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 이외수의 인생 정면 대결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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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6월 쯤, 이외수 님의 책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를 읽었다. 제목과 두께만 보고 이외수 작가의 신작소설인 줄 알고 집어들었다가 대략난감했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그 책은 짧은 글들의 모음이었다. 짧은 이야기들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무리없이 끝까지 읽긴 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겨졌던 책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때의 느낌을 6개월 여의 시간이 지났다고 완전히 잊어버렸다. 그리고 지금, 또다시 나의 실수는 반복되었다. <절대강자>라는 제목만 보고 이외수 작가의 신작소설이라 생각하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가끔 이외수 님의 트위터 글을 보면 짦은 글이지만 참 글이 좋다는 생각을 한다. 기상천외하다는 생각에 손뼉을 치고 공감하게 된다. 그런데 왜 그 느낌이 책에서는 들지 않는 것인가? 매체가 다르기 때문일까?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책으로 만나면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끝까지 읽어본 이 책은 '역시나'로 마무리된다. 물론 요즘의 나에게 시선을 끌지 못하는 책일 뿐이지, 취향이 맞는 사람들에게는 짧은 언어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결국 나는 이외수 님의 신작소설을 또다시 기다리게 된다. 다음 번에도 역시나 '이외수'라는 이름만 보고도 책을 선택하겠지만, 일단은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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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아픔 - 박경리 생명 에세이
박경리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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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리의 <토지>를 읽겠다고 벼르고 별렀는데, 2012년 현재까지도 읽지 못하고 있다. 일단 그것은 올해의 계획으로 생각하고 넘어가기로 하고, 가볍게 박경리 님의 에세이로 시작해본다. <생명의 아픔>, 2004년 에세이다.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요즘 생명이나 환경에 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서일까.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다. 옛날 우리 도자기의 경우 꽃병 같은 것이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를 보며, 꽃의 생명까지 존중하는 마음 씀씀이를 배웠다.

"분재는 일본에서 성행하는 것이었고 한마디로 생장을 억제하고 불구로 만든 나무를 보고 즐기는 것인데 나는 그것을 아주 싫어했습니다. (138p)" 이 글을 보고, 분재가 왠지 싫은데 왜 싫은지 파악조차 안되던 내 마음을 정확히 짚어주는 것 같아서 더 공감하게 되었다.

 

 "달마대사 같은 성인은 소림사에서 9년 면벽하여 깨달음을 얻었다 하지만 범인은 가만히 있으면 생각이 정지된다. 노동은 심신을 상쾌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끝없는 생각 속으로 나를 끌어들인다. '노동'과 '글쓰기'와 '나'는 삼발이 같은 것이었다. 글을 쓰다 막히면 밖에 나가 풀을 뽑고 그러다 보면 생각이 떠오르고 막혔던 것이 뚫리는 것이었다. " (60p)

이 글을 보면서도 나의 일상을 생각해본다. 올해 '면벽'은 아니지만 겨울에 활동을 중지하고 깨달음을 얻으려고 했지만, 나같은 범인은 활동량만 줄어 괜히 살만 찌고 보름만에 정지한 기억을 웃으며 떠올렸다. 이 책은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어 건질만한 이야기들을 많이 보게 된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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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 - 남자와 함께하기로 결정한 당신에게
남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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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사람의 마음을 예측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 그리고 여자인 나로서는 남자들의 심리가 특히 어렵다. 물론 남자들은 여자들의 심리가 어려울 것이다. 어쨌거나 인간의 반은 남자고, 여자인 나는 남자들의 심리를 도통 모르겠다. 처음 이 책을 알게 되었을 때, '책에 담긴 사람들의 심리가 과연 제대로일까?' 하는 의문은 들었다. 그동안 심리학 관련 서적을 보면 '그렇구나.'하는 느낌은 있어도 '맞아~'하는 공감은 부족했다. 그냥 이론적으로만 사람의 마음을 대하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이런류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읽게 되어도 '역시나' 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보니 그렇지 않다. 흡인력 강한 이 책을 읽으며 '오호, 이런거였구나.' 감동에 감탄을 한다. '진작에 읽고 알아두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다. 어쨌든 지금 시기적절하게 이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이 책은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간다는 점이 장점이다. 제목에서 그다지 나의 관심을 끌지 못한 책이지만, 일단 펴보니 하나하나 공감하기 쉬운 책이었다. 예전의 기억들을 더듬어보며 의미를 파악해본다. '그때 그런 것이 이런 뜻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해본다. 아...그런데 남자는 정말 필요한 것인가? '어쨌거나'라는 단어에 자포자기의 심정이 실리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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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제주 이민 - 제주 이주자 15인 행복 인터뷰
기락 지음 / 꿈의지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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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제주이주자다. 올레길을 걷다가 제주가 마음에 들었고, 무작정 제주에 내려왔다. 1년이라는 시간을 나에게 선물했다. 1년간 제주의 자연 속에서 기운 차리고, 산과 바다로 돌아다니다가, 그 다음은 그때 생각하기로 했다. 이곳 제주는 외지인들에게 배타적이라고 하니 정 적응하기 힘들면 1년 후에 다시 서울로 돌아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그럭저럭 1년이 흘렀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상상을 초월했다. 내가 움직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지, 서울에서의 계획처럼 산과 바다로 마구마구 돌아다니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할 일은 생각보다 많았으며, 사람들은 배타적이지 않고 친절하고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나같은 제주이민자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었다. 제주이주자들을 제주'이민'자라고 부른다는 것도 얼마 전에 알았다. 그들의 존재를 알고 궁금한 생각이 들던 참에 이 책 <거침없이 제주이민>을 알게 되었다. 제주초보이주자로서 이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제주 이주자 15인의 인터뷰를 담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보며 내 현실과 비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기도 했다. 이곳에 오면서 무작정 집을 덜컥 사지 않았던 것도 정말 잘 한 일이고, 집을 짓겠다고 설치지 않은 것도 잘한 일이며, 평생학습센터 등 교육기관에서 수업도 듣고 지역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도 잘 한 일이다. 비싼 수업료를 치르며 고생할 수도 있었을 나의 제주 이주에 어쩌면 운이 많이 따랐다는 생각도 든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그동안의 선택과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본다.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인터뷰이들- 무인카페 주인, 래퍼, 공인중개사, 만화가 등-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제주를 꿈꾸고 제주에 온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제주에 온 이후 이곳에 오는 지인들이 "나도 제주에서 살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도시의 끈을 쉽게 놓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래도 소수는 제주로 이주해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쩌면 제주이주는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자신과 소통하는 방법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도 그렇게 황량해진 내 마음을 치유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 책을 보고 든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어와 생활방식이 다른 이곳 사람들에게 나는 이방인이라고 생각하면 외로움이 느껴졌는데, 이책을 보니 이곳에 많은 이주민들이 있고 동병상련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외롭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모처럼 마음이 뿌듯해지는 책을 읽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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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엄마 1 - 영주 이야기, 개정증보판
최문정 지음 / 다차원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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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이 먹먹하고 스르륵~ 눈물이 흐른다. 2005년 초판 발행한 책인데, 이제야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내가 소설을 잘 안 읽기도 했지만, 선전이 잘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으리라. 이번에야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흔히 '어머니' 또는 '아버지'에 대한 소설을 보면 자식으로서의 죄책감을 자극시켜 죄송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면이 커서 다 읽고 나서 개운치 않은 느낌이 들곤 했다. 교육되는 가정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만을 강요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그래서 이런 소재의 소설에 왠만하면 거리감부터 느끼게 된다. 나의 이런 심정이 묘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달랐다. 이 책은 1권 '영주이야기'다. 강간 당해 영주를 낳은 김선영, 영주의 딸 닻별이. 이 세 명의 여인들의 생각과 이야기를 따라가며 읽는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 책을 읽으며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고, 결국에는 눈물까지 흐른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며 현실의 세계를 생각해본다. 외할머니, 엄마, 나, 그렇게 3대로 이어지는 엄마와 딸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딸에게 행동하는 것, 엄마의 입장과 딸의 입장에서 다르게 받아들여지는 그 무언가를 느끼며 동의해본다.

 

 다음 권 닻별이야기도 꼭 읽어야겠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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