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다가온 건 사랑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확장되는가에 대한 통찰이었다. 뮐러가 말하는 사랑은 개인적인 소유나 욕망을 넘어선다. 그것은 인류 전체를 향한 감정으로 확장되고, 초세속적인 차원에 이른다. 세속적 조건이나 외적 아름다움이 아니라, 사랑하는 순간 자체가 인간을 정화하고 세계를 넓힌다는 것이다. 이런 사유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기심과 효율이 앞서는 시대 속에서, 사랑을 통해 인간이 더 높은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은 오래된 경구처럼 마음을 울린다.
우리들은 서고 걷는 것, 말하고 읽는 것 등을 배운다.
하지만 누구도 우리에게 사랑을 가르쳐 주지는 않는다.
사랑이란 우리들의 생명과 같은 것이어서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온
우리 존재의 밑바탕이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사랑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온 우리 존재의 밑바탕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마음 깊이 공감했다. 우리는 걷는 법이나 말하는 법을 배우지만, 사랑은 그저 내 안에 이미 심어져 있는 씨앗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키우고 가꾸는 과정이 곧 인생의 본질이라는 통찰은 단순한 문학적 수사가 아니라 삶을 뚫고 나온 진리처럼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