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코의 지정학


  (1) 코는 코만의 코다


코는 특별하다. 사람이 앞을 향해 우뚝 섰을 때, 코는 맨 앞에 있다. 코는 향도嚮導며 그 용기다.


사람이 누웠을 때, 코는 맨 위에 있다. 코는 스스로를 느끼고(공감) 알아차리고(인정) 받아들이는(신뢰) 지고至高의 자리다.


코는 사람 얼굴의 한가운데 있다. 코는 그 대칭성을 가르는 황금선이다. 코는 생명과 자아의 출발점이자 기준이다.


코의 특별함이, 그래서, 역사의 긴 시간 동안 시샘을 받는 까닭으로 작용하였다. 이제 그 은폐된 이야기를 돋을새김으로 드러내야 할 때가 왔다.


① 코는 생명의 드날목(나들목은 잘못 만들어진 말이기에 바로잡음)이다.


생명의 시작과 끝은 호흡이다. 이 호흡의 절대 관문이 바로 코다. 코는 찰나마다 이어지는 생명 사건의 특이점이다. 코를 통해 독립 생명체의 폐호흡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그 숨결이 마지막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호흡은 생명의 가장 관건적 요소로 작용한다.


코의 호흡 작동 방식은 매우 특이하다. 코의 구멍은 두 개다. 그러나 두 개가 한꺼번에 호흡에 참여하지 않는다. 1-5시간(사람마다 다름) 간격을 주기로 교대하여 호흡을 진행한다. 아직까지 그 연유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결과적으로 보면, 오른쪽 콧구멍으로 호흡할 때 능동적이고 외향적인 면이 두드러지며, 왼쪽 콧구멍으로 호흡할 때 수동적이고 내향적인 성향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이 결과를 의도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생명의 진화 방향을 추정해볼 수 있다.


이른바 교호호흡이라는 것이 있다. 먼저 오른쪽 엄지손가락으로 오른쪽 콧구멍을 막고 왼쪽 콧구멍을 열어 숨을 내쉰다. 이어서 왼쪽 콧구멍으로 숨을 들이마신다. 그리고는 숨을 잠시 참는다. 다음에는 반대로 왼쪽 콧구멍을 막고 오른쪽 콧구멍을 열어서 숨을 내쉰다. 그 상태에서 다시 오른쪽 콧구멍으로 숨을 들이마신다. 역시 숨을 잠시 참는다. 이 과정들을 되풀이하는 호흡법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 교호호흡은 좌우 뇌와 자율신경을 균형 있게 조절함으로써 생명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단순한 교호호흡만으로 큰 깨달음에 이른 사람도 있다고 한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항상성은 드나듦의 조화이기 때문이다. 드나듦의 조화가 바로 생명의 요체이기 때문이다. 그 생명의 요체가 바로 코에 깃들어 있다. 교대로 구멍을 하나씩 열어 호흡을 빚는 코의 대칭성 지혜가 생명의 비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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