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무엇인가 : 사랑의 과학화 - 자연주의 출산의 거장이 전하는 21세기 사랑의 의미
미셀 오당 지음, 장 재키 옮김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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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욕을 자극하는 물의 에로틱한 힘, 출산 과정에 영향을 주는 물의 신비한 힘, 그리고 모유 분비를 촉진하기 위해 물을 이용하는 방법에는 유사점이 있다. 상징으로서 물은 다양한 환경에서 인간이 안정감을 느끼는 데 도움을 준다. 범문화적인 영향은 어디에서 비롯하는 것일까?(165쪽)


정서의 기본적인 안정을 잃고 방황하던 어린 시절에는 자주 물 꿈을 꾸었습니다. 끌어당길 듯 시퍼런 물이 무서워서 잠을 깨는 일이 거의 예외 없이 반복되었습니다. 불쾌한 꿈이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드물지 않게 물 꿈을 꾸었습니다. 이 물 꿈은 대부분 물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자유롭게 날듯이 물살을 헤치고 나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유쾌한 꿈이었습니다. 노년에 접어든 지금은 물 꿈을 거의 꾸지 않습니다.


이것은 이른바 꿈 해석 이론 등에 기대지 않은 개인적인 느낌입니다만 제게 다가온 꿈속의 물은 어머니였던 듯합니다. 원하지 않은 생명으로 잉태되어 열 달 동안 어머니 뱃속 물에서 느낀 존재론적 불안, 버려진 뒤 오랫동안 품어왔던 어머니에 대한 원한 들이 무서운 물 꿈으로 나타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른이 된 뒤 물 꿈은 상처의 극복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은 물론입니다. 무몽은 무심일 터입니다.


의자醫者의 삶으로 들어선 이후로는 상담, 침·수기치료 뒤 빠짐없이 서늘한 물에 손을 씻는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몸과 마음을 정갈하고 안정되게 하는 일종의 제의ritual입니다. 이 습관, 아니 제의가 물 꿈의 경계를 넘어서게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제 생각이 아닙니다. 과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부정감정과 그 정당화가 유발된 뒤 손을 씻으면 그것이 사라진다는 보고가 진즉 나왔습니다.


물은 몸 구조 자체의 불가결한 요소로서 성, 출산, 그리고 모유 수유를 핵심으로 하는 인간의 삶 전반의 기반으로 존재합니다. 뿐만 아니라 양자물리학적으로 이해하면 물은 에너지 장이기 때문에 정보 전달을 통한 기억 작용도 합니다. 이것은 몸과 마음의 각종 소통과 치유로 나타납니다. 생명은 가히 물에서 시작하여 물에서 끝난다고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소미한 물에 소미하게 스며드는 마음이 마지막 영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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