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와 산과의사 - 개정판
미셀 오당 지음, 김태언 옮김 / 녹색평론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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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궁극적인 최우선 과제는·······무엇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유형의 인간의 도래를 가능하게 하는 일이다.·······그것은 어느 정도의 인류통일을 의미한다. 달리 말해서 그는 사랑의 에너지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출산을 치유함으로써 지구를 치유하자.”(146-147쪽)


산업 출산 문명을 인류가 병든 상태라고 볼 때 그것의 혁파는 의당 치유가 될 것입니다. 치유된 출산으로 “다른 유형의 인간의 도래”가 가능하다면 그 인간은 “사랑의 에너지의 주인”으로서 “인류통일”이라는 지평을 열어젖힐 것입니다. 사랑으로 이루는 인류통일이야말로 인류가 자신과 자연에게 다해야 할 마지막 도리입니다. 탐욕의 정치가 선동해온 유구한 통일 산업은 다만 토건에 지나지 않으니 말입니다.


출산의 치유는 출산 시스템 자체를 전혀 다른 상태로 바꿔내는 일이 핵심임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그만큼 중요한 일이 또 하나 있습니다. 잘못된 출산으로 이미 병들어 있는 사람을 치유하는 일입니다. 죽임증후군이라 명명했듯 그 치유가 대단히 어려운 일임은 이미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그 동안 제가 만난 마음병 가운데 치유에 실패한 경우는 아마도 대부분 산업 출산에서 비롯한 죽임증후군이었을 것입니다.


기억과 감정을 내러티브로 구성해 치유하는 상담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심층 상담을 하다 보면 첫돌 이전 기억, 심지어 태아 때 기억을 떠올리는 경우도 없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극히 예외적 상황입니다. 언어적 표현이 불가능한 ‘시생대’ 상처는 기존 패러다임의 치유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테면 미셸 오당이 말하는 ‘다른 세계’에 가 닿아야 치유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가능할까요? 그렇다면 어떻게 가능할까요? 고백컨대 이것이 저의 최근 화두입니다. 아직 “유레카!”의 트임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최면 따위의 것은 아니라는 사실과 소소하고 미미한, 모호해서 혼돈인, 저 가뭇없는 시공으로 들어가게 도와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명백한 사실 하나가 있습니다. 저 자신부터 소미심심小微沁心의 극진함 속으로 스미고 배이고 번져가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용맹정진. 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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