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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렇게 살지 마라 - 좋은 삶을 위해 우리가 버려야 할 52가지 태도
롤프 도벨리 지음, 엘 보초 그림, 장윤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이거 참신하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잘 와닿지 않는다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명확히 짚어보는 거다.
막연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와닿을 것이다. '이렇게는 하지 말아야지' 하고 말이다.
그렇게 마음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삶의 방향은 놀랍게 달라질 것이다.
"가장 좋은 삶의 기술은 안 되는 길을 피하는 것이다." (책 띠지 중에서)
해야 할 것이 아니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기준으로 정리해보면 의외로 많은 답이 눈앞에 보일 것이다.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도 모호한 날엔 하지 말아야 할 것부터 지워보자.
삶은 더할 때가 아니라 덜어낼 때 비로소 선명해지는 법이니까.
이 책은 52가지 태도를 제안한다. 아니, 피하라고 경고한다.
'그저 방치해라', '왕관의 무게를 감내하지 마라', '용서 없이 계속 원망 속에 살기', '생각의 회전문에 빠져라'….
이처럼 부정적인 표현들로 가득한 소제목을 넘길수록, 이상하게도 마음은 가벼워진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불안했던 마음이 '이러지 말아야겠구나' 하고 정리되는 순간, 삶의 방향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문장마다 구체적인 장면이 그려졌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콘텐츠의 홍수에 빠져라'라는 챕터에선 우리가 매일 습관처럼 반복하는 스크롤과 영상 소비가, 어떻게 인생의 중심을 흐트러뜨리는지를 예리하게 지적한다.
알고 싶어졌던 것들을 한 박자 늦춰 보는 연습. 이 책은 그런 생각의 간극을 허락해 준다.
'내 생각은 말이야', '의심만이 살 길이다', '나의 경험에서만 배워라' 같은 문장들은 더없이 도발적이다. 이 말들은 겉으로는 멋져 보일지 몰라도, 사실은 삶을 좁히는 방식이다.
저자는 그 말들을 따라 하라는 게 아니라, 그런 태도에 빠지지 말라고 경고한다.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믿는 태도, 모든 것을 의심하느라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태도, 타인의 조언을 듣지 않고 오로지 자기 경험에만 매달리는 태도. 그게 얼마나 위험한 함정인지, 이 책은 날카롭게 짚어낸다.
무엇보다 이 책은 자기비판의 언어로 끝맺지 않는다.
우리가 무엇을 하지 않을지 정한 다음에야 비로소 삶의 설계가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이는 막연한 동기부여책이 아니다.
안 좋은 것을 빼다 보면 좋은 삶이 보이고, 실제로 그가 소개하는 좋은 삶의 조건은 놀랍도록 현실적이다.
지금의 방식이 지겹고 고단하게 느껴진다면, 더 하려 애쓰기보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먼저 빼보는 것도 좋겠다.
우리는 하루아침에 불행해지지 않는다. 잘못 든 길에서 빠져나오려면, 안 되는 길을 피해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니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일단 하지 않을 것부터 적어보자.
그 목록이야말로, 지금 내 삶에 가장 필요한 '진짜 해야 할 일'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52가지의 태도를 버리는 연습을 통해 오히려 스스로 삶을 통제할 용기와 자신감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흔들리는 오늘이라면, 지금 당장 하지 않을 목록부터 점검해보자.
거기서부터 진짜 나다운 인생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