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무엇인가 : 사랑의 과학화 - 자연주의 출산의 거장이 전하는 21세기 사랑의 의미
미셀 오당 지음, 장 재키 옮김 / 마더북스(마더커뮤니케이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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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비대칭적인 얼굴은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이다.·······

얼굴의 비대칭성은 심리적, 정서적, 생리적인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88-89쪽)


그가 저를 찾아온 것은 10년 전쯤이었습니다. 단 한 번 상담했지만 결코 기억에서 떠나지 않는 20대 중반 여성입니다. 비교적 이른 나이에 혼인하여 그 때 이미 18개월짜리 아들을 두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제게 보인 그의 얼굴은 데스마스크 그 자체였습니다. 무표정. 회색 낯빛. 풀린 눈. 그리고 틀어진 턱관절! 틀어진 턱관절은 얼굴 전체를 비대칭으로 일그러뜨린 채 굳어 있었습니다. 그 나이쯤의 상징이기 마련인 매혹이라곤 털끝만큼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곡절을 묻자 는적는적 말을 이어갔습니다.


시아버지가 자행하는 이해 불가의 침습이 그의 이야기 졸가리였습니다. 자신이 사준 집이라고 해서 열쇠를 하나 더 복사해 지니고 있다가 불쑥불쑥 문을 따고 들어온다는 것입니다. 신혼부부 단 둘이 사는 집에 말입니다. 그는 벌거벗겨진 상태로 유리 집에 갇힌 것 같다고 했습니다. 40여 분 경청한 뒤 제가 두 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첫째, 집을 시아버지한테 돌려줄 수 있는가? 둘째, 남편과 이혼할 수 있는가? 물론 돌아온 대답은 둘 다 ‘아니오.’였습니다. 하여 제가 10분가량 시아버지와 싸우는 법을 말해주었습니다.


한 순간. 저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잠깐 일어나 거울 좀 보고 오세요.” 그가 물었습니다. “선생님, 왜요?” 제가 대답했습니다. “얼굴이 달라졌어요.” 그가 다시 대답했습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놀란 것은 그가 아니라 저였습니다. 알다니. 보지도 않고 얼굴이 달라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정도라면 변화가 대단한 것이거나, 그가 대단히 민감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물론 둘 다일 수도 있습니다만. 아무튼 그의 얼굴은 홍조를 띠고 있었습니다. 물경, 틀어진 턱관절이 제자리로 돌아와 얼굴 비대칭이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는 밝은 표정을 지으며 돌아갔습니다. 예약했음에도 다음 주에 그는 오지 않았습니다. 추측건대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일, 그러니까 단박에 다됐다고 느끼는 정서 고양 상태가 지속되었던 듯합니다. 그 뒤로도 그는 오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아마 다시 일어났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알고 있습니다. 마음이 어떻게 몸에 영향을 미치는지, 어찌하면 그 문제를 해결/해소할 수 있는지, 몸의 대칭이 인생과 사랑에 얼마나 힘이 되는지. 그렇다면 그의 삶은 이전과 사뭇 달리 전개되었을 것입니다. 그에게 둔 제 신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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