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제약회사 - 거대 제약회사들의 살인적인 조직범죄
피터 괴체 지음, 윤소하 옮김 / 공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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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근본적 변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사회를 ‘탈의료화’하는 것이다.·······우리 모두는 약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함으로써 탈의료화를 도모할 수 있다. 약이 정말로 필요하지 않는 한, 약을 먹지 말라.·······

  제약회사들은 약이 필요하지 않은 건강한 사람들에게 약을 팔아서 수익을 크게 늘렸다. 이런 방식은 오랫동안 사회 속에서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자란 암과 같다. 그것은 조직범죄, 연구 부정행위, 터무니없는 거짓말, 뇌물수수를 통해 엄청나게 증식했다. 우리는 이것을 멈춰야 한다.(442쪽)



식민지로서 일제를 통해 서구문명을 받아들이고, 그 연장선에서 현대사회로 진입한 우리가 경험한 여러 경이 가운데 하얀 가운을 걸친 ‘의사 선생님’이 한얀 알약을 건네주는 풍경은 단연 압권이 아닐 수 없었다. 신속한 효과, 특히 진통효과는 축복 그 자체였다. 양의사와 양약에 대한 대중의 신앙적 의존은 서구사회와는 또 다른 의료화사회가 구축되는 데 자양분으로 이바지했다. 게다가 체제경쟁에 눈이 먼 독재자 박정희가 의료체계에 약사를 무리하게 끌어들임으로써 의료화는 매우 기괴하고 복잡한 양상으로 얽히고 말았다. 혁파가 거의 불가능한 지경에 진즉 이르렀다. 악은 일단 구축되면 날렵하게 실체가 된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새기지 않으면 안 된다.


나는 집에서 태어났고 내 딸아이는 병원에서 태어났다. 딱 한 세대 차이가 ‘하늘만큼 땅만큼’의 차이를 낳은 거다. 이제는 우리사회에서 병원이 개입하지 않으면 임신, 출산, 양육 과정은 물론 교육이나 정서 관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약물로 조종되었으므로 성인이 되면 자연스럽게(!) 온갖 질병에 걸려들어 자연스럽게(!) 병원을 축으로 인생의 동선이 형성된다. 마침내 죽음도 병원에서 맞는다. 장례도 병원에서 치른다. 이러다가는 천국과 지옥에도 병원이 생길 판이다. 의료화는 전방위·전천후다. 이 징글맞은 의료화사회에서 놓여나는 첫 걸음은 “약이 정말로 필요하지 않는 한, 약을 먹지” 않는 것이다. 약이 정말로 필요한지 아닌지 어찌 판단하는가? 일단 무심코 젖어드는 이런 일상 타파부터 하면 된다.


진통제 아웃. 해열제 아웃. 이른바 감기약 아웃. 이른바 기침약 아웃.


이 넷만으로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120-80 기준으로 먹는 혈압강하제 아웃이면 금상첨화다. 작고 적은 평범한 시민의 사소한 발걸음에서 혁명은 시작된다. 이 정도 발걸음은 지금 바로 뗄 수 있다. 무조건 한 쪽 발부터 들어 올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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