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은 면역기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특히 여성의 경우 그 영향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231쪽)


여성들과 진단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매우 자주 발견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무세균성 방광염이다. 백색의학은 이를 신경성 방광염이라 할 것이다. 그들 식으로 엄밀하게 말하자면 정신인성 방광염이라 해야 하지만 말이다. 무세균성 염증은 말 그대로 외부세균이 아닌 내부 요인으로 일어난 염증이다. 여성의 경우 “부부싸움”이 급성 방광염을 일으킬 수 있다. 부부싸움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져서 급성 방광염을 일으킨 것이다. 남성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것만도 적잖이 놀라운 사실이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톺을 일이 있다.


면역력이 약해져서 염증이 생겼다는 말의 내용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가 익히 아는 바를 따르자면, 면역력이 약해진 결과 외부 세균을 막아내지 못해서 염증이 일어났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미 밝혔듯 외부세균은 염증 요인이 아니다. 내부요인이 염증을 일으킨다. 그 내부요인이 대관절 무엇인가? 흔히 말하는 스트레스라 부르든 스트레스 물질이라 부르든 여성의 정신에서 일어난 어떤 ‘공격’이 내부요인이다. 요컨대 자기공격이다. 자기공격이 일으킨 급성 방광염을 무세균성 방광염이라 한 것이다. 이 또한 자기면역질환의 하나인 셈이다.


논의의 여지는 있다. 백색의학이 제기하는 이의는 기각한다. 백색의학의 면역이론은 아직 조각조각이다. 형식논리에 터한 이종면역 개념을 근간으로 삼기 때문이다. 그 논리로는 자기면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특히나 여성이 왜 자기면역질환에 더 잘 걸리는가를 둘러싼 논쟁에는 메리앤 리가토가 소개한 이론만도 3가지가 물려 있다. 그렇게는 해결 불가능하다. 면역 또한 비대칭의 대칭이라는 큰 진실 안에 있다. 여성은 몸, 아니 생명현상 전체가 훨씬 더 복잡 미묘한 역설이다. 임신이라는 금강 화두를 깨치면 녹색면역 열반에 든다.


임신은 당최 의학의 영지가 아니다. 백색의학이 주제넘은 의료화로 임신을 의학에 우겨넣은 뒤, 여성 생명 전체와 분리해버렸다. 사달은 여기부터다. 임신은, 하든 않든, 여성 생명을 본령에서 역설이게 한다. 다른 생명체를 자신의 몸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는 구조와 운동 체제이기 때문이다. 다른 생명체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기 생명 일부를 내어준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임신은 근원적 자기 비움, 그러니까 자기부정이다. 자기부정을 향해 구성된 생리 메커니즘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을 결곡히 인식해야 여성면역의 통짜 진실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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