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와 산과의사 - 개정판
미셀 오당 지음, 김태언 옮김 / 녹색평론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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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건강상담하는 사람의 첫째 의무는 적어도 임신한 여성과 상담하는 동안 ‘노시보 효과’생길 위험을 줄이는 것이어야 한다.·······

  임신 말기에 혈압이 높다는 말을 들은 여성의 에를 상상해보자. 현재의 질병위주의 태도는 아마도 이 결과를 나쁜 소식으로 제시하게 할 것이다.·······생명 역동적 태도는, 그러나, 단순한 혈압상승은 적응반응이며, 혈압을 뇨단백과 다른 여러 가지 대사 장애와 연관시키는 질병인 자간전증子癎前症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하게 할 것이다. 다른 증상 없이 혈압만 오르는 것은 보통 태반활동이 좋다는 징조다. 태반은 태아의 보호 장치로서 호르몬 분비를 통해 어머니의 생리 상태를 조절하고 어머니에게 더 많은 혈액을 공급해달라고 요구한다.·······

  임신한 여성의 정서 상태 보호를 중요시하는 의사는 ‘임신성 당뇨’ 같은 강한 노시보 효과가 있는 겁주는 용어를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당 대사의 변화가 검출되면 일시적인 형상으로 아기가 당을 더 많이 받기 위해 태반을 통해 어머니에게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할 것이다.·······

  ·······임신 말기에 적혈구 수치가 9.0이나 9.5 정도 되면 빈혈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철분 알약을 주는 것이 흔히 있는 일인데, 그러면 그 여성은 자신의 몸에 무언가 잘못되어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이해한다.

  그러나 만일 그 의사가 임신한 여성의 정서 상태를 염려하고 태반의 생리에 관심을 가지고 의학문헌을 읽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좋은 소식이라고 말해줄 것이다.·······9.0 정도의 수치에서 가장 좋은 출산이 이루어진다고 말해줄 것이다. 임신한 여성의 혈액량은 극적으로 증가하게 마련이며 적혈구 농도는 혈액의 희석 정도를 나타낸다는 설명을 해줄 것이다. 그 여성은 검사결과가 태반이 잘 활동하고 있으며 자신의 신체가 지시에 정확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임을 이해할 것이다. 태반이 어머니에게 혈액을 더 묽게 하라고 청한다.

  일시적 생리반응(혈액 희석)과 질병(빈혈)을 혼동하면 안 된다. 그런 오해의 근저에는 태반의 생리에 대한 몰이해가 있다. 태아의 대변자인 태반에 관심이 부족한 것은 출산생리학에 관심이 부족한 것 못지않게 뿌리 깊다.

  생리학자들은 자연의 보편적 법칙을 연구한다. 생리학적 관점을 무시하는 것은 산업 출산과 산업 영농의 특성이다.(140-142쪽)


실재를 따르지 않고 현상만을 좇는 것을 학문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산업 출산을 지배하는 의학은 의학이 아닙니다. 병을 억지로 생산하고 증상을 억지로 통제하는 공업기술입니다. 그럴듯한 이름만 붙일 수 있다면 산모의 머리띠에서도 병을 지어낼 것입니다. 공업기술에 어머니와 아기의 생명을 맡겨두고 안도감에 젖는 이 세상, 슬프디슬픈 코미디가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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