨 보았던 레시피가 이야기를 보고 나서 다시 보니 새롭다.
꼭 만들어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며, 왠지 모르게 경건해진다.
음식 만들 때의 마음가짐, 먹을 때의 마음가짐 등 
나에게 생명력을 주는 에너지를 깨달으며, 
정갈한 음식을 경건하게 만들어 먹으며,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선재 스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생활 습관과 음식의 소중함을 깨닫고,
다시 한 번 그 중요성을 상기하게 된다.

부록에 담긴 레시피북은 주방에 놓고
제철 식재료로 깔끔한 음식을 정갈하게 준비하여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을 몸소 체험해봐야겠다.
나는 무엇보다 사찰음식에 깃든 생명 존중 사상을 전하고 싶다. (84p)
이 책에서 선재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셨고,
나는 그 생명 존중 사상을 이 책을 보며 느꼈다.
매일 먹는 음식에 온 우주가 담기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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