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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고양이는 없다 - 어쩌다 고양이를 만나 여기까지 왔다 ㅣ 안녕 고양이 시리즈 3
이용한 글.사진 / 북폴리오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실로 오랜만이다. 책을 읽으며 깔깔 웃다가 눈물 찔끔 흘리며 가슴 먹먹해지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 책을 다 읽고 서평을 쓰는 지금까지 그 감정이 남아있어 자판을 치는 손이 떨려오는 것.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의 이용한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그 책을 읽을 때만해도 아파트에서 동생이 기르던 고양이 두 마리를 가끔 쳐다보는 것이 고양이와 보내는 시간의 전부였는데, 이 책을 읽게 된 지금, 나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택으로 이사와서 길고양이들을 위한 집을 만들어주고 먹이와 물을 한 상 차려주니, 엄마고양이, 아기고양이, 한 두 마리씩 고양이 식당에 놀러와서 먹이도 먹고 놀다가 간다. 이런 소소한 행복이 있는 시간이 이 책을 읽다보니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비슷한 경험에는 공감할 수 있어서 그런지 웃음이 났고, 고양이들의 사진을 보니 마음이 훈훈해졌다.
그들의 묘생을 따라가며 읽는 시간이 행복했다. 눈앞에 펼쳐지는 고양이들의 생과사, 그들의 이야기에 웃다가 울다가 정신을 못차렸다. 길고양이들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주는 수상한 밥을 먹고 고양이별로 간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 특히 달타냥이 고양이별로 떠난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혼자서 집으로 걸어가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며, 이제 그 옆에는 달타냥이 없다는 글을 보며 마음이 먹먹해지는 아픔을 느꼈다.
이 책은 오랫동안 내 마음 속에 남을 책이 될 것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 쯤 읽어봐야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고, 고양이에 별 관심이 없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한 사람이라도 길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면, 적어도 길고양이들에게 나쁜 사람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존재 의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