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렌 암스트롱, 자비를 말하다 - TED상 수상자가 제안하는 더 나은 삶에 이르는 12단계
카렌 암스트롱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너희의 땅에 이방인이 너희와 함께 살 때에, 너희는 그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 너희와 함께 사는 그 이방인을 너희와 같이 여기고, 그를 너희의 몸과 같이 사랑해라. 너희도 이집트 땅에 살 때에는 이방인 신세였다(레위기 20:33-34).(181쪽)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이 평택 시청 한 공간을 얻어 집단 상담으로 심리치료를 받을 때 나는 복도 귀퉁이에서 자리를 펴고 침 치료를 했다. <와락> 공간이 만들어진 뒤 치과 치료가 행해질 때도 귀퉁이 작은 방에서 개별상담과 침 치료를 했다.


치료 받는 노동자와 그 가족에게 내가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확실히 알지 못한다. 나는 평택으로 향할 때도 평택에서 떠날 때도 이방인 정서 상태에 젖어들곤 했다. 가장자리에서 중심을 기웃거리는 자의 쓸쓸함이라 표현하면 조금 더 정확할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당치 않은 생각이라 여겼다. 얼마 뒤 나는 그 정서가 정확하다고 판단했다. 사실이 그러하다. 그 동안 내가 떠돌았던 이 땅 수많은 어둠 자리의 중심은 어둠 속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과 함께 하는 사람들의 중심은 그런 장을 마련한 사람들이다.


나는 이방인이 맞다. 변방의 떠돌이 신세가 틀림없다. 이방인, 변방의 떠돌이로 사는 것이 그저 쓸쓸한 것만은 아니다. 이들에게는 ‘인식론적 특권’이 주어진다. 이방인, 변방의 떠돌이 경험이 남을 나와 같이 여기고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감수성을 안겨준다.


3월 5일 오후, 416연대 정기총회가 있었다. 회의 내내 나는 한 귀퉁이에서 있는 듯 없는 듯 머물렀다. 회의장을 떠나는데 깨달음 하나가 어깨를 툭 친다. “생애 중심에는 남을 세우고 생명 감각일랑 내 경험에서 자아올리는 것이 참된 자비다.”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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