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소소하고 미미하게 소소하고 미미한 것에 배어드는 마음 짓에 심취하는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무엇이든 작은 것에 이슥한 눈길 두고 챙겨본다. 책도 그렇다. 광화문 교보에서 홀연 눈에 들어온 『개소리에 대하여』는 단연 작다. 제목을 보는 순간 왜 작은지, 왜 작아서 육중한지 알아차렸다. 대뜸 집어 들고 냉큼 사버렸다. 읽은 뒤 기민한 내 행위를 충분히 지지해줄만한 책이라고 판단 내렸다.


1. 대한민국은 개판민국이다. 개소리가 말아먹은 최하위 국가품격을 지닌 복마전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이 전대미문의 복마전을 거짓말하는 마귀가 장악한 곳이라고 착각해왔다. 박근혜 떨거지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개소리쟁이’다. 참과 거짓의 구분을 전제하고 말하는 자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참과 거짓 따위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먹는 주둥이만 있고 싸는 똥구멍은 없는 진드기와 같이 오로지 돈 된다면 뭐든 닥치는 대로 떠드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짓거리에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한 우리에게 작아서 육중한 화두를 던지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빛나는 가치다.


0. 개소리 하나를 놓고 치밀하게 입 댄 저자, 이 조그만 크기로도 60쪽에 지나지 않는 것을 책으로 낸 프린스턴대학, 존경스럽다. 정유년 벽두 시인 유홍준이 말 이전의 말을 내게 비수로 날린 직후, 철학자 해리 G. 프랭크퍼트는 개소리 공안 하나로 내 삶이 터한 개소리에 표창을 날렸다. 올해는 아무래도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면 지고 일어서지 못할 벌을 받을 것만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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