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 모두 높은 압력에 대항하여 혈액을 뿜어내기 위해 근육질량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더 커진 혹은 비대해진 심장의 기하학적 특성은 남녀 간에 차이를 보인다. 따라서 고혈압 여성의 심장은 벽이 두꺼워져 남성의 심장에 비해 탄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불리하게 된다.(167쪽)

  부부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여성은 문지방을 밟는 순간에 혈압이 올라가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반면남성은 그 반대라고 한다.(179쪽)

  전형적인 심장 발작 징후는 가슴 한복판에 타는 듯한 통증과 압박감을 느끼는 것이다.·······그런데 심장 발작을 경험한 여성의 20%가량은 매우 다른 징후를 보였다. 배의 위쪽 또는 등에 통증을 느끼고, 숨이 가빠지고, 토할 듯하며, 땀이 흠뻑 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소화불량이나 급성담낭염으로 오진이 내려질 수 있다. 숨이 가빠지는 것은 불안 발짝으로 오인되기 쉽다. 의사들은 이런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는 여성들에게 제산제나 신경안정제를 주고 집에 돌려보내곤 한다. 그러면 많은 환자들은 훨씬 심각한 상태가 되어서, 혹은 이미 치료시기를 놓친 채 응급실로 되돌아온다.(182쪽)


국정감사에서 나온 자료에 따르면 우리사회 양극화는 임계점을 이미 넘어선 듯하다. 상위 0.1%의 소득이 중위소득자의 248배에 달한다. 상위 10%가 전체 개인 토지 97.6%을 소유한다. 어디 이뿐이겠나. 양극화는 사회 모든 분야에서 성역 없이 차질 없이 자알 진행되고 있다.


양극화는 자본 포르노가 일으킨 토건의 종착역이다. 0.1%가 99.9%를 수탈하는 인류 최후의 노예제사회가 목하 오르가즘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광란무인지경이다. 이 광란의 불길에는 무궁한 불쏘시개 하나가 숨어 있다. 근원적 급진성을 보이며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깬 사람들조차 간과하고 넘어간다.


지식욕 포르노다. 이는 다른 욕망의 과도한 추구는 탐욕으로 인식하면서 지식의 과도한 추구는 문제 삼지 않는 기이한 맹점에서 탄생한 불멸의 불쏘시개다. 본디 지식의 추구는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것이되, 그 폭발적이고 무제약적인 격화가 일어난 이후, 문명 자체가 이를 제어하고 나선 적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붓다가 무기無記를 본보이고 맹자가 천착을 경계한 일은 있으나, 거대문명의 타락 본령이 노골화하면서 지식의 추구는 이성과 과학의 이름으로 한껏 부추겨져왔다. 전지하면 전능해지리라는 야심 때문이다. 전지가 여는 전능이 상위 0.1%에게만 특혜를 준다는 묵시를 깨닫지 못하면 인류는 결국 이 지식욕 포르노란 불쏘시개 때문에 홀랑 불타 없어지고 말 것이다.


지식욕 포르노는 지식의 양극화를 몰고 온다. 0.1%만 알고 쉬쉬한다. 99.9%는 몰라서 수탈당하다 죽는다. 지식의 양극화는 지식 사용의 양극화를 몰고 온다. 알아도 어쩔 도리가 없어서 수탈당하다 죽는다. 생리적으로 여성은 심장질환에서 남성보다 불리하다. 사회적으로도 여성은 심장질환에서 남성보다 불리하다. 마지막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의료적 기회에서마저 여성은 남성보다 불리하다. 이것이 백색문명의 속살이며, 백색의료체계의 민낯이다.


녹색의학은 지식욕 포르노에 반대한다. 남김없이 알아내겠다며 홀로 질주하지 않는다. 내남없이 앎을 공유하여 공생하겠다며 멈춘다. 완벽한 지식의 사적 소유는 불완전한 지식의 공적 소유 앞에서 무릎 꿇어야 한다. 아라한은 부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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